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에서 ‘들꽃가람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명성(왼쪽)·차민아씨 부부가 직접 만든 딸기피자 등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연천=현진 기자
[농촌 Zoom 人] 들꽃가람 농장 강명성씨
고품질 딸기 알리고자 체험농장 운영 영양사 출신 아내 덕분에 요리교실도
직접 수확한 재료로 요리하는 재미에 만족한 고객들이 알아서 입소문 내줘
“재배·수확 체험으로 힐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싶어”
‘연천에 캠핑 왔다가 아이들 데리고 딸기 체험농장에 들렀어요. 집에 가서 먹겠다고 한 바구니 따는 데 2시간이 훌쩍 가더라고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들꽃가람 농장’ 방문 후기다. 딸기 철에는 4000개가 넘는 칭찬 후기가 올라오곤 한단다.
들꽃가람 농장 입간판.(왼쪽) 강씨가 직접 그려 농장에 설치해놓은 간판. 방문객들이 인증샷을 찍는 포토존 역할도 톡톡히 한다.
경기 연천 들꽃가람 농장에 온 사람들은 빠짐없이 입구 앞에 있는 포토존에서 사진부터 찍는다. 어른 키만 한 나무판자에 새빨간 딸기가 그려져 있다. 디자인을 전공한 농장 주인 강명성씨(38)가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것이다.
강씨는 2011년까지 서울에서 대학교에 다니다가 부모님이 계신 경기 포천으로 귀농했다. 삭막한 도시생활에 지쳐 있을 때 부모님 농사를 도운 것이 귀농 계기가 됐다.
“어렸을 땐 농사일이 싫어서 떠났던 건데 어른이 돼서 다시 해보니 좋더라고요. 땀 흘리며 일하다보니 잡생각도 잊게 됐죠.”
강씨는 영농 욕심이 생겨 농장을 연천으로 옮겨 규모를 키웠다. 땅심이 좋아 고품질 딸기를 수확하는 데 적합한 환경이어서다. 지금은 1만909㎡(3300평) 규모 시설하우스에서 딸기·귤·포도는 물론 노지에서 사과와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다.
강씨의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띈다. 농산물 우수성 홍보를 위해 2018년부터 딸기 체험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딸기를 먹을 수 있는 1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고객이 농장을 방문하면 신선한 딸기를 직접 따서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고품위 비결을 알리고 건강한 농산물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다.
그는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딸기를 살 땐 어디서 나온 딸기인지 모르고 산다는 점이 안타까웠다”면서 “직접 눈으로 보고 딸기를 따 먹게 해야 더 신뢰할 수 있고 또 장기적인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구전을 통한 마케팅은 적중했다. 그는 “아버지와 농장에서 정성껏 딸기를 키우지만 제값을 받는 데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직접 고객을 불러들여 어떻게 키우는지 보여주고 싱싱함을 느껴보도록 하니 입소문을 타고 몰려들었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농장에는 딸기 피자·우유 만들기와 같은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예약률이 가장 높은 것은 ‘딸기피자’ 만들기다. 화덕에서 노릇하게 구운 피자에 딸기가 들어간 샐러드를 올려 달콤한 맛을 낸 게 인기 비결이다. 만드는 과정도 어렵지 않다. 미리 만들어둔 반죽을 밀대로 밀어 지름 30㎝ 정도로 둥글고 넓게 펼친다. 여기에 딸기청을 골고루 발라주고 모차렐라치즈를 뿌린 다음 화덕에 5분 정도 구워 어린 잎채소와 딸기를 올려준다. 그 위에 발사믹소스를 뿌려 마무리하면 된다. 딸기피자 만들기 체험비는 2만원이다.
이외에도 흰 우유에 잘게 썬 딸기 조각과 딸기청을 듬뿍 넣은 ‘딸기우유(5000원)’, 크루아상 생지(냉동시킨 빵 반죽)를 와플기계에 구워 딸기·아이스크림을 곁들여 꾸며주는 ‘딸기크로플(크루아상으로 만든 와플·8000원)’ 만들기 체험 등이 있다.
“아내가 영양사로 일한 경험이 있어 체험프로그램 진행에 힘이 되죠. 4∼5개월 시간을 들여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아이들이 어떤 요리 과정에서 힘들어할지 미리 알아서 준비하니 수월합니다.”
강씨는 앞으로 치유농업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농사일의 즐거움과 흙의 부드러움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사람들이 농사체험을 하며 힐링을 할 수 있도록 직접 재배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도 있다.
“딸기 따기 체험을 하면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너무 재미있어해요. 아이들은 자신이 먹을 것을 직접 수확해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요. 전문가에게 조언도 받아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출처 농민신문 연천=서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