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린이집 불량 운영에 관한 기사가 종종 올라오는데요,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아래 글은 저의 경험담입니다, 참고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저의 처가 2006년부터 가정어린이집을 26평형 아파트에서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담보대출
매입 및 원리금 상환 중).
그러다가 22평형도 추가로 운영했었는데, 제 이름으로 대표자를 내고 보육교사 중 유자격자
1명을 원장(시설장)으로 하여 운영하다가 너무 힘들고 돈도 안 되어서(대표자에게는 어떤
명목으로도 수당이나 급여가 지급되지 못하고, 직원으로 등록되어야 인건비가 지급됨),
폐업신고하고 아는 분에게 월세를 내놓아 그분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살림은
같은 아파트에 따로 전세를 얻어서 생활하고 있고요...
26평형 아파트 보육정원은 13명, 22평형은 11명이었는데, 작년에 어린이집 대기자 수가 많이
늘어나면서 시설기준 충족하고 아파트 세대의 일정 % 이상 동의를 받아서 구청에 제출하면
면적에 따라 다르지만 추가로 정원을 늘여주는 시기가 있어서 정원이 각각 2명씩 늘었습니다.
둘 다 어린이집 평가인증 받고, 26평형은 서울형어린이집 인가도 받아서 나름대로 성실하게
운영해 오고 있는데요, 저도 대기업 계열사에서 직장생활하다가 구조조정 된 후 재취업이 안
되어 작년에 보육교사 2급 자격을 인터넷강의를 통해 취득하여 올해 3월부터 보육교사 일을
해 오고 있는데, 직장생활할 때 보다 마음은 편하지만 보수가 너무 적고(약 150만원 수준),
보육교사 정년 60세, 원장은 65세로서 일반 자영업과는 다르고, 인건비 외에 공식적으로 수입이
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이런 저런 방법으로 돈을 빼돌리나 본데, 저희는 월간 식자재
비용이 100만원 내외의 소규모인데다가 유기농 업체를 선정(풀무원, 동원 등 몇 개 업소 중
선택)하게 되어 있고 월간 식자재 비용의 60% 이상을 유기농 업체에서 구매토록 하므로 그 범위를
지켜 오고 있는 어린이집 중 하나 입니다.
식단은 매달 보육지원하는 기관에서 보내오는데 거의 바꾸지 않고 거기에 맞춰 운영합니다.
(3년 마다 재평가 되는 평가인증, 서울형 인증에서 식단 자주 바꾸면 감점이 된다고 합니다)
저희는 동원이팜에서 인터넷 주문하면 이른 아침에 배달을 해 오고 있으며, 거기 없는 경우
라든가 긴급한 경우에는 동네 할인마트(아파트 상가 마트, 홈플러스, 하나로 마트)에서 주로
조달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마눌님이 제대로 운영하고 있구나 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종종
모임을 가지는 가정어린이집 연합회의 다른 가정 어린이집의 경우에도 식사를 가지고 못된
장난을 하는 곳은 없다고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가정어린이집은
부모들의 관심의 대상이고, 아이들이 귀가 후에 부모들이 어린이집에서의 식사라든가 생활을
아이들을 통해 듣기 때문에 나쁜 소문이 퍼질까 봐 매우 조심을 합니다. 적어도 식단에 대해선
그렇다고 보여집니다(보통 아파트 단지 내에는 가정어린이집이 많아서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
을 한다고 보면 될 겁니다).
그런데, 이번 기사에서는 민간어린이집을 조사 대상으로 하였다고 하고, 국공립어린이집은 해당이
없다고 하단에 적어 놓았던데, 민간어린이집은 가정어린이집 보다 규모가 크고 가정이 아닌 별도의
건물에 설치된 어린이집을 일컫는 것이지만, 일반 국민들이 그것을 어찌 구분하겠습니까요.
그리고, 보육과정에 관한 책자도 복지부에서 제작하여 제공하고 활용법에 대한 보육교사 연수를
시행하는 등 어린이집 내에서의 보육활동 향상을 위해서도 표준화가 점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등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기대할만한 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 보육
과정에 의해 연간 보육계획, 주간보육계획, 일일보육계획 및 보육일지 작성이 이루어지고 그것에
대한 평가가 평가인증, 서울형 인증 시 면밀하게 조사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가정어린이집은 보육정책에 매우 많이 휘둘리는 편입니다. 규모도 작고 힘도 없죠. 연합회에서
무슨 보이콧을 했느니 어쩌니 그러는데 언론에서 무상보육 이후 어린이집을 걸핏하면 도마 위에
올려 놓고 생존의 위협을 가하는 것 같아 언짢기도 합니다. 차라리 심층취재를 해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등의 성의있는 노력없이 정치 기득권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위한 나팔수 역할을
하는 것 같은 선입견이 들기도 합니다(안 그렇기를 바라지만).
저희도 민간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게 희망사항이지만 큰 돈이 들고 입지선정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노릇이라서 저도 다시금 본업을 찾아 재취업을 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습니다 ^ ^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학교든 간에 정직하고 성실하게 운영해서 혈세 낭비없이 잘 쓰여지기를
바라고 다음세대들을 위한 수준높은 보육과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두서없는 글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의] 이 글은 스크랩 금지, 복사 금지로 설정되었습니다.
첫댓글 힘드시겠지만 참으로 모범적인 어린이집이네요.
아파트마다 있는 어린이집은 대개 1층에 있죠. 게다가 수시로 엄마들이 들락거리기에, 그리고 안좋은일 있으면 금방 소문이 나버리기에 더 조심해서 운영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보육교사와 아이들 그리고 엄마들까지 한 가족처럼 지내는 곳도 많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