20일
이곳은 강원도의 해안을 따라 걸어
내려 오던 중 비와 함께 만난
한 마을의 교회 사랑방이다.
해안을 따라 털레털레~ 걸어 내려
오다가 절을 하나 만났었다.
'극락사' 였던가..?
보살이라고 부르는 여대생 인 듯한
한 아가씨와의 눈 마주침이 촉촉 했지만
정작 인연의 본고장에서 쉼 한번
청하지 못하고 되돌아 나왔다.
그 낮설음이 찹찹했다.
고픈 배를 부여안고 기운 없이 걷자니
해안초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때마침 시간도 저녁 짬밥이 나올
시간이라 철책옆 초소로 다가가니..
손을 내 뻗으며 "민간인은 오시면
안됩니다." 한다.
머.. 안다~
군대 제대하지 아직 한달도 안됐다.
여행중인데 저녁 식사시간 다된거 같아
짬밥 한그릇 얻어 먹으러 왔다~
(웃으며)몇개월후 당신들의
모습이다~^^ 했다~
가는날이 장날 이라더니~ㅋ
닭고기국에 보리밥.. 손님이라고
고기는 나에게만 주었나보다..^^
식판에 고봉으로 쌓여진 닭고기를
정말 배부르게 잘 먹었다..
저녁을 잘 얻어먹고 나선 걸음이
부른 배가 적당해질 무렵..
강릉을 지나 정동진 일대의
작은 마을에 들어서자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곳도 탄광촌인데..
그래도 철이네 동내보다는 크다.
이곳도 야박한(?) 인심에 이곳 저곳
몇 군데서 잠자리를 거절 당하고..
빗방울이 제법 굵어질 즈음
마지막이다.. 싶었던 이곳 교회 뒷방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교회는 외적이고 절은 내적이다.
내 감성은 절과 맞지만.. 편하긴
교회가 편하다.
젊은 전도사 부부가 거하고 있는
교회였다. 산골의 교회라 마당 공간이
넉넉하면서 운치가 있다.
하지만 넓은 정원의 구석구석 잡초나
부조화 스러운 나무며.. 좀 지저분해
보여 손을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통 검은색 땅에 비가 처량하게 내리고
빗방울을 맞은 나뭇잎들이
여기저기서 소란스럽다.
21일
교회가 산뜻해 지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아.. 전도사님에게
정원을 손질 하면 어떻겠느냐고
말을 건넸다. 당신도 느끼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해서..
내가 하루 도와준다니 너무나
반겨하여 정원 손질이 시작 되었다.
잡초를 모두 뽑고.. 나무를 옮겨 심고..
화초와 나무를 손질하고.. 하루종일
이리저리 움직이고 나니 교회 전체가
산뜻해 졌다. 그것도 일을 했다구..
고맙다며 저녁을 삼겹살에 잘 얻어
먹으며 마을 이야기를 들었다.
탄광촌..
흙의 색깔이 온통 검다.
물이 질퍽한 곳을 밟으면 어디든..
황토색 진흙이 아닌 시커먼 연탄 물이
젖어든다. 지금은 많은 곳이 폐광이
되었고 더불어 사람들이 떠나
지금은 몇몇이 남지 않았다.
병이 많은 곳.. 술과 더부는 남자들이
많아 싸움이 많고 거친 곳..
그만큼 여자들의 삶도 고달프다.
그래서 정이 들지 않아 떠나고 싶지만
그래도 쉽게 떠날 용기가 나지 않는 곳..
현실보다
낮선 곳의 두려움이 더 클 것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이곳도 내가보지 못한
또다른 밝은 모습도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것 알지 못했던 답답하고 어련풋한
이 감정을 누군가와 나눌 사람이 없다.
이유없이 경포대 앞 주차장의
차안에서 껌을 질겅이며 화장을 하던
계집애들이 생각났다.
내일은 이곳을 떠나야 겠다.
운이 좋으면.. 이런 이야기를 들어줄
이를 만날지도 모르겠다.
첫댓글 풍경 친구의 이야기 책으로 출간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질꺼 같은데~~^^
요즘 누가 이런 이야기에
관심을 갖겠어~
말은 고맙지만.. 행여
그런맘이 든다면 욕심 일거야~^^
불진절할땐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마음이 그만큼 고단하거나 여유가 없는
내가 요즘 체력방전으로 고객들한테 딱딱한 친절? 말이 좀 이상한데 말만 상냥 표정은 굳은체로 풍경이의 지난번 글과 이번글은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글이야
실버랜 말이 맞아..
