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dhcdn.design.co.kr%2Fcms%2Fimg%2F2015%2F06%2FL.1434004121.2635.4.jpg%3F1434004090097) 아이를 키우는 한의사라 그런지 ‘아이에게 어떤 보양식을 해주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여름이 성큼 다가온 요즘은 더욱 그렇지요. 실제로 더운 여름철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지치기 쉬운 계절이라 기운을 돋운다는 보양식을 찾아 먹습니다. 음식을 잘 먹으면 건강에 이롭습니다. 과거 의서들을 보면 ‘식의食醫’ ‘푸드닥터food doctor’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보양식을 먹이는 것 역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의 상태에 맞는 보양식을 처방한 ‘식의’인 셈이니까요.
날씨가 더워지면서 입맛을 잃고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를 살펴보면 병치레가 잦거나 열감기에 걸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힘을 쓰고 있어 나타나는 증상인데 한의학에서는 ‘속열이 많다’고 표현합니다.
속열이 많은 아이는 여름이면 땀을 많이 흘리고 입안이 깔깔해 식욕이 떨어지고, 쉽게 지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런 아이에게는 수분이 많고 찬 성질의 수박이나 오이 가 보양식입니다. 다만 속열이 많더라도 속은 찬 체질이라면 배탈이 잦을 수 있습니다.
찬 음식을 자주 먹거나 더위를 먹어 식욕이 없고 찬물만 들이키면 배탈이 잦아집니다. 이럴 때는 청국장이 약입니다. 청국장은 한의학에서 ‘담두시’라 부르는데, 해독, 피부의 열을 내려주고, 가슴이 타고 답답한 증상을 없애주며 비위를 조절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소변이 시원하게 통하게 하며, 겉도는 열을 식혀줍니다. 소화도 잘되고 소화기의 기운도 돋웁니다. 또 더위로 머리가 아프고, 잠을 잘 못 자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여름철에 흔히 떠올리는 삼계탕은 훌륭한 보양식입니다. 닭과 찹쌀을 끓여 담백하고 소화되기 쉽게 만든 삼계탕은 소화기가 약해 잘 체하고 설사가 잦으며 만성적인 허약 징후를 보이는 아이에게 이롭습니다. 열이 많은 아이는 찹쌀 대신 녹두를 넣어 삼계탕을 끓여주면 몸속 열기를 내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닭고기 대신 전복을 활용해도 좋습니다. 전복은 고단백 식품이면서 성질이 평이해 열이 많은 아이에게도 잘 맞습니다.
아이의 건강을 염려해 먹을거리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영양 상태에 신경을 많이 쓰는 요즘 엄마들은 푸드닥터 역할에 충실한 편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아이 중에서 못 먹어서 허약해진 아이는 거의 없거든요. 이미 영양 상태가 좋은데 보양식까지 챙겨 먹으면 오히려 영양 과잉이나 불균형으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더운 날씨 탓에 기운이 떨어지거나 입맛을 잃었을 때 가끔 보양식을 먹는 건 좋지만 자주 먹는 건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현대 식의의 역할은 건강에 좋지 않고 부자연스러운 음식을 제한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공식품을 적게 먹고 제철 음식을 자주 먹으면 사계절 훌륭한 보양식을 챙길 수 있다는 걸 엄마들이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치과의사 동생의 한마디 보태기 여름에는 땀이 많이 배출되어 입안이 건조해지기 쉬운데, 입안이 건조해지면 충치균이 빠르게 늘어 입 냄새가 심해질 수 있어요. 물을 자주 마시거나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섭취하면 이런 증상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기 전 한약을 지어 먹는다면, 약을 먹고 난 뒤 미지근한 물을 마시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서 찬물이나 찬 음료를 마시면 급격한 온도 차이로 치아 겉면에 충격을 줄 수 있거든요. 심하면 균열이 생길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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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 한의사 박정경은 치과의사 동생 박정진과 함께 ‘한의사, 치과의사 자매의 행복한 육아와 워킹’ 블로그를 운영한다. 실전 육아를 통해 의사 엄마가 경험한 의료 정보를 아이 키우는 엄마들과 공유한다.
일러스트 최익견 | 담당 한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