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로라 기행을 올립니다.
좀 길고 지루하시더라도 쉬엄쉬엄 1 박 2 일로 보아 주세요.
2012 년 11월 10 일.
세 딸 중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막내 딸을 시집 보내고 나니 내 인생에서
해야 할 역할 중의 큰 일은 모두 끝낸 느낌이다.
모든 일을 마치고 난 후의 공허함이랄까?
이런 감정을 메꾸기 위해서 오로라 여행을 생각해 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오로라 여행지로는 캐나다의 옐로나이프가 적당하다고 하는 데
국내 관광상품으로 개발된 것은 없고 동호인 모임처럼 모집해서 가는 것은 있었는 데 대략
4박 6일에 280만원가량 나와 있었다.
유류할증료가 제외된 금액이니 포함하면 3백 3~4십만원은 할테고 여기에 개인경비를 합하면
아내와 함께 가는 데 8백만원정도는 필요하리라...
어차피 패키지 여행은 내맘대로가 아니라서 기피하는 편이었으니 자유여행을 위해 항공권을 알아보았다.
옐로나이프까지의 항공권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왕복 소요시간(공항 대기시간)이 많이 걸려서
옐로나이프에서 가장 가까운 국제공항인 에드먼튼까지의 표를 알아보았다.
에드몬튼에서 옐로나이프까지의 약 1,200 km의 거리는 렌트카를 이용해 왕복할 생각으로..
11월 22일 표가 제일 값싸서 (1인 왕복 158만원) 두 장을 여행사를 통해 예약했다.
육로이동하는 데 필요한 4 일을 감안해서 8일 일정으로...
예약 후 아내에게 물어보니 24 일에 방송통신대 시험이 있단다.
그래서 여행사에 24 일 이후 항공권을 물어보니 180만원이 넘는다.
그렇다면 여행을 포기해야지...
포기하는 마음을 가지고 직접 항공권을 검색하니 델타항공의 110만원짜리가 보였다.
그래서 얼른 두장을 예약. (어차피 델타항공의 마일리지를 쌓고 있는 중이었으니 더욱 좋고..)
11 월 27 일 출발해서 12 월 5일 귀국일정.(현지시간이라서 실제로는 12월 6일 도착)
항공권 예약후에 현지 사정을 알아보니 매우 춥고(영하 30도) 눈도 많단다.
미끄러운 길에 렌트카를 운전하는 건 부담되는 일이라서 에드먼튼에서 옐로나이프 구간도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하고 에어캐나다 홈피에 들어가서 왕복예약.(약 400 달러)
아고다에서 숙소를 검색하니 대체로 미국보다 비쌌다.
2 년전 미국 일주여행 할 때는 초이스호텔 1박 비용이 대체로 60 달러 선이었는 데 캐나다는 100달러 짜리도 귀했다.
에드몬튼에는 econo lodge 를 80 달러에, 옐로나이프에는 narwal b&b 를 105 달러에 예약.
렌트카는 에드몬튼에서 쓸 하루치만 예약했고 (70 달러) 옐로나이프는 검색이 되질 않아서 현지에서 빌릴 작정을 했다.
렌트카 알라모에서는 렌트비용외에 손해면책금이라는 걸 따로 30 달러정도 받았는 데 나중에
환불해 주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것 같다.
이럭저럭 두 사람의 여행경비로 약 400만원을 잡았는 데 비행기값을 제외하면 남는 돈 100만원으로
가능할까?
어차피 조금은 더 들것이다.
단지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 이만한 지출이 필요할까? 하고 자문도 해 보았는 데... 결론은 필요하다 였다.
다른 여행 도중에 오로라를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엔 다른여행이 추운 겨울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 데 이는 별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니까...( 볼 확률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8~9 월에도 오로라 관측이 가능함)
오로라를 못 보더라도 생애 최고의 추위를 경험하는 것도 괜찮은 일이리라.
