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루카 12.37)
깨어 있음 하나
올해 7월 말에 가톨릭 전례음악 하계 세미나를 다녀왔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성가 전례 지휘 고급반을 신청한 뒤, 지휘기법을 배우고 또 저녁엔 가톨릭 성악가들과 작은 음악회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전공, 지휘 경력, 실력 등을 넘어 오랫동안 가톨릭 전례음악 안에 성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서로 좋은 점들을 함께 나누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전통적인 성가와 현대적인 생활성가의 흔치 않은 조화를 경험하며 세미나에 참석한 모두가 가톨릭 전례 안에 하나 됨을 확인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교수님들의 강의, 기도, 음악회, 친교의 시간 등을 거치면서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너그러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지휘자로서 성가대를 도구 삼아 제 위주의 성가를 표현했다면, 앞으로는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하느님께 음악으로 봉헌하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박 2일의 짧은 피정은 참가한 서로에게 믿음과 희망, 사랑을 남겼습니다.
깨어 있음 둘
해마다 8월 중순이 되면 제가 사는 부천시에서는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신자들이 모여 생명과 평화 통일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음악회를 엽니다. 2014년부터 제가 그분들과 함께 노래하며 보내고 있는데요, 그분들의 특징은 서로에게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종교 안에 담긴 본질적 의미인 이웃을 사랑하고 고민을 함께 나누며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주제로 음악회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깨어 있으라 하신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훌륭한 분들을 대하면서 저 또한 조금씩 깨어 있는 사람으로 변화되는 저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깨어 있음 셋
제가 속해 있는 가톨릭남성중창단(베다중창단)에는 17명의 단원이 있습니다. 40~60대 남성 신자로 이루어져 처음에는 친교를 목적으로 모였지만 점차 봉사하는 선교 찬미회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올해부터 교도소, 구치소, 농촌 활동을 하면서 그곳에서 친교도 나누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또 동료들과 함께 성당에서 지역주민을 모시고 신나는 음악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마치 오래전 대학가요제나, 농촌 활동처럼 흥겨운 노랫소리에 주님의 사랑이 함께함을 느낍니다.
주님의 말씀을 깊이 있게 생각하며 다시 오지 않을 이 하루를 또 깨어 있음의 즐거움으로 보내려 합니다.
신상옥, 안드레아, 생활성가 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