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지내기 위해 나와 헤어진지 5년만에 다시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로 결정이 되었고 함께 지낼
집을 구해야 하는 문제부터 여러가지 사소한 것들을 정리해야 하는 문제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제일 큰 과제는 함께 지내야 할 집을 구하는 것.
하지만 요즘 전세값이 만만치 않아 억단위가 한참 넘어가는 집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겠고 급한대로 월세가 함께 조건으로 붙은 집을 구하기로...
그것 역시 백이 훨씬 넘는 금액을 요구하기에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 볼 수 있는 지역을 알아보았지만 아이들은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큰 아이는 그 아이대로 다니고 있는 대학을 가기 쉬운 지하철 역 근처로 가고 싶어하고 둘째는 둘때대로 곧 수험생이라는 자격(?)을 내 세워 학교 가까운 동네로 가고 싶어한다.
나야 엄마 입장에서 큰아이 요구도 들어주고 싶고 둘째 녀석의 투정도 받아 주고 싶지만 현실은 두 아이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을 만큼 녹록치 않았다.
며칠을 두고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 갑자기 너무 자기 주장만 앞세우는 녀석들의 의견에 공연히 서운해져서 나 역시 말이 곱지 않게 나와버리고 말았다.
혼자서 속상해 하며 떨어져 지낸 시간 동안 내가 두 아이의 삶 속에 이미 멀리 떠나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같이 따라 나와 내 감정을 흔들어 놓고 말았다.
이미 성인이 되어 버린 큰 아이, 이제 곧 성인의 모습을 갖추게 될 작은 아이를 떠 올리며 내가 다시금 엄마로서의 자격을 가지고 두 아이의 보호자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는 지금의 상황이 볼썽 사나운 모습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 마저 생기는 건 어찌할 수 없는 자격지심인가보다.
물론 두 아이 모두 다시 엄마와 함께 지내고 싶다는 강한 요구가 있었고 오랫만에 다시 함께 즐겁게 지내는 시간들을 꿈꾸고 있는 건 사실 이지만 그 녀석들 내면에도 이미 다시 시작하는 낯설음도 함께 하리란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집을 어디다 구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잘 해결되지 않은 며칠 간의 시간들이 공연히 마음을 상하게 하여 이것 저것 심란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다 아주 오랫만에 큰아이가 초등학교 일,이학년 다닐 때쯤 써 놓았던 글을 읽게 되었다.
아마 둘째는 서너살 쯤 되었으리라...
지금은 저도 어른이라고 나름의 한목소리를 당당하게 내는 녀석을 보며 대견하기도 했다가 은근 속이 상하기도 하는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 시절 써 놓은 글 속에서의 두 아이의 모습은 정말이지 짹짹 거리는 작은 병아리 같은 녀석들의 모습 뿐이었다.
글을 읽다 보니 내가 왜 이리 속이 좁아졌지? 나 벌써 나이먹은 티내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며 내 자신의 옹졸한 모습에 그저 피식~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내가 사랑하는 두 아이는 여전히 내 딸이고 날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엄마로 착각하며 사는데 왜 난 각자 소신있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두 아이에게 서운한 마음을 가졌었는지...
두 딸이 어렷을 적 나를 부르던 호칭이 갑자기 떠 올랐다
'불량엄마'
난 역시 예나 지금이나 불량엄마 맞나보다^^
22살 18살이 아닌 8살 4살 먹은 내 사랑하는 두 딸의 모습을 오랫만에 다시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한 밤이다.
짹짹 거리던 그 시절 아이들의 모습이다.
달팽이와 송사리
늦은 밤 잠든 아이들 얼굴을 보니 참 우습다. 까맣게 그을려서 얼굴도 손도 발도 반짝 반짝 윤이 날 정도다. 얼마나 바깥에서 놀았는지 아직도 풋풋한 바람 냄새가 아이들에게 나는 것 같다. 이번 장마 비에 모처럼 집 앞 개울에 제법 많은 물이 흐르자 아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좋아 하더니 하루 종일 물에서 나올지를 모른다. 다슬기 잡아왔다고 국 끓여 먹자고 잡아온 건 달팽이 새끼들이고, 어항에서 키우자고 헌 플라스틱 음료수 병에다 보물처럼 담아온 건 아이들 손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이제 힘도 없이 겨우 숨만 쉬고 있는 작은 송사리 세 마리였다.
그 달팽이와 송사리들을 무슨 개선장군처럼 득의양양한 얼굴로 쳐다보며 저희들의 사냥(?) 솜씨에 마냥 즐거워한다. 그렇게 아이들은 개울과 집을 오가며 집에다 개울의 풍경을 하나씩 떨구어 놓고 나가버린다. 난 아이들이 한번 들어 올 때마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바닥을 닦아야 했고 허물 벗듯이 벗어 놓고 간 아이들의 젖은 옷들을 세탁기를 향해 던져야 했다. 해가 져서 어둑해 져도 아이들은 집의 안락함을 잊어버리기라도 했는지 흐르는 물소리에 실려 가끔 아이들의 웃음소리만 전해져 올 뿐이다.
그제서야 나도 성난 얼굴을 만들어 아이들을 부르러 나간다. 이제 실루엣만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들을 하나씩 찾아내어 집으로 유인해 보지만 아이들은 아직도 집보단 개울에 미련이 더 남아 있나보다.
