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있어요.

[가벼운 산책]

상식적인 여성문파카페입니다.

이 글을 어디에 적어야 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제주'에 있어서 이 게시판에 적어보기로요.
딱히 제주에서의 여행지 소개는 없습니다만ㅠ

급 수요일에 내려왔고요. 오늘 밤에 올라가요..
올해는 제게 큰 변화들이 많았는데요.
산이라면 기냥 보는 게 다였고 등산은 극혐쪽이였던 제가 올 초에 한라산을 오르기 시작하더니 그 뒤로 두번 더 올라서 지인들은 믿기 힘들어 했었고요-_-

그리고 수요일에 내려와 22년만에 수영복 입고 바다에서 수영했어요!
수영도 역시 저와는 거리가 먼거였는데..
뭔가 축축한 거 너무 싫어하는지라, 바다에서 수영하고 나서 바로 못씻으면 을매나 찜찜할까나..이런 생각이나 했죠ㅎㅎ
그런데 작년부터 갑자기 바다에서 수영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이번 여름에는 더 하더라고요.
올해 갑갑한 상황이 많았어서 더 그랬나봐요.
이번에도 상상만으로 그치나 싶었는데, 제주 날짜 급 정해지고 바다수영에 필요한 물품 서둘러 마련해 내려왔어요.

렌트카 찾아서 얼른 제 사랑 '홀츠애월'서 후다닥 아침 해결했어요.

이번엔 바깥 테이블에서 먹었어요.
사진에 나온 사람은 저 아닙니다ㅎㅎ

크롸상 넘 맛났어요. 초코쿠키도요..

금능이에요.
예약해둔 숙소에서 무척 먼 곳인데, 금능에 오고 싶어서 그냥 갔어요.

또 배가 고파서..
근처 '금능샌드'란 곳에서 파니니에 커피 사와서 먹었어요.
할 건 다 하겠다고 돗자리까지 가져가 자리잡고 앉아서 파니니 먹고 멍 때리려다가..
그만 벌레가 돗자리 위에 올라온 걸 발견하게 됩니다.
이름은 생각 안나는데, 바다의 바퀴벌레라고 불리우는..보기엔 징그럽지만 알고보면 이롭다는 벌레가 있거든요.
그 벌레 본 순간 돗자리 철수철수ㅠ
이 벌레는 아직까진 극복못하겠구나 싶었죠ㅎㅎ
차에 다 넣어두고 물놀이 시작!

이날 물이 참 따뜻하고 좋았어요.

여기까지 찍고 방수팩에 핸드폰 넣고 놀았어요.
수영..이라 적었지만 사실 전 수영 못해요ㅎㅎ
가져온 구명조끼 입고 물에 동동 떠다니며 발장구 치는 정도요?-_-

낮에 놀만큼 놀았다 싶어서, 숙소도 멀기에 슬슬 정리하고 그 축축한!채로 위에 대강 옷 입고 근처 카페에서 드립커피 한잔과 드립백 사서 성산으로 출발했어요.
원래 '묵음'이란 곳에 가서 원두랑 드립백 사려고 했는데 이날부터 쉬더라고요.
그래서 '카페이면'에 가서 샀어요.
두 곳 다 맛있는데 전 '묵음'을 더 좋아해요.
제주서쪽에서 드립커피나 원두 필요하심..두 곳 추천합니다.

'카페이면' 에서 커피 기다리며 찍어봤어요.

숙소에 짐 넣어두고 김녕으로 갔어요.
야심차게 또 수영하겠다며ㅎㅎ
그런데 이미 해가 저물고 있었고 춥더라고요.
수영을 잘 했다면 그냥 했을 거 같은데..
아쉽지만 발만 담그며 시간 보내다가 왔어요.