11 월 27 일.
아침 11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5시에 기상.
6 시에 집 앞에서 출발하는 공항버스를 타고 출발.
버스는 의정부를 거쳐 8 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이라 교통체증도 없었고..
공항 체크인 후 공항내 식당에서 곰탕, 된장찌게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했다.
공항내 식당의 음식값은 좀 비쌌다.
곰탕, 된장찌게가 각 만 3천원..세금 별도....소주 7천원..시중의 두배가 넘는 가격이다.하지만 이후로 내가 지불하게 되는 식사비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특히,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먹은 라면(800 엔, 카드로 결제하니 10 달러였다)은 돼지고기를 넣었는 데 느끼하고 면도 맛이 없어서 더욱 비싼 느낌이었다.
중간 환승장소인 일본 나리타 공항에선 보안검색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다시 시애틀행 비행기를 타니 마침 손님이 별로 없어서 누워서 갈 수 있었다...횡재!
이렇게 누워서만 갈 수 있다면 장거리 비행도 얼마든지 오케이!
시애틀에서 다시 캐나다행 비행기로 갈아타는 것임에도 미국 입국 수속은 거쳐야했다.
따라서 입국수속창구엔 긴 줄이 늘어서 있고 그 줄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충분한 환승 시간이 필요하다.(두시간 이상)
시애틀 공항의 구두닦기.
에드먼튼행 비행기는 알라스카항공 비행기였는 데 프로펠러가 달린 80 인승 비행기였다.
명색이 국제선 비행기인 데...
가볍게 11 시에 출발해서 눈 덮인 캐나디언 록키를 넘어 1 시쯤 에드먼튼에 도착.
눈 덮인 록키 산맥을 넘어서...(사진의 날짜는 한국 날짜)
공항에서 예약 해 둔 알라모 렌트카를 인수하고 옐로나이프에서 돌아와서 쓸 렌트카도 미리
예약해 두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하루치 렌트비는 약 100 달러였는 데 현지에서 예약하니 하루 20 달러에
불과했다. 기름도 가득 차 있었고...
앨버타 주의 수도인 에드먼튼의 공항
렌트카 업체에서 준 지도가 자세한 것이 아니라서 떠나기 전 구글맵에서 본 지도를 기억해가며
숙소를 찾아갔다.
가는 도중에 안내센터에 들러 숙소, 관광정보를 알아보았는 데 싼 숙소는 없었다.
south park 근처에 자리한 econo lodge는 평범한 숙소이지만 바로 앞에 월마트도 있고 상가가
많은데다 가격도 괜찮아서 옐로나이프에서 돌아와서도 머물기로 결정했다.
다만 기찻길 옆이라서 가끔 시끄러웠고...
옐로나이프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와이파이는 잘 터졌다.
월마트에서 약간의 식품과 전기냄비(16 달러)를 구입했다.
라면이나 밥을 해 먹는 데 유용하다.
숙소엔 커피포트가 없고 커피 내리는 기계와 전자렌지만 있었다.
가끔의 외식을 제외하고는 대개 라면에 햇반을 김치 반찬으로 해서 먹었다.
가지고 간 포장김치는 빵빵하게 부풀어 있고 맛도 시어져 있었는 데 나중에 한국식품 상점을 알게되어 그곳에서 김치와 햇반을 추가로 구매했다.
11 월 28 일 (수)
엇저녁 기온은 영하 7 도 였는 데 오늘아침은 영하 12 도쯤 될 듯하다.
눈도 내리고...
11 시 30 분 발 옐로나이프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9 시 반 쯤 숙소를 나왔다.
25 분 쯤 걸려서 공항에 도착해서 렌트카 반납하고 비행기에 탑승.
탑승전에 보안검색이 까다로워서 휴대품이었던 치약을 압수당했다.
그간 수많은 검색에서도 치약은 무사통과했었고 간혹 다른 공항에서는 자기네들이 지퍼백에 담아서
통과시켜 주었었는 데...
