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확실히 하나 집고 넘어가야겠다.
K리그(케리그라고 쓰겠음)라는 프로스포츠의 국내의 위상에 대하여 축구팬들은 정확히 인지하고 가야 한다. 그냥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면 억울함도 덜 할 것이고 앞으로 방향에 대해서도 이해가 갈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1위 프로스포츠는 프로야구(크보)이다. 2위는 프로축구(케리그) 3,4위는 농구와 배구가 하고있다. 농구와 배구는 시즌 자체도 축구 야구과 크게 겹치지도 않고 경기 자체도 실내스포츠 이기 때문에 경쟁의 대상이나 의미가 다르다. 반면 1위 프로야구와 경쟁하는 형국의 케리그는 고난의 연속이다.
결국 좋든 싫든, 케리그는 크보와 계속 경쟁하고 비교당할수 밖에 없는 국내 스포츠 시장의 구조라고 하겠다. 서로 상생관계이자 거대한 라이벌관계이자 어떻게 보면 적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이다. 이 관계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 보다는 객관적인 시각이 진정 케리그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팬으로서 꼭 필요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1월 2일 토요일의 KBS 9시 스포츠 뉴스의 편성표다.
11월 3일 일요일의 편성표다
축구팬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케리그와 크보의 방송 장악 경쟁은 어쩔수없는 구조적인 현실이다. 케리그 팬들이 스포츠채널들의 야구 독점 현상에 대하여 울분을 통하지만, 1위만을 위하며 1위가 모든것을 독식하는 대한민국 정서와 시스템상 어쩔수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위 편성표를 보게되면 프로야구가 종료된 이후에 리그데이에서 케리그의 보도가 상당히 중요하게 다뤄지며 시간 할애도 프로야구가 할 때와 전혀 다르게 심도있고 알차게 구성되어 보여짐을 볼 수 있다. 결국 방송사들의 선택에서 케리그가 크보에게 밀려서 프로야구 시즌에 항상 찬밥신세를 당하는구나! 라는 정보도 알아낼 수 있다.
리그팬들의 염원이자 아시아축구의 축제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이하 ACL또는 아챔) 조차도 스포츠 뉴스 단신처리에 급급한 방송사들이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자 그나마 1등이 없어 2등이 1등 노릇을 하는 형국으로 축구 입장에서는 혜택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쉽게 말해서 프로축구는 2위다. 그걸 이해하자. 현실은 2위라는 것이다. 2위가 부끄러운것이 아니다. 현실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돌파구를 찾는것이 현실적이고 현명한 리그운영의 자세라고 본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
이번글에서의 주장은 리그컵의 부활이다. 그 이유는
1. 프리시즌대회의 성격을 가진다.
프로야구의 시즌은 3월말~11월초이다. 케리그와 겹치지 않는 기간은 2월,3월,11월,12월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글의 핵심이자 아이디어의 시작은 어떻게든 케리그가 프로야구의 피해를 보지 않으면서 언론의 관심을 소유하게 될 것인가?
가장 쉬우면서 효과적인 방법은 경쟁을 피하는 방법이다. 시즌이 겹침을 피하고 클라이막스를 크보가 끝나고 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케리그가 국민적인,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사랑을 받고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한 리그컵이다.
몇몇 케리그를 사랑하는 팬분들은 이런 운영이 자존심 상하며, 경기력이나 선수들에게 부담이 가중된다고 말할것이다. 필자도 인정하는 바이다. 2월보다는 4월이 축구하기 좋은 날씨며, 관람하기에도 좋은 날씨다. 역시 12월보다는 10월이 더 좋은 날씨다. 인정한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 케리그의 언론에서의 관심도와 일반인들에게의 노출빈도를 본다면 솔직히 '말라죽고있다'는 표현이 잘 어울릴 정도이다.