동쪽은 5, 6시면 거의 영업을 안해서..
배는 고픈데 어딜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처음엔 서귀포까지 가야하나 했어요ㅋㅋ
그러다 이 분식집 생각나서 전화하니까 8시까지 한대서 얼른 갔죠.
예전에 한번 갔었는데, 그때 저 야채튀김이 맛있었어서 기억하고 있었어요.
미리 튀겨놓는 게 아니라 주문 받으면 바로 튀겨주거든요.
음식 재료들도 다 제주, 국내산이에요.
보통은 떡볶이에 튀김이면 양 적당한데.. 이때 욕심부려서 김밥까지 했다가 배불러서 김밥은 몇 개 남겼네요ㅠ
성산에 '출출' 분식입니다.
이 근처에 있는 '분식후경'도 괜찮아요.

숙소에 와서 과일하고 후식으로 사둔 케익먹고 좀 지나 기절하듯 잠들었어요-_-



목요일 오전 9시
여기 혹시나 해서 제주오기 2일전엔가 예약시도했어요.
2인은 예약이 안되던데, 인원수를 1로 바꾸니 오전 9시에 딱 한자리 있더라고요.
매주 수요일에 그 다음주 예약을 어플로 받는다고 해요.
이상순이 열었다고 하는, 구좌 동복리 '롱플레이'카페입니다.
커피맛이 좋다고 해서 궁금했어요.

이상순이 고른 뮤직 플레이리스트
큐알로도 들을 수 있어요.
리스트에 평소에 좋아했던 곡도 있고, 몰랐던 곡인데 들으니까 좋은 곡도 있더군요.

매장분위기는 이렇고요.
전 바에 앉아있었고, 제 뒤로는 테이블 자리에요.
매장은 작고요, 테이블 자리라고 해도 좁은 느낌..
뻥뚫린 곳에서 여유롭게 커피 드시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답답하실 수도 있어요.

바에 앉으니까 바로 커피 내리는 게 보여요.
제 커피 내린다음 잔에 옮겨주는 거 찍어봤어요ㅎㅎ
평소 물종류를 많이 못마셔서 커피도 뜨겁게 작은 잔으로 한잔 정도가 적당한데, 이날 별 생각없이 아이스로 주문하고는 컵 크기보고 바로 후회를;;;
결국 다 못마셨어요. 커피맛은 좋았지만요..

커피주면서 이것도 주더라고요.
제가 고른 원두는 이렇다고 합니다.

저한테는 이거 반 정도가 양은 적당한 거 같아요.
위는 크면서 왜 이거 다 마시질 못하니ㅠ

휘낭시에는 그냥 그랬습니다-_-

나오면 바로 앞이 이렇게 보이고요.
여기 관광지하고는 거리가 먼, 정말 조용한 동네인데..
어떻게 여기다 카페 낼 생각을 했는지.
초반에 웨이팅때문에 난리났을 때, 주변분들 넘 힘들었겠다 싶었어요.

근처 김녕가서 '김녕빵집' 들렀고(여기도 괜찮아요) 김녕해수욕장 가서 바다보고.
원래 수영하러 들어가려다가 안들어갔고요.
물이 깊어보여서ㅎㅎ

평대쪽도 쓱 보고 결국 세화로 왔어요.
가운데 모래사장 건너서 저~쪽 파도치는 바다에 있었는데, 수영도 못하는데 파도가 넘 세게 치니까 조용히 물에 동동 떠있는 게 어렵길래요.
옮겨서 애들 스노쿨링 하는데서 있었답니다ㅎㅎ
놀다가 배고프면 차에 가 옷 걸쳐입고 식당가서 밥 사먹고 다시 물에 들어갔다가..
추워서 뜨끈한 커피가 생각나 다시 카페가서 커피 사다가 차에서 마시고 또 물에 들어가고..

실은 스노쿨링도 하려고 장비 주문했는데...
제 날짜에 못받아서 그건 못갖고 왔어요ㅠ
보니까 어제 집에 배송됐더라고요ㅎㅎ


손이 퉁퉁 불고 쥐가 날 거 같아서, 갈 때가 된 거 같아 일단 철수했어요.

