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무면허 기간 중 PDA 적발당한 뒤
하소연 삼아 올린 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셔서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어느새 한달이 지났습니다.
시간 참 더디 흐르네요.
결격 기간 단축 소식에 기대를 품고,
행여나 사면도 있지 않을까 설레면서
하루 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그날 이후 집사람한테 운전 연수를 시켜줬습니다.
첨엔 발발 떨고 아파트 주차장도 못돌더니
이젠 혼자서 마트도 다녀오고 주차도 곧잘 합니다.
덕분에 저는 편해졌네요.
뚜벅이 생활을 하니까 좋은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사람과 거리가 보이게 됐다'는 겁니다.
자가 운전을 시작한 다음부터 10여 년간,
가야할 목적지와 가장 빠른 길만 생각했지, 사람 구경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늘 보는 간선도로의 따분한 풍경, 출입 램프에 길게 늘어선 차량,
교차로에선 빨간 신호 걸리지 않기 바라며 초조하기만 했죠.
이젠 사람 구경도 하고 무성해지는 가로수 이파리도 봅니다.
환승역에서 어깨를 부딪히며 스치는 사람들도 정겹습니다.
가끔은 거리 일각에 걸터 앉아 담배 한 대 피워무는 여유도 생겼구요.
생업으로 차를 몰아야 하는 분들껜 죄송하지만
저같은 반백수에게는 나쁘지 않은 여유랍니다.
내일은 버스랑 전철 갈아타고 시청앞 노제에 가봐야겠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무면허 뚜벅이가 잠시 고민하고 오겠습니다.
첫댓글 제가 다른 분에게도 드렸던 말씀입니다. 자동차도 분명 문명의 이기라면 이기이지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가용이란거 그리 흔치 않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교통망이 풍부한 대중교통이 형성되었던 시절도 아니었지요. 현실 만족입니다. 그때도 우린 아무 불편함 없이 살았습니다. 핸드폰이 없어도 인터넷이 없어도 말이지요. ^^ 그 정도로 회귀했을 뿐이거나 그보단 환경적으로 지금이 편리하지 않을까요? ^^
저도 조금은 정치적인 것 같지만 이렇게 표현하고 싶네요...뚜벅이생활 3개월...민심이 보이네요..^^
전 학교가 지방이라 시외버스를 자주 타는데요 매일 다니던 길인데 이렇게 풍경이 예쁜 곳이 었나 할 때가 참 많아요 ㅎㅎ 차가 있었을 때는 정말 시간에 쫓기듯 살아왔던거 같아요 물론 불편하기도 하지만 마음을 편하게 먹으면 좋게 보이는게 더 많더라구요.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라잖아요 마음을 비우기가 참 힘들지만, 계속해서 노력하렵니다 ㅎㅎ 면허다시 따게 되도 가끔 버스 탈거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