결국 케리그가 지금보다 관심을 가지고 발전되려면, 소위 '블루오션'적인 부분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또, 그러기 위한 제도적 손질로서 리그컵을 운영을 추천한다.
리그컵의 기간을 2월~3월말로 운영한다. 프리시즌의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다.
솔직히 정규시즌을 2월에 시작하는것은 무리가 많다. 우선 시즌 자체가 너무 길어진다. 선수들의 준비기간도 필요하며 결국 이는 부상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어짜피 모든 구단이 1월 중순부터 동계 훈련에 들어간다. 현행 상태에서 아챔이 2월 마지막주에 조별예선이 시작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빠른 구단들은 2월을 목표로 동계훈련을 한다. 그리고 동계훈련 기간중에 국내팀들과의 프리시즌적인 평가전 뿐 아니라 해외 유수의 팀들과도 경기를 하며, 종종 홍콩구정컵같은 대회에도 초청팀으로 참여를 한다.
리그컵은 언제나 계륵같은 존재였다. 정규시즌중에 리그컵을 하게되면 결국 1.5군, 2군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수 밖에 없고, 경기의 질과 흥미도는 크게 떨어지며 안하느니만도 못한 경기가 되어 버리며 팬들입장에서는 시간아깝다. 돈아깝다. 속았다는 느낌이 드는 무성의하거나 질낮은 경기들이 속출한다. 더더욱 큰 문제는 리그컵대회에서 승부조작 경기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이런 리그컵에 전심전력을 하기 쉽지 않다. 컨디션 점검과 쉬어가는 경기였을 뿐이다. 솔직히 공개된 연습경기 수준이라 봐도 무방했다.
필자도 이런 이유로 리그컵에 반대하였으며, 2013년 시즌의 경우 리그컵 없이 깔끔하게 스플릿으로 리그가 운영이 됨은 참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이, 리그컵을 프리시즌 형식으로 2월과 3월에 한다면?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블루오션격인 2월에 대회중요도가 떨어지는 리그컵을 한다면?
그나마 경쟁이 덜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구단들도 리그컵에 참여하며, 프리시즌 느낌으로 하게된다면?
크보의 프리시즌인 연습경기에도 언론의 쓸때없는 관심이 많았다. 케리그팬으로서 프로야구 연습경기에도 중계가 밀리는 모습에 울화통이 터질 정도의 기분을 느꼈었다.
케리그 시즌의 시작이 3월이라면 리그 초반기와 프로야구 연습경기가 겹친다. 방송사들이 연습경기를 중계하며 스포츠뉴스에서도 더욱 중요하게 다루었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연초에 리그컵을 하여 그 4강 토너먼트 부터는 공중파 중계를 하여서 팬들과 언론의 관심을 받는것은 어떠할까?
즉, 3월 3째주에 4강 토너먼트, 4째주에 결승 토너먼트로 타이틀을 건 매치가 있다면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과연 밀릴까?
적어도 3월 초에 정규시즌을 시작하여 시즌초반의 큰 이벤트가 없고 중요도가 떨어지는 매치들 보다는 리그컵 결승이 흥미도 면에서 홍보 면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하였다.
특히, 결승전의 분위기를 정규시즌 오프닝으로 이어 점화하는 분위기로 타고 넘어가면 정규시즌 개막이 훨씬 기대되고 즐거울 것이다.
코스요리로 치면, 맛좋은 입맛을 돋구는 에피타이져. 이런 의미로서의 프리시즌 대회로서의 리그컵. 이 리그컵을 3월에 시작하면 너무 부담되며 정규리그 시작도 너무 늦어짐. 그래서 블루오션 기간인 2월달에 리그컵을 시작. 이렇게 보면 논리가 간단할 것이다.
프리시즌 대회에 몇가지 발상을 더 추가하자면,
1. 4강 토너먼트에 올라간 팀에게 정규리그 승점 3점. 결승전에 올라간 팀에게는 승점 6점을 부여하여 정규리그과 약간의 연속성을 주면서 당근을 준다.
