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문학동네 소설 수상작이다. 스파링은 권투에서 실제 게임이 아니라 연습으로 상대와 겨루는 것이다. 권투는 지금 우리에겐 낯선 비인기 종목이다. 그러나 내 어릴적엔 엄청난 인기 스포츠였다. 어쩌면 축구보다 더 국민스포츠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홍수환의 경기를 라디오를 통해 들으며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그는 또 4전5기라는 새로운 명언은 만들며 4번 쓰러졌다 5번째 상대를 링에 뉘었다. 김득구는 자신의 생을 불태워 링에서 맞셨다. 그밖에도 장정구, 유명우, 박종팔 등 유명선수가 많았고 세계 챔프도 많았다. 권투는 흔히 헝그리스포츠란 말을 많이 듣는다. 선수 둘이 사각의 링에 올라 서로 때리고 맞는다. 어떤 때는 얼굴에 피가 흐르고 눈두덩이가 크게 부풀어 오른다. 그러니 돈 많은 사람이 이런 운동을 하겠는가, 격투기 자체가 오랜 시간 전부터 권력자나 재산가들이 오락거리로 삼아 관전했던 게임이었다. 우리가 잘 살게 되어 흔히 헝그리정신이 떨어져 유명 권투선수가 나오질 않고 UFC 등과 같은 더 처절하고 자극적인 운동에 권투는 밀리고 말았다. 그런데 권투를 모태로한 이 소설이 수상했다(2016년). 어쩌면 권투는 매개체고 한 사람의 인생 역정을 그려 수상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소설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상투적이며,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기 위한 사전 시나리오처럼 보였다. 그래서 재밋고 흥미로웠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것을 이룰수 있는것이 소설 아니겠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둠에서 끌어내 온통 빛으로 채우다 더 깊은 어둠으로 밀어 넣는 스토리는 조금 얹찬다. 그래도 끝까지 버티길 바란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일어서길 응원한다. "내가 뭘 그리 잘 못 했냐고" 울부짖고 그 모든 세상을 상대로 다시 일어서길 간절히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