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장사
종종 교회 성도들을 위한 것이라며 주일예배 후 시간을 허락해 달라는 전화가 온다. 선물을 가져오겠단다. 지역 특산품을 홍보하려는 어느 지역 농협이 서넛 있었고, 건강식품을 나누어주겠다는 어느 대학 연구실도 있었다. 예배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어 일체 거절했다.
이 경우는 훨씬 더 고약했다. 그 주일 찬양예배를 마치고 목양실로 막 돌아왔을 때, 목사님 면담을 청했다며 B권사가 한 사람을 안내하여 왔다.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여인으로 초면이다. 가끔 그런 이들은 있기에 이 역시 우리 교회에 처음 나와 신앙 상담을 하려나보다 했다.
건네준 명함에 ‘찬양가수 ○○○’라 적혀 있었다. 요즘도 이런 사람이 있나? 본인의 대표곡이라고 유튜브를 열어 한 곡을 들려준다. 버리려 내놓은 낡은 옷처럼 영혼 없는 멜로디로 다 듣기까지 인내가 필요했다. 곧바로 물었다.
“예배에 초청해 찬양을 부르게 해달라는 건가요?”
약간의 돈을 받고 찬양을 불러준단다. 그냥 와서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겠노라 해도 거절할 판인데 값을 받으면서 부르겠단다. 불쾌감이 불처럼 올라왔다.
어느 교회를 다니는가 물으니 섬기는 교회가 없단다. 이 사람 뭐하는가? 찬양 장사 아닌가? 그렇게 교회를 돌아다니며 찬양 장사한다는 얘기다. 성령을 돈으로 사려한 사마리아 시몬을 저주했던 베드로 생각이 났다.
“우리 교회에서는 부를 수 없습니다.”
노래가 맘에 들지 않는가? 돈은 조금 주어도 된다 등 흥정하듯 말하는 그녀였다. 겨우 화를 참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