위글에도 야박한(?) 인심.. 이란
단어에 (?)표가 쳐진 이유가
야박함 만으로 표현할수 없는
느낌 때문 이야..
하지만 어째건.. 한 삶이
그런 맘과 표현 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데에는
맘이 편치 못했어~
도계라고 탄광촌즁엔 제법 유명하지 뭐
태백선 타고가면 만나던 곳
거기 아픈사연과 친척이
가는길을 보아하니 머지않아
워낭소리 들릴듯
정선 카지노 때문에 이전
탄광촌 이던곳들이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는
하는거 같아..
그러고 보니.. 태백선 타본
기억이 없네?
교회는 외적이고 절은 내적이라는 말 공감가네 ㅎㅎ
중ㄴ들 폐쇄적이고 이기적이야
불교라는 종교자체가 개인이 부처가 되가는 구도의 개념이 본질이니 만큼 어찌보면 당연한것이고
낮선 타인에게 관대함과 너그러움을 보여주는건 교회쪽이 훨씬 개방적이지
ㅋ.. 자네는 너무 직선적이야~ㅎ
어느누구는 당사자가 될수도
있는데.. 중* 저 단어는 좀
바꿔 주는게..ㅠㅠ
@풍경
나같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구 ~
적어도
살아가면서 누구 뒤통수는 안치거든
면전에 험한 말을 뱉을 지언정 ~
되도록 나같은 사람들을 가까이 하게나 ㅋㅋㅋ
@풍경
그래서인가 나는 친한 선배가 하나도 없어
친구들과 동생들은 많은데
선배들에게 싸가지없다는 말은 좀 듣고 살은듯
ㅋㅋㅋㅋㅋ
@파락호
자네가 나쁜 사람이 아니란건
나도 알아~ㅎ
나쁜 사람이 아니니..
나쁜 이미지로 보이지 말라고
하는 말이야~ㅎ
거칠고 와일드 하게 보이지
않아도 돼~^^
@파락호
말은 때론 좀 거칠게 해도
허공으로 흩어지니..
시간지나면 툭툭~ 털고
잊을수도 있지만..
글은 다르지..
말보다 좀더 수준높은
의사전달 수단이라구..
글로 감동을 전해도 더 크게 남지만..
좋지 않은 이미지도 더 깊고
오래 남는다구..
전에 자네가 말했잖아~
우아한척~ 마랴~
근데 생각해보니.. 그것도
잘 안되겠다~ㅋ
@풍경
10대후반에 김성동의 만다라 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땡초 지산이라는 인물에게 빠져들었지
지금의 나라는 사람을 만든데에는 지산의 영향이 컸다고 봐도될듯
ㅍㅎㅎㅎ
@파락호
그 땡초는 분명..
범인들이 이해하지 못할
큰 스님 이었을듯해~
하지만..
사람들이 자네를 이해하기 위해
만다라 라는 책을 읽어보라~
할수 없잖아..
여기 친구들은 나를 포함해
모두 범인들 이라구..
그런 이해는
가까이서 얼굴 부비며
지내는 친구들한테나 가능하니..
나중에 나랑 술한잔 하며
그 경계를 넘어 보자구~^^
@풍경
소설에서
법운이 지산에게 자네처럼 말했지
ㅋㅋㅋ
@파락호 하하하~
지산은.. 당연히 안들어
처먹었겠군..ㅠㅠ
살짝 본듯도 한데?..ㅎ
글을 읽어보니 이런저런 복이 많은 풍경이네
앞으로. 쭉~~~복 있게 ᆢ
무슨 복일까?..ㅎ
@풍경 잘 살고 있는게.
복이지. 싶어
@태양
나도 아픔이야 없었겠냐만..
지난일은 지난 일이고..
오늘은 어제와 조금은 다르게..^^
나 어릴때 진짜 땅 색깔이 다 까만색인줄 알았었지 뭐야.그래서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색칠하다 보면
까만색이 제일 먼저 닳았었다는 웃픈 얘기~
아주 공감해~^^
나두 놀랬어~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난
작은 계기가 됐지..
그시절 온통 까만동네서
유난히 이쁘고 똑똑한
여자아이였을 케더린이
상상이 안되네~^^;;
풍경이의 진심어린 도움이
교회 환경 발전에 적지 않은 공로를 세운겨.
삼겹살은 꿀맛이었겠다.ㅎ
ㅎ.. 먼 발전까지..
하지만 교회를 나설땐
산뜻한 그모습이 보기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