옐로나이프행 비행기( 40인 승)
40 인승, 버스정도 크기의 제트 여객기를 타고 1 시간 40 분의 비행끝에 옐로나이프에 도착.
눈 아래로는 얼어붙은 호수( 그레이트 슬레브 호,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호수라나?)가 보였고...
공항에서 차를 렌트하려니까 budget 에서는 하루 70 달러를 달라고 한다.
기타등등 추가해서 3일치 230 달러... 옆 업소에 물어보니 300 달러가 넘어서 budget 로 결정.
창구 아가씨가 선심 쓰는 척 하며 같은 가격에 좋은 차를 빌려주겠다고 해서 오케이 했는 데
막상 차를 보니 후회가 되었다.
크라이슬러 300 모델, 대형차라서 기름도 많이 먹을텐데....
게다가 고급차라서 조작 스위치도 내가 평소에 본 차들과는 많이 달랐다.
내가 빌린 차..번호판이 북극곰 모양이다.
옐로나이프의 기름값은 비싸다.
1 리터에 1.39 달러...에드먼튼의 1.04 달러에 비하면 매우 비싼 편이다.
스마트키가 달린 차의 시동을 걸어 본 적이 없어서 아가씨에게 물어보니 와서 알려주는 데
방금 핀 담배 냄새가 났다.
고 사이에 한 대 피우셨구먼...
머릿속에 암기한 지도를 따라 가니 B&B 숙소가 나왔다.
일반적인 모텔 형태가 아니고 호숫가 주택들 사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이었다.
간판도 없어서 여기가 맞나하고 의아해 했는 데 주택 번호를 보니 맞았다.
반겨주는 주인도 없었고 현관문에 환영한다는 멧세지와 함께 일 때문에 저녁 늦게 돌아올테니
오른쪽 첫 방을 사용하라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가운데 집이 숙소.
숙소는 괜찮았다.
주방도 있어서 눈치 보지않고 음식을 해 먹을 수 있었고...
일본인 패키지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인 것 같다.
일본어로 된 속소 소개 안내장이 있었고 내가 묵는 동안에도 두 일본인 팀이 머물렀다.
짐을 풀고 시내로 가서 마트에서 몇가지 식품을 구입했다.
캐나다 소고기가 맛있다고 해서 스테이크도 한 조각 사서 숙소에서 구워 먹음.
게살인 줄 알고 산 게맛살도 있고...
저녁무렵에 눈 덮인 동네 마을을 돌아보다 보니 드라마 촬영하는 장면이 보였다.
잠깐 구경을 하다보니 밴을 몰고있는 이쁜 아줌마가 아는 척을 한다.
알고보니 숙소 쥔 아줌마였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엑스트라로 아르바이트 하는 중.
그러고 보니 촬영현장 주변에서 도로를 통제하고 기타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동네 주민었다.
쥔 아줌마는 밤 10 시쯤 되어서야 촬영을 마치고 돌아왔는 데
아줌마에게 오로라 빌리지의 위치를 물어보고 그 곳으로 향했다.
30 여분을 달려 간 그 곳에는 사유지 팻말이 붙어 있어서 들어가지는 못하고 근처에서 지형을
살피다 돌아왔다.
내가 오로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서 그렇지 사실은 도시의 불빛만 없는 곳이면 어디서라도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거였다.
이날 밤 바깥 기온은 영하 36 도... 놀랠만 한 기온이다.
이런 날씨에도 숙소에선 담배를 피울 수 없어서 완전무장하고 밖에 나와서 한 모금...
11 월 29 일(금)
옆방에 일본인 여대생 두명이 들어왔다.
밴쿠버에 유학 온 학생인데 패키지로 오로라 여행을 왔다고 한다.