가는 길에 에그타르트 맛있는 집이 있다 하여 갔더니.. 완전 젊은이들의 핫플..
건물밖에서 사진찍는 젊은이들 보며 젊구나~ 하고 안에 들어가니,
와..안에는 더 꽉 차 있지 않겠어요?
그때 제 차림새가 진짜 웃겼는데, 순간 시선집중 느꼈고요ㅠ 얼른 포장해서 나왔는데 궁금해서 하나 먹어보니 맛있더만요.
담에 제주오면 또 사 먹으려고요.
성산에 있는 '아줄레주'입니다.

숙소에 짐 놓고
또 수영하겠다며 야심차게 근처 표선해수욕장으로 갔어요.
그러나..몸은 피곤하다 신호를 보내고 있었으니, 표선바다로 들어가고 싶었으나 몸이 말을 안듣더라고요.
나이는 못속이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냥 슬슬 바다보며 드라이브 하다가..
배는 고프고, 종달리에 갔는데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어서 전에 갔던 식당 찾아 해안도로 따라 조금 달려서 하도로 갔어요.

하도에 있는 '바람에 스치운다'에요.
여기 식당이 꽤 괜찮아요.
깨끗하고 조용한 곳에서 맛있는 식사하시고 싶으신 분께 추천해요.
전 이날 매콤한 거 먹고 싶어서 쭈꾸미 비빔밥 골랐어요.
어째 사진을 이렇게 못찍는건지ㅠ

여기 고기 안들어간 해물만두도 있어서 그건 포장했지요ㅎㅎ

매장 분위기는 이렇고요.

맛있게 먹고 세화로 와서 좀 걸었어요.

전 멀리서 한라산이 보이면 넘 좋더라고요.

그래서 확대해 봤어요.

이날 하루도 저물어 가네요.

아직 해가 다 저물기 전이라 해변가에는 사람들이 좀 있었어요.
낮에 수영했던 곳이 물에 차서 깊어 보였어요.

늘 느끼는건데.
여행와서도 너무 좋고 절 위로해 주는 건 결국 자연이더라고요.
멀리 보이는 한라산, 오름들, 느껴지는 바람, 하늘에 떠 있는 해, 구름, 저녁엔 달, 별..
매일 뜨는 해인데도 질 때면 늘 마음이 아려와요.

해가 져가고 반대편에는 달이 보였어요.

숙소로 가는 길
달을 보며 운전했어요.

빨래방가서 낮에 젖은 옷, 수영복, 타올등 세탁-건조시켜서 왔고.
원래 별보러 또 한라산 근처 가려고 했는데..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했다죠ㅎㅎ
한라산에 별은 다음에 오면 보러 가기로 하고, 어젯밤은 숙소 근처 바닷가로 달과 별보러 갔어요.
별도 좀 보이더라고요.
혹시나 하고 사진찍었는데 역시나 별은 하나도 안 보여요ㅎㅎ

숙소에 와서 해물만두와 낮에 사온 케익먹으며 하루 마무리를 했어요.



오늘 아침
숙소에서 떠나면서 다시 바다보러.

오늘도 날씨 맑고 구름도 멋지네요.

성이시돌 센터에 있는 카페 이시도르에 들러서 이 글을 적고 있어요.

집에는 저 대신 동생이 있고, 전 오늘 밤 동생집으로 가서 하루 자고 내일 오후에 집으로 가요.
내일 아침에 일찍 경복궁이나 덕수궁 혹은 창경궁을 산책하려고 해요.
저희집은 명절이라고 딱히 다르게 보내는 건 없고, 아빠 드실 음식만 몇 가지만 사요.
올해는 정말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그런 힘들었던 시간들의 연속이였는데..그래도 시간은 흘러서 벌써 추석이 코앞이네요.
잘 충전했으니 올라가서 또 힘내서 지내야겠지요!
올해 여유가 없어서 글도 자주 못올렸는데, 행달 들어와서 힘들 땐 글 읽으며 그냥 웃기도 하고 잠시 딴 생각도 하고..그랬어요.
행달님들 고맙습니다♡
추석연휴 잘 보내시고요.