예전 어렸을 때 골목길에서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으면 엄마의 호명에 하나 둘씩 사라져가는 동무들의 모습을 눈앞에 떠올리며 난 아이들 이름을 하나 씩 하나 씩 불러본다. 유진아~~~ 유리야~~~
곤히 잠든 아이들 얼굴엔 아직도 개울가의 환영이 있는지 물처럼 바람처럼 청량하다. 이마에 송글 송글 맺혀 있는 작은 땀방울들을 쓸어주며 엄마의 행복을 느껴본다.
눈물이 핑그르르르 도는건 저두 엄마이기때문일테죠...아이는 알까요? 그 존재감으로 엄마라는 존재가 살기도 죽기도하는걸~삶에 있어 이렇게 혼자 된 삶에서는 더더욱 아이들과의 관계가 더 긴장되고 신경쓰이는것 같아요~~ 좋은 집에서 예쁜 공주들과 티격태격함서 즐겁게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파이팅!!
오늘 하루 산야 폐허를 찾아 누비고 다녔더랬습니다...--___--;;; 도깨비 찾으러....ㅠ.ㅜ.... 옛날에는 폐허에 가면 도깨비가 방망이들고 가끔 들른다기에 찾으러 갔다가...우쒸!!! 흰옷의 긴머리 소녀(?)만 만나고... 우물에서 뛰 나오고...TV에서 기어 나오고 하던 걔... 에효.... 방망이만 있으면 기냥 '집 나와라 뚝딱!!!'하면 되는데...우쒸....
첫댓글 . 우량 엄마의 아름다운 모습이 그려 지네요. 유진~유리~도 엄마처럼 아름답고, 고운 마음을 닮아 갈거예요.
행복한 아침을 열게하는 아름다운 글을 읽게 해줘서 고맙네요.
기운주는 답글 감사해요~
엄마로 살아가는 보람이 크네요. 자식들이 이제 다 커서 제몫을 하고 한시름 덜어내어 행복하게 사시는 듯 싶습니다. 이사를 잘 하셔서 빨리 안정을 되찿기를 바랍니다.~~~
이번주부터 열심히 발품 팔아 집 구하러 다닐 계획입니다^^
눈물이 핑그르르르 도는건 저두 엄마이기때문일테죠...아이는 알까요? 그 존재감으로 엄마라는 존재가 살기도 죽기도하는걸~삶에 있어 이렇게 혼자 된 삶에서는 더더욱 아이들과의 관계가 더 긴장되고 신경쓰이는것 같아요~~ 좋은 집에서 예쁜 공주들과 티격태격함서 즐겁게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파이팅!!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이 다 같겠죠?
그래도 엄마여서 햄볶아요~~ ㅎㅎ
햄볶아요조용한 사무실서 빵터짐 햄볶아요
그렇군요. 신조어,, "햄볶다".
행복하다+맛있다+고소하다+희망이 파릇파릇하다.- 이 모든 의미가 함축되어 있지 않을까.
의역을 넘 근사하게 해 주셨네요
감사...^^
잠시 즐거우셨나요?
ㅎㅎㅎ
네^^ 개그보다 이렇게 일상에서 한번 터지면 생각할수록 웃음이 나요 ㅎㅎ
엄마여서 햄볶거든요 저두 ㅎㅎㅎㅎㅎ
우리 자주 볶자구요
햄이든 남자든
ㅎㅎㅎㅎ
그 볶음 팬에 있는 자는 누구일까?
어릴적 딸들과의 시골 나들이의 행복했던 추억들, 다시 아이들과 같이 지내게 되는 과정에서 겪는 생활의 사사로움이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아빠와 엄마를 자유롭게 선택해서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간택 받은듯하네요^^
키울땐 힘들어도 나중에 큰 힘이 되는게 자식들입니다~^^
이제 곧 내가 아이들에 의해서 키워지고 다듬어지겠죠?
기대에 부풀어 있어요~
맞아요 울엄마도 딸 여섯... 엄청 힘들게 키우셨는데 지금은 딸들이 있어 많이 행복해하십니다~ 아들도 있긴 하지만... ㅎㅎㅎ
음...그런데 살면서 배우는 진리 한가지가 아들 소용없다.
맞죠?^^
ㅎㅎ 다들 그렇게 말씀들은 하지만 그래도 울엄마는 며느리덕을 톡톡히 보고 계셔서 그런 말씀은 못하실것 같네요~^*^
오늘 하루 산야 폐허를 찾아 누비고 다녔더랬습니다...--___--;;;
도깨비 찾으러....ㅠ.ㅜ....
옛날에는 폐허에 가면 도깨비가 방망이들고 가끔 들른다기에 찾으러 갔다가...우쒸!!!
흰옷의 긴머리 소녀(?)만 만나고...
우물에서 뛰 나오고...TV에서 기어 나오고 하던 걔...
에효....
방망이만 있으면 기냥 '집 나와라 뚝딱!!!'하면 되는데...우쒸....
무슨뜻인지 한참을 읽어보았네요
ㅎㅎ 결국엔 집 잘 구하라는 말씀이시죠?
도깨비 망방이 하나 구해드리고 싶었다구여....^*^;;;
그리고 그 옆쯤에 '바람'의 집도 뚝딱하고 싶었다나 뭐라나....^^***
넵!!! 아이들 마음에도 쏙 들고
'불량엄마'마음에도 꽈악 들어차는 집 구하시게 될껍니다!!! 으쌰!!!
도깨비 방망이는 안주셨어도 보내주신 힘찬 기운 잘 받을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