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정치로는 코앞 기후재앙 못 막아
인류는 사상 가장 뜨거운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다. 한겨울의 남극에서 비가 내리고 기록적인 폭염에 선인장도 말라 죽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7월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UN은 지구 '온난화'를 넘어,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대한민국 또한 지구 열대화를 직면하고 있다. 50여 명의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극한 호우, 주말 새 15명의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극한 폭염 모두 기후 재앙의 순간이었다. 지난 몇 주 간의 기후재앙으로 우리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임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낡고 퇴행적 정치로 눈앞의 기후재앙 막을 수 없어
전 세계 온실가스의 80%는 대한민국이 포함된 주요 20개국(G20)이 배출하지만, 기후위기 피해의 약 75%는 가난한 나라에서 발생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극심한 더위가 이주노동자 및 개발도상국 노동자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즉 우리는 기후재앙의 피해가 불평등하다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윤석열 정부는 기후위기라는 범인류적 사안에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재생에너지 목표를 줄이고, 재생에너지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 '핵발전'만을 기후위기 대응의 요술봉처럼 휘두르며 국민의 삶과 지구의 생태적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위기에 무감한 낡고 퇴행적인 정치에 맞서, 사회적 생태적 전환을 위한 정치가 시급하다. 필자는 끓는 지구에 땔감을 넣는 정치가 아니라, 어떻게든 이를 멈추기 위한 정치를 우리 모두가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한다. 이를 위한 핵심적인 열쇠는 기후위기와 사회·경제적 위기 모두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기본소득의 도입이다.
18일 오전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수색구조현장에 비가 내리고 있다, 2023.7.18. 연합뉴스
가장 먼저, 탄소 배출에 세금을 당장 부과하여 비생태적인 생산과 소비를 빠르게 축소시켜 나가자. 이미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7명을 비롯해 3500여 명의 미국 경제학자들 또한 탄소세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탄소세 도입의 역진성의 문제(탄소세가 생필품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저소득층에 타격이 간다는 것)는 탄소세로 걷힌 세수를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기본소득으로 나누는 것으로서 해결할 수 있다. 탄소세 도입은 각 기업들에게는 탈탄소 산업전환을 강제할 것이고, 시민들에게는 탈탄소 소비의 길을 열어주는 분명한 길이다.
나아가 공공 재정을 마련하여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생산과 서비스에 대한 공공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긴축 재정이 필요한 때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을 위한 과감한 재정 조달이 필요한 때이다. 나아가 모두의 생존을 위한 대규모 공공 투자는 당연히 그 권한과 성과 또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동으로 누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기후재앙의 극복이 더 극심한 불평등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생산과 서비스의 민주적 설계 또한 촉진될 것이다.
8월 중 서울에서 제22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기본소득당은 이 대회를 맞아 기후위기에 공감하는 전 세계 시민들의 의지를 담아 을 공포할 것이다. 사진은 2016년 7월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 개최기자회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성장주의가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인 기본소득
마지막으로 생태적으로 재앙적일지라도 경제를 성장시켜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들에게 충분한 기본소득이 지급되어야 한다.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와 삶의 기반은 성장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을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보장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과 기후재앙이 중첩되어 위기로 도래하는 시대, 충분한 기본소득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자.
다가오는 8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전세계 기본소득 지지자가 모인다. 기본소득당은 제22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대회를 맞아, 기후위기에 공감하는 전 세계 시민들의 의지를 담아 <기후정의와 기본소득 선언>을 공포할 것이다.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시대, 사회·생태적 전환을 목표로 한 기본소득 도입 운동을 펼쳐나가자는 이번 선언에 공동 선언자로 동참해줄 것을 호소한다.
단언컨대 우리가 이 세상을 정의롭게 바꾸지 않는다면, 기후위기가 이 세상을 파국으로 몰아갈 것이다. 위기에 맞서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는 뚜렷한 대안, 기본소득으로 기후정의를 실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