전 이제 점심 먹고 곽지 바다로 갔다가 책방 '소리소문'에 가보려고 해요.
올라가서 또 만나요!

[참이슬]

지도를 펴놓고 어딘지 짚어가면서 읽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자유여행 너무 멋져요. 세화해변 좋아하는데 사진으로 보니 반가워요. 우리 행달님을 힘들게 만들었던 그 것들은 제주바다에 다 씻어내시고 한결 가뿐해지신 마음으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그 발걸음이 전환점이 되어 앞으론 좋은일들만 있으실거예요. 돌아오실때까지 조심조심 하세요~ 기다릴게요~♡

[체중감소중]

아름다운 장소에서 충전 잘 하셨으니 이제 더 좋은 일들만 생길거라 믿어요!!!!
좋은 기운들이 가벼운 산책님 곁으로 모여 들길 바라요!!!!

제가 얼마전 갔던 곳도 있고 모르는 곳도 있고...저 이 글 보면서 제주도 갈 곳 다시 짜 봐야 하니께 지우지 말아 주세요!!!
좋은 한가위 보내세요~

[따님이상전]

힘든일 잘 겪어내셨으니 이제 좋은 일 생기실거예요
고퀄의 사진 덕분에 저도 같이 여행한 기분이예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지금여기]

힘들때, 생각이 많아지다 아무 생각 안하고 싶을때 매년 제주를 갔는데 벌써 7년째 안갔어요. 놀랍게도 그 바다 바퀴가 너무 징그러워서 ㅎㅎㅎ 정이 뚝 떨어진지 알았거든요. 산책님 이야기를 보니 같이 다닌것 마냥 모든것이 그려지네요. 조심히 여행 잘 마치시고 돌아오세요. 힘든 일들이 몰아치셨던 것 같은데 아마 이게 마지막,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고비지 않았을까 바래봅니다

[오소리7]

눈호강 감사합니다 💜
사진보면서 넘넘 힐링됐어요
산책님 힘든일 잘 이겨내셨으니
이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남은 시간 잘보내시고 조심히 가셔요😀

[mond]

덕분에 구경 잘 했어요.
같이 따라서 여행 간 기분이에요.
북마크하고 언젠가 가보고싶네요.
여행의 여유로움이 느껴져요~ ^^

[고구마애호가]

와! 제주도 몇번갔는데 그냥 남편 운전해주는데로만 가다가 행달님 글 보니까 또다른 세상이어요. 다음번에 행달님 코스로 여행하고싶어요😍

[피비]

등산과 바다수영 매우 좋은 변화에요 .
금능의 맑은 물을 보니 저도 첨벙 들어가
헤엄치고 싶습니다.
갑갑한 상황들이 하나 둘 다 해결되기를
내일 밤 제가 보름달을 보며 빌어 드릴께요.

까페이면에서 찍으신 사진
구도 빛과 그림자 , 너무 좋아요.

해질녘 김녕의 잔잔한 파도가 참 아름답고
플레이리스트가 있는 까페 매력적이네요.

저리 예쁜 바다에서의 9월의 수영이라니
부럽습니다.

가 계시는 동안 축복처럼 날씨가 좋았네요.
아름다운 사진들과 결국 날 위로해주는건 자연이라고 쓰신 문단 참 좋고 공감합니다 ♡
여행 마무리 잘 하시고 조심히 돌아오세요.

[식혜1225]

와 멋져요 멋져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충전 하시고 오시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요

[랄라라salute]

어제 밤 글과 사진 보면서 동행한 느낌이었어요~^^ 제가 다 힐링 했네요.
제주에서 새로운 힘을 받고 오셨기를 바라요.

[반짝 반짝 빛나는]

글과 사진으로 위로 받고 갑니다.
저도 자연에서 위안을 받는 사람이라 산책님 사진들 보다 괜히 한번 울컥했어요~
지난한 여름이 꾸역 꾸역 지나, 바람이 쓸쓸한 계절이 왔네요.
올해가 가기전에 좋은 소식 전해주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