사실 리그컵에 거대한 스폰서가 붙을것도 아니며 막대한 상금을 줄수도 없다. 그렇다고 아무런 혜택이 없다면 정말 연습경기 그 이상의 수준이 되지 않을것이다. 4강부터는 확실한 어드벤테이지가 필요한데 아무런 재정적인 문제없이 가장 손쉽게 줄수있는것은 승점이다. 만약 중위권팀이나 하위권 팀이 4강에 올라갔다면 확실히 우승 승점 6점은 탐이 날 것이다. 상위권 팀들도 승점 6점을 먹고 리그스를 시작한다면 훨씬 리그 운영에 유리할 것이다.
특히 아챔에 나가는 팀들은 미리 승점을 좀 확보한다면 아챔경기때문에 리그경기를 포기하는, 약간은 쉬어가는 타이밍에 훨씬 마음이 편하게 쉬어갈것이다.
2. 리그컵 운영은 A조, B조로 나뉘어 지난시즌 성적대로 홀짝리그를 하면 될 것이다.(더 좋은 방법도 있겠지만) 우선 각 조에 6팀이 배치되어 팀당 5경기의 조별예선을 치룬다. 홈&어웨이 스타일이 아니고 프리시즌 스타일기 때문에 리그컵을 너무 길게하면 부담이되며 지루해진다. 그렇기에 팀당 5경기가 적절하다고 본다. 각 조의 상위 2팀은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4강전 -> 결승전 순서로 이루어진다. 우승하는 팀 입장에서는 최대 7경기를 하게되며 그렇지 않은 팀들은 5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절한 게임수라고 생각한다.
3. 대회 자체가 프리시즌 대회이기때문에 외국인 등록선수에 대한 규정을 완화한다. 리그컵대회에는 정식 등록된 선수가 아닌 입단테스트용 선수도 참여하게 한다. 즉 가계약 상태에서 선수를 활용해보고 리그컵대회에서 어느정도 성과가 있다면 그때 정식계약 하는 방법을 추구한다. 워낙 케리그에 먹튀 외국인 선수들이 많고 기량미달인 선수를 어쩔수없이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영입했다가 돈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한다면 큰 경제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4. 프로야구가 시범경기를 통하여 정규리그에 기대함과 바람을 넣는다. 하지만 이때까지 케리그는 프리시즌을 해외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해외에서 프리시즌을 못하게 막는것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1월부터 프리시즌을 알차게 보내고 2월중순부터는 어짜피 대부분 국내에 와서 시즌준비를 하는 현실에서, 프로축구연맹이 차라리 프리시즌격인 리그컵을 창설해서 프로축구에 대한 향기와 정규리그에 대한 기대감을 넣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팬들 입장에서도 프리시즌을 보면서 이번 시즌 한해 농사를 예상하며 관심가지며 관람하게 될 것이다.
5. 리그컵 결승전을 적극 활용하자. 연초인 3월에 결승전! 프리시즌격이며 혜택도 크지 않기에 각 팀들은 일년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리그컵에서 일부러 안티사커를 하면서까지 성적에 목을 매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선수들이나 감독들도 즐기면서 부담없이 기술축구, 올해 자신의 팀의 색깔을 보여주는 축구를 구사할 것이다. 또, 결승전의 분위기를 그대로 정규리그에 점화하도록 노력한다면 리그컵의 의미는 아주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리그컵 자체가 케리그가 지금 위기이며 어떻게든 블루오션을 이용하기 위한 발상이다. 케리그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필자 역시 리그컵은 없어지고 구단들 나름대로 알아서 유럽이나 남미 일본에서 프리시즌을 보냈으면 좋겠다. 또 그게 더 효율적이고 팀들 나름의 색깔을 가질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케리그의 조금이나마 흥행을 위한 제도개선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도 나름 현실성과 타당성이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