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섬으로~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경상도 스크랩 연화도 우도 1박2일(11월 10일 토요일)
갯가 추천 0 조회 91 18.11.14 19:5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오래전 우연히 통영시청 홈페이지의 관광안내에 나온  사진한장에 폭빠졌다. 통영의 연화도, 용 한마리가 바다물 속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연상케하는 신비로운 사진이었다. 당장 발동이 걸려 연화도를 다녀왔었다.  첫번째 연화도와의 인연 이후로는 서너번 정도 연화도를 다녀갔지만 연화도의 매력은 싫증이 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올 봄 연화도와 마주하고 있는 우도까지 도보 다리가 개통되어 한번 다녀왔으나 갈증을 다 풀지 못해 이번에는 보따리 싸서 1박 2일로 연화도 우도를 샅샅이 둘러볼 예정으로 11월 10일 토요일 통영 미륵도 삼덕항으로 내달렸다.


삼덕항은 여전히 붐비고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배가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겨우 주차하고 바쁘게 걸어와 12시 20분 표를 끊고 배에 올랐는데, 출항 하기전 차에 휴대폰을 두고 온 것이 갑자기 생각이 난다. 이런 어쩌지 차 있는 곳까지 뛰어서 갔다올 시간이 없다. 다음배는 4시30분인데 배를 내려 미륵도 한바귀 둘러보고 시간을 보내다 올까 망설이다 에라 내가 무슨 바쁜 사람이라고 하루정도 휴대폰 없으면 없는대로 지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휴대폰을 포기하고 연화도로 향한다.




배위의 젊은 커플, 어떠한 자세를 취하더라도 둘이서 연결되지 않으면 불안한가 보다. 일심동체 부러워 몰래 찰칵.







연화도에 내리니 마치 도시 시내 중심가처럼 사람들로 붐빈다.  재빨리 마을 중간에 있는 길을 따라 연화봉으로 향한다.


십리골길이란 지명이 특이하다 이 작은 섬에 십리나 되는 골짜기가 있나???





마을뒤에 있는 연화사를 둘러본다.


길강의 꽃향유에 달라붙은 나비


보덕암을 지나 사명대사토굴터를 둘러보고 연화봉으로 오른다


연하봉 정상의 해수관음보살 웅장한 모습으로 연화도 앞바다를 지켜주신다


연화봉 정상에서 쉬다가 다시 내려와 보덕암으로 향한다.




보덕암의 해수관음보살



보덕암에서 연화도 끝 동두마을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차량과 사람이 이동할 수있는 편안한 포장 도로와 제법 험한 등산로가 있는데 당연히 등산로를 이용 한다.














높지는 않지만 연화도 능선 절벽길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갈 때에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바짝 긴장이 된다. 하지만 그런 중간중간에 먼 바다경치를 한눈에 내려다 보는 느낌은 임도를 걷는 것 보다는 역시나 등산로를 걷는 것이 훨씬 더 좋다.


동두마을 입구에 있는 출렁다리에서 그대로 진행할 것인지를 망설이다. 마을로 내려선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데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홀로 조용히 지낼 수 있는 편안한 잠자리를 찿아야 할 시간이다. 마을로 내려서서 마을뒷산으로 올라간다. 홀로 걷는 나그네 뒤에서 넘어가는 해가 길다란 그림자를 만들어준다.








마을 뒷산 정상에 올라서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고있으니 때 늦은 중년의 감성이 물컹물컹 솟아난다. 이순간 만큼은 세상만사 잡생각은 다 잊고 나 스스로도 자연에 동화되어 자연과 함께 존재하는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곳에서 적당한 잠자리를 구할려고 정신을 차려서 보니 왠진 분위기가 이상하다. 정상 가까이에서는 길도 없어지고 고목과 잡풀만 무성하다. 경험상 섬마을에서 이런 경우 대부분 신성시되는 종교적 영역이다. 섬마을 사람들은 항상 바다에 목숨을 내걸고 고단하고 거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숙명이다. 자연, 바다의 거대한 위력 앞에서 사람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미약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을 숭배하고 두려워하고 토속신앙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이 곳에 정자나 작은 쉼터하나 만들어주면 딱인데 길조차 없어져 버리니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없다.  아까 이 곳으로 올라올 때 마을 뒤에 있는 작은 몽돌밭으로 잠자리를 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온다.


마을뒤 몽돌밭 중간에 약간의 모래사장이 있어 야영하기에는 딱이다. 서둘러 텐트를 치고 햇반으로 저녁을 먹기위해 부지런히 몸을 놀리는데

아뿔싸!! 버너가 없다. 가게에서 먹을거리와 새까스까지 사왔는데 버너가 없으니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 아닌가. 출발 준비할 때 약간 서둘러서 속으로 뭔가가 한가지 정도는 빠뜨릴 수가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버너일줄이야...

작은 마을에는 가게도 없어 주변에서 나무를 구해 모닥불을 피울건지 아니면 소주안주할려고 준비해간 소세지와 빵 사과로 저녁을 때울것이지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궁리를 해보지만 결론이 빤하다. 소주 안주용 소세지를 주식으로 저녁을 때우기로 하고 준비해간 캔맥주 2개와 소주 1병을 섞어 소맥을 만들어 홀로 술을 마신다. 처량하기도하고 불쌍하기도하고 .... 그래도 술기운이 알딸딸하게 퍼져나가면서 온몸이 나른해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마침 해는 바다로 떨어지고 어둠이 밀려오고 아무도 없는 해안에 잔잔한 파도에 몽돌이 밀리며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좀전의 당혹감 대신에 행복함이 밀려온다. 참 좋다. 이래서 이 무거운 배낭을 매고 홀로 쏘다니는 것 아닌가. 이왕 기분이 업된김에 하모니카도 불어제킨다.  파도소리는 하모니카의 반주 음악으로 변신한다.





텐트 안으로 들어가 밤하늘의 별빛과 저멀리 바다위에서 작업하는 어선들의 불빛을 하염없이 쳐다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