밤 9 시쯤 학생들을 오로라 보는 장소로 데려가기 위해서 일본 청년이 밴을 몰고 왔는 데
우리가 따라가면 안되냐고 했더니 안된단다.
하긴, 미끄러운 도로를 내가 현지인들처럼 달릴 수는 없으니까...
그 대신 비행장을 지나 조금 지난 곳에 가면 오로라를 보기에 좋을 것이라고 귀뜸을 해 준다.
일본인이 알려 준 대로 비행장을 조금 지나서 호숫가 광활한 지역을 찾아갔다.
밤 10 시...기온 영하 32 도.
보름달이 유난히 밝다.
밤 11 시쯤 맑은 북쪽 하늘에 한 무리의 구름같은 것이 나타났다.
아! 저것이 오로라구나.
얼른 차 밖으로 나가서 사진을 찍었다.
구름같은 것이 사진으로는 푸르게 나타났다.
북서쪽에서 북동쪽까지 길게 늘어선 오로라는 매우 거대하고 그 움직임이 생각보다 활발했다.
너무나 밝은 보름달 때문에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그 기세는 감동적이었다.
손이 시려워서 사진을 오래 찍지는 못하고 1~2 분만 밖에 있다가 얼른 차 안으로 들어오기를 수십번....약 1 시간 넘게 활동하던 오로라는 그 후 엷어지더니 사라졌다.
우리가 숙소로 돌아 온 후 일본 학생들도 돌아왔다.
그들도 오로라를 보았다고 좋아했고...
11 월 30 일 ( 금)
늦잠자고 일어나서 차로 시내 중심가를 둘러보고 호숫가도 둘러 보았다.
얼어붙은 호수에 차가 다닌 흔적이 있어서 나도 길을 따라 호수를 건너갔는 데
호수 건너편엔 배 위에 집을 짇고 사는 사람이 있었는 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오로라를 보러 온 관광객이라고 했더니 보름달이라서 잘 안 보일 거라고 알려준다.
( 서양인들은 오로라를 northern light 라고 부른다)
얼어붙은 호수위를 달리다.
개가 끄는 썰매를 탈까하고 개 썰매장을 찾아갔는 데 이미 출발을 했는지 개집들이 모두 비어있다.
아니, 개 썰매를 태워준다해도 사양했을 것 같다. 너무나 추워서...
얼어붙은 다른 작은 호수에서 영화 촬영하는 사람들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월남 쌀국수 집이 보여서 들어갔는 데 손님이 많다.
메뉴를 보고 쌀국수를 주문했는 데 접시에 담은 쟁반칼국수 같은 것이 나왔다.( 13 달러)
내가 원했던 물국수가 아니라서 실망스러웠지만 먹어보니 맛은 좋았다.
메뉴를 고르기 힘들 때에는 옆사람이 시켜 먹는 것을 보고 따라서 주문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는 데 왜냐하면 현지인들이 그 식당의 맛있는 메뉴를 알고 시켰을테니까.
쌀국수라는 데...
이 도시는 대체로 한적하지만 의외로 무료 주차공간이 별로 없고
길가에 자리가 많지만 모두 동전 넣는 주차메타기가 설치되어 있다.
호수 전경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지만 대체로 평평한 지형이라서 고지대를 찾기 어려웠다.
나름 높은 언덕에 올라가서 찰칵.
저녁에 일본 학생들이 오로라를 보러 떠난 후 우리도 다시 비행장 너머로 오로라를 보러 갔다.
엇 저녁에 봤으니 그만 보아도 되겠지만 여기 온 목적이 오로라니까 한 번 더 보려고했다.
구름이 좀 끼어서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었는 데 구름과 상관없이 오늘밤엔 오로라가
나타나질 않았다.
길게 추위에 떨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밤 12 시까지 기다리다가 속소로 귀환.
이곳의 적설량은 약 15 cm 정도.
우리가 머무는 동안에도 눈은 커녕 구름도 별로 없었고 바람도 거의 없었다.
