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딱걸렸어 2부 114회/ 개불

[불루보트]

114

개불

오진숙이 자신의 코앞에 내민 우아영의 오른 손을 보고 배꼽 빠지게 웃고 난 다음 말했다.

“개불만한 팔로 날친다고?”

오진숙도 팔을 흔들었다. 그러나 오진숙이 흔드는 팔은 팔랑 거린다 또는 흐느적거린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마치 내장 없는 오징어 같았다.

흐느적거리는 오진숙의 팔을 보고 우아영도 갑자기 웃었다.

갑자기 두 여자가 미쳤나?

도치씨는 의아한 눈으로 우아영과 오진숙을 번갈아 쳐다봤다. 분명히 손톱이 날아가거나 ‘철썩’ 따귀 맞는 소리가 들려야 정상인데, 터지는 두 여자의 웃음소리에 도치씨는 몸을 도사렸다.

혹시.

이것들이? 내 속을 알아차린 걸까? 설마?

도치씨는 몹시 불안했다.

두 여자의 싸움을 관전하려는 건 극히 정상이고, 수컷본능인데.

만에 하나.

자신의 속내를 눈치 챘다면 두 여자가 힘을 합쳐 덮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치솟았다. 돌풍의 진로도 예측할 수 없지만 여자의 변덕도 죽 끓듯 하다는 생각이 번뜻 떠올랐다.

맞는 것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한 맞는 것을 좋아할 인간은 없다. 도치씨도 맞는 것은 진짜 싫다. 초교시절 공부 안한다고 선생님과 아버지한테 얻어터지고, 때리는 것이 힘겨우면 합법적으로 위임받은 삼촌이나 외삼촌에게 원 없이 구타당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여자한테 맞는 것은 죽어도 싫다. 남자의 주먹은 맞는 그때 그때 통증 느끼면 그뿐이지만 여자에게 맞을 때는 고통의 여운이 너무 가혹하고 길다. 맞으면서 물리고, 물린 체 꼬집히면 견딜 재간 없다. 자살하고 싶다.

도치씨가 잔뜩 긴장해서 방어태세로 돌입하는 사이, 두 여자는 팔 끝에서 손목을 꺾어 손을 흐느적흐느적 흔들며 대치했다. 소림무술 영춘권이나 취권 같았다. 하는 꼴을 봐서 다행이 도치씨의 속내는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다.

도치씨는 일단 안심했다.

우아영이 독을 품고 말했다.

“개불 맛 한 번 더 보여줘?”

이제야 우아영의 발음을 얼결에 알아들은 도치씨는 기겁했다.

“아니? 이년들이 제 정신이야? 여자들은 싸움하면서도 개불알 찾아? 밝혀도 때와 장소가 있지.”

분명히 개불이라고 정확히 발음한 우아영의 말을 도치씨는 개불알로 알아들었다. 반사적으로 자신의 아랫도리를 옆에 놓인 베개로 가렸다. 자신의 센터포드로 여자들의 집중포화가 시작되면 위험하니까. 터질 수 있으니까.

허지만 우아영과 오진숙은 도치씨에게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두 여자는 개불 때문에 웃었을 뿐이다.

언젠가 남해서부 외딴섬으로 모델들의 이벤트갯벌체험 갔을 때다.

물이 나간 틈을 이용해 낙지와 조개를 잡던 두 여자는 이상하게 생긴 공룡 급 갯지렁이 한 마리를 갯벌물웅덩이에서 우연히 포획했다.

우아영은 물웅덩이에 웅크린 개불을 붉은 해삼인줄 알고 날름 잡았다. 그러나 꺼내 놓고 보니 자신의 팔뚝만한 개불이었다. 난생처음 처음 보는 엄청난 크기의 괴물에 놀라 우아영은 비명을 지르며 휙 집어던졌다. 그 개불은 갯벌 위를 날아가지 않고 하필 옆에 있던 오진숙의 뺨에 철썩 붙었다.

낙지구멍에 팔을 찔러 넣고 낙지잡이에 여념이 없던 오진숙이 벌컥 화를 냈다.

“왜 때려?”

“누가 때렸다고 그러니? 생사람 잡지 마!”

“방금 날 후려쳤잖아?”

“에엥?”

그때 몇 발자국 옆에 떨어져 있던 주최 측 마을이장이 그 장면을 목격하고 오진숙에게 말했다.

“흐미! 지곰 뺨때기 맞은 거이 개불이란거이여라. 정력에 와따랑께!”

“아저씨가 뭘 알아요? 분명히 쟤, 아니 언니가 때렸는데?”

“하이고야! 저 처자가 손으로 뺨때기를 때린 거이 아니고라. 개불로 때렸당께요. 개불에 맞았응께 존데 시집가겄어야! 힘센 신랑 얻을거인디. 성질 죽이소.”

힘센 신랑이란 말에 싫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뺨에 맞고 갯벌에 떨어져 꿈틀거리는 개불을 쳐다본 오진숙. 원숭이 엉덩이보다 더 빨갛게 얼굴이 달아올라 얼른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때 이장이 농담 기 어린 말을 던졌다.

“고거이 시집안간 처녀들한텐 좀 무리일거이요.”

오진숙은 이장의 말에 반박하듯 금세 얼굴색을 고치고 이장을 향해 말했다.

“못 먹는 거에요?”

앞니가 뻥 뚫린 입술사이로 이장의 말이 샜다.

“호미. 바다에서 못 먹는 거이 워디 있다요? 고거이 허벌나게 묵어도 질리지 않는 거인디. 특히나 여자들이 한번 맛보면 사죽을 못 쓰느거이여라.”

“생긴 게 이상해요.”

우아영이 말했다.

“아휴, 징그러워. 보면 볼수록 징그러워!”

이장이 말했다.

“긍께 시집안간 처자들한텐 무리라 안캤소? 고거는 요리내시시오.”

오진숙이 이장에게 톡 쏘듯 말했다.

“안돼요. 내가 가져갈 거에요.”

“묵을 줄도 모른담시로?”

“먹는 건데 아무렇게나 먹으면 되겠지 뭐!”

낙지 구멍에서 손을 쑤욱 뽑은 오진숙이 개불을 야무지게 움켜쥐었다. 오진숙이 들고 있는 개불을 쳐다보며 이장이 킥킥 웃었다. 웃으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시방처자들은 부끄러운 줄도 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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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란 살아가는 가치관과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 주는 보석"

[혜강]

오늘은 우리절에서 일년에3번씩하는 절고사를하는날이라서 많이 바쁘고 떡을 많이 쪄서 동네잔치를한답니다.
불루보트님이 가까이게시면 배달을 해드릴터인데 많이 아쉽습니다
우리절떡 기가막히게 맛있답니다
사랑과 정성이 가득해서입니다

[불루보트]

아 안타깝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떡이거든요.
택배로보내도 충분히 제가 받는데...아 먹고 싶다.
시어빠져도 떡이라면 저 잘 먹습니다...ㅋㅋㅋ
생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밤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