이렇게 맑은 날씨가 많아서 오로라를 관측하기에 좋은 곳으로 알려졌을 것이다.
지금 쌓여있는 눈은 전에 온 것 같은 데 워낙 추운 날씨때문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 하고
습기가 없는 눈이니까 눈사람 만들기는 불가능하고 밟으면 뽀드득 소리가 유난하다.
해는 아침 10 시쯤 남쪽 지평선에서 삐쭉 내밀었다가 한 뼘쯤 솓은 후 3 시쯤 사라졌다.
하지만 달은 정확히 동쪽에서 떠서 하늘 높이 올랐다가 아침 8시쯤 서쪽으로 넘어갔는 데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맞다.
북극성은 바로 머리위에 있어서 내가 북극에 가까운 곳이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오후에 숙박비를 정산.
원래 기본 룸 1 박에 85 달러, 2 명이면 95 달러인 데 우리방은 크고 전망도 좋아서 105 달러란다.
방안 벽에 걸려있는 흰곰 가죽이 있어서 비싼 건가? 아무튼 넓은 창문이 호수쪽으로
나 있어서 전망은 좋았다 . 비록 보이는 건 얼어붙은 호수와 흰 눈 뿐이지만...
여름이라면 더 좋았을텐 데...
쥔 아주머니는 여름엔 카약 선생이란다.
12 월 1 일(토)
아침에 짐 정리하고 출발 준비를 했다.
옆방의 일 본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엇저녁엔 오로라를 보지 못했단다.
그래...오로라는 날마다 나오는 게 아니야...
아내가 쥔 아줌마에게 안마를 해 주었더니 매우 감격해 하면서 여름에 꼭 놀러 오라고 하는 데
친절한 것 같으면서도 거리감이 있는 서양사람의 생활 환경에서 아내의 솔직하고 정감있는
태도에 인간적인 정을 느꼈는 듯 하다.
거리만 가깝다면 나도 다시와서 카약킹도 하고싶지만...
주인 아줌마 Cathy.
11시 반 쯤 숙소를 나와 기름 만땅 채우고 공항으로...
기름도 많이 먹어서 50 여 리터에 70 여 달러 나옴.
렌터카 반납시 일일 주행거리( 50 km, 3일 이니까 총 150 km) 를 초과해서 추가요금을 지불했는 데
km 당 0.35 달러니까 그리 큰 부담은 없다.
공항 활주로 근무자들의 복장이 볼만하다.
두터운 방한화에 털모자...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비행기가 잘 뜨는 걸 보면 신기하기 까지도 하다.
4 시쯤 다시 에드먼튼 공항에 내려서 차를 빌리고 숙소로 가기 전에 부페 식당에 들러서 간만에
포식을 했다. ( 1 인 24 달러)
미국 여행 중에 애용했던 golden coral 이라는 부페식당( 10 달러)에 비해서는 가격이나 음식도
못했지만 한국의 부페 식당보다는 싸다고 생각하고 맛있는 스테이크를 주로 먹었다.
12 월 2 일 ( 일)
옐로나이프에 육로로 다녀 올 계획이었던 것을 비행기로 다녀왔기 때문에 3 일의 시간이 남은 것을
처리해야 할 과제가 생겼다.
다른 계절 같으면 아름다운 숲과 공원 호수들을 돌아볼텐 데 지금은 온통 눈밭이니 그럴 수도 없어서
엇 저녁에 인터넷으로 찾아 본 한인성당을 찾아갔다.( 성 정하상 성당)
네비게이션도 없이 지도를 기억해서 낯선 대도시의 작은 성당을 단번에 찾아 간 것에 대해서
스스로 대견해 하면서...
나는 일 년에 한 두 번만 가는 성당이라 큰 의무감은 없었지만 성당에 열심인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고싶지 않아서 ( 조금은 점수 따려고..) 성당을 찾은 것이다.
미사 후에는 성당 바로 옆에있는 한국 마트에 들러서 김치와 햇반, 마른 오징어등을 샀다.
성당 교우가 알려준 비빔밥집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 데 찾아가보니 식당 주인이
바뀌어서 오늘은 장사를 안한다고 했다.
그래도 음식을 잘 한다고 해서 찾아왔는 데 주인이 바뀐 것을 보면 이곳의 장사가 쉽지 않은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엔 에드먼튼의 명물인 에드먼튼 몰을 찾아갔다.
한 때는 세계 최대의 쇼핑몰로 기네스북에도 올르기도 했고 지금도 북미 최대 쇼핑몰로 남아있는 데
동서 길이가 8 km, 남북이 3 km , 출입구가 52 개, 백화점 11 개, 극장 11 개, 점포 800 개, 실내에
아이스링크, 파도풀과 워터 슬라이드가 있는 수영장, 여러 롤러코스터와 놀이기구가 있었다.
두어시간 구경하다 보니 다리가 아파서 더 못 돌아다니겠다.
오후 6 시가 되니 상가는 거의 문을 닫는다.
겨울이 긴 이 지역에서 실내활동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 데...
물 사자 쇼.
쇼핑몰 내의 술집 거리.
12 월 3 일 (월)
평탄지형인 이곳은 심심한 것 같아서 록키 산맥에 있는 제스퍼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에드먼튼에서 약 350 km. 약 3 시간이면 갈 수 있다고 하지만 간밤에 내린 폭설로 길이 미끄러워서
조심스레 달렸다.
다른 차들은 눈길에 익숙한지 승용차, 트럭 할것없이 모두 시속 100 km 의 속도롤 나를 추월해
갔지만 남의 나라에서 사고를 내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그냥 쫄아 버렸다.
약 4 시간 걸려서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해서 입장료 22 달러를 지불했는 데 초입의 일부 산들을 제와하고는 구름에 가려지고 눈이 내려서 좋은 경치는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제스퍼 국립공원의 일부
돌아오는 길에 물을 사 마시려고 작은 동네의 가게에 들렸는 데 가게 주인이 한국인이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런 시골에서 한국인을 만날 줄은 몰랐다고 하니 그 주인 말씀이 이곳에
한국인이 많이 살아서 웬만한 주유소에 가면 한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이 살기에 좋다고는 하는 데, 하루종일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가게를 지켜야하는 삶이
과연 어떨런지 모르겠다.
12 월 4 일 (화)
경전철을 타고 시내에 가서 에드먼튼 도심 구경을 할까 하다가 날씨가 추워서 자동차를 타고
다운타운을 한 바퀴 둘러보고 식물원을 구경했다.
식물원 입장료는 10 달러가 넘었는 데 매표원 할머니가 우리를 보고 묻지도 않고 시니어라고
하면서 10 달러 표를 주었다.
식물원은 피라밋 모양의 유리건물 4 동으로 이루어져 있는 데 규모는 별로 크지 않았고 열대식물,
선인장류, 아시아계식물, 테마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에드먼튼 다운타운.
12 월 5 일 (수)
새벽 6 시 반에 출발하는 귀국 비행기를 타기 위해 3 시 반에 기상.
오늘도 또 눈이 많이 온다.
눈길을 헤치고 공항에 도착해서 렌트카를 반납하려 하니 아무도 없다...대략 난감.
그런데 어떤 사람이 오더니 벽에 붙어있는 작은 철제 서랍문을 열더니 그 안으로 차 열쇠를
넣는것이 아닌가?
아항! 저기가 열쇠 반납하는 곳이구나.
그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렇게 하면 된단다.
차 열쇠 반납 후 비행기 체크인을 하고 출국 수속을 밟는 데 문자 메시지가 왔다.
렌트카 회사에서 23 달러를 내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이다.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이것을 알아보려고 전화를 한다면 전화요금이 더 나올 것 같아서
그만 두었다.
캐나다에서 출국할 때 미국 관리가 미국 입국심사와 세관 검사를 한다.
미국 공항에서 하지 않고 왜 이곳에서 하는 지 모를 일이다.
어차피 미국 입국 심사를 거친터라 시애틀에 도착해서는 공항 밖으로 나가서 담배 한 모금
피우고 들어왔다.
캐나다, 미국이여....다시 또 보자....
첫댓글 에드먼튼은 역시 세계 최대'라는 쇼핑몰이 기억나네요
록키는 꼭 다시가고싶은곳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산맥들의 자엄함 잊을 수 없지요
캐나다나 미국 모두 추울텐데 조심 다니세요 ~
댓글 1 등! 고마워요.
저도 2 년 전에 밴프에 다녀왔는 데도 록키는 또 다시 보고싶어요.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나빌레라님 글은 항상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긴 여행기인데도 지루하지않게 읽을 수 있는 글 재주 또한
있습니다. 추운 곳에 계시다 와서 한국의 추위는 뭐 '이 까짓 것
쯤이야' 하시겠습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도전하시는 용기 또한 박수를 보냅니다.
꿈꾸는 것을 실현하였으니 과연 삶의 오로라도 다 만나신겁니다.
덕분에 제게 다시 용기를 주신 것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비안님이 등 떠미는 바람에 얼른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없는 글재주를 좋게 보아주셔서 고맙구요.
근데, 사실 한국이 더 추운 것 같아요....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길게 지루하게 써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쪼개어 올릴까 하고 생각도 했었는 데 별것도 아닌 것을 여러번 올리는 것도
민폐같아서...
잘 보아 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ㅎㅎ
와우~~ 대단하십니다.옐로나이프 오로라여행,대리만족,부럽습니다.^&^
타이어가 스노우타이어인가요? 눈길을 마구 달리시니...
구름님, 고맙습니다.
대단할 것 까지는 없구요... 그냥 다닌 거예요.ㅎㅎ
그 동네는 겨울철엔 스노우 타이어를 기본으로 달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나빌레라님 내외분은 진정한 5불인이십니다.
도전과 큰 댓가를 지불하면서도 원하는 일을 실행에 옮기시는 6, 7학년 5불당 시니어님들 멋지십니다.
님들이 가신 그 길은 언젠가 님들의 후배들이 그 길을 가고자 할 때 큰 힘이 될거에요.
저는 여행은 도전과 모험을 바탕으로 한 창조행위이며, 더 나아가 예술적 행위이기까지로 봅니다.
저는 여행에 대한 그 정신이 우리 4050의 5불정신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나빌레라님, '짱'이에요.
나, 어떻하나?
어지러워서 떨어질 것 같아요.ㅎㅎ
5불당 여러분들이 격려해 주신 덕분에 힘을 많이 얻었어요.
진정으로 고맙습니다...꾸뻑~~~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자세히 적어서 마치 제가 간 것같네요..
저도 언젠가 한번 가보리라 생각하고 여행 꿈을 꾸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제가 여행갔다온 것 같습니다. 생각하신 것을 실행하시는 멋진 분!!!
좋은글 ,좋은 그림 즐감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마지막 아들 장가 보내고 홀가분 하고 해서 남쪽으로 한번 갖다 왔습니다
딸이라 허하신 마음 이해합니다 ,힘내시고 내일로 가야 하겠지요
와~~~~~! 멋지네요~^^
오늘 읽고 내일 마저 읽을게요ㅎㅎ
저도 곧 딸과 베낭여행 떠나는데 도움이 될겋같네요.^^
낼 마저 읽으려 했는데 궁금해서 다읽고 갑니다.ㅎㅎ
감동입니다^^
오로라... 꼭 한번 보고 싶네요~ 추위에도 불구하고 멋진 여행 하고 오셨군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