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홍수 참사 막아낸 네덜란드 "강 여유주기" 사업 ◈
캐나다의 북위 50도 지역에서 6월말 기온이 섭씨 49.6도까지 올라갔어요
7월 중순엔 서유럽 폭우로 독일, 벨기에에서 사망자가 210명 이상 나왔지요
그 며칠 뒤 중국 정저우에선 1년치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 지하철이 침수됐고 63명이 사망했어요
미국 서부는 7월 내내 극심한 산불에 휩싸였지요
올림픽이 끝난 일본에서는 1000mm가 넘는 물폭탄이 떨어져
88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실종 되었어요
개별 기상이변 하나하나를 놓고 기후 붕괴 탓이라고 단정 지을수는 없어요
정상 기후에서도 아주 낮은 확률로 극단 기상이 빚어질수 있기 때문이지요
UN은 6년전부터 국제 연구팀이 특정 기상 재해가
온실가스 때문인지의 확률을 계량화하는 시도를 해왔어요
온실가스 축적이 있는 상황과 없는 상황에서 각각 해당 기상이변이 나타날 확률을
컴퓨터 모델링으로 계산해 대비하는 일이지요
그런데 연구팀 26명이 캐나다 폭염 1주일 만에
온실가스가 폭염 확률을 150배 높여놨다는 분석을 내놨어요
또 이 연구팀은 지구 기후 시스템이 모종의 티핑 포인트를 넘었거나
넘고 있는 중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했어요
기후 시스템에 꾸준히 누적돼오던 불안정성이 어떤 균형점을 넘으면
질적으로 아주 다른 단계로 굴러떨어질수 있기 때문이지요
작은 변화가 쌓여 커다란 질적 변화를 야기하는 현상은 물의 상태 변화에서 대표적으로 관찰되지요
영상 0.1도에서 영하 0.1도로 살짝 더 추워졌을 뿐인데 액체 물이 고체 얼음으로 변하지요
빙하와 바다 퇴적토에서 확인되는 고(古)기후의 급변들은 대부분 빙하 얼음이 물로 녹거나
바닷물이 얼어 빙하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쳐 촉발되지요
특히 민감한 것이 북극 바다 빙하이지요
북극 빙하는 태양 빛의 80% 이상을 우주로 반사시키지만
빙하가 녹은 다음 노출되는 바닷물은 5~10%만 반사시키고 나머지 태양열을 흡수하지요
최근 40년 사이 여름철 북극 바다 빙하는 절반으로 줄었어요
그래서 온실가스가 북극 빙하를 녹이고 나면
빙하가 녹은 효과로 추가 기온 상승이 촉발된다는 것이지요
이런 자기 강화 메커니즘 때문에 북극권 기온 상승치는 지구 평균의 2~3배가 되지요
이걸 '북극증폭(Artic Amplification)’이라고 부른다 하네요
그런데 지구 전역의 기상이변 다수가 이 '북극증폭'과 관련 있다는 견해가 유력하지요
온난화 상황인데도 이따금 나타나는 겨울 극단 한파는
북극증폭으로 북극~중위도 간 기온 격차가 좁아지면서 중위도를 감아 도는
제트기류가 약해진 탓이라는 설명은 이제 상식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요
금년 2월 희생자 150명, 200억달러 피해를 낸 미국 텍사스 한파 같은 경우이지요
그러므로 6월 말 캐나다 폭염 역시 약해진 제트기류 탓이라는 것이 우세하지요
제트기류가 헐거워져 오메가(Ω) 형태로 출렁대는 상황에서
Ω의 오목 부위에 고기압대가 갇혀버리는 ‘오메가 블로킹’이 나타나는데
표토에서 달궈진 뜨거운 공기가 사발 모양의 고기압 열돔에 갇혀 버리는 현상이지요
지난 서유럽 홍수도 기류 흐름이 늦어지면서 비를 뿌리는 저기압대가
계속 한곳에 머물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요
미국 역사상 최대의 비를 뿌린 2017년 8월의 허리케인 하비(Harvey)는
히로시마 원폭 1000만발만큼의 에너지를 멕시코만 바다에서 끌고 올라 왔다고 하지요
하비는 휴스턴 일대에서 닷새 동안 꾸물꾸물 정체해 있었는데
이 역시 제트기류 움직임이 늦어진 것과 관련 있다는 주장이 나왔어요
2018년 6월 네이처엔 1949~2016년 사이 허리케인 속도가 시속 19㎞에서 17㎞로
늦어졌다는 연구가 발표됐지요
얼마전 중국 미세 먼지가 크게 개선됐는데도 한국 미세 먼지가 여전한 것은 풍속 저하 탓이라는
‘기후 페널티’ 이론이 나왔어요
그 만큼 중국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의 속도가 느려졌다는 이야기지요
2012년 논문에선 최근 50년 사이 전 지구 육지 풍속이 초당 0.7m 늦어진 것으로 조사됐지요
북극 얼음이 녹은 것이 중위도 극단 기상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2012년 '제니퍼 프랜시스'라는 미국 학자가 처음 그 메커니즘을 설명했어요
지금 기온은 산업혁명 전(前)보다 1.2도 올라 있고, 매 10년마다 0.2도씩 상승 추세이지요
이 추세라면 파리협정에서 설정한 ‘1.5도 억제’ 목표는 15년 뒤 깨지고 말지요
앞으로 수십년은 기후가 더 사나워 진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극단 기상 대응이 필수적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한 예로 네덜란드의 4대강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어요
지난 7월 중순 서유럽 폭우로 독일, 벨기에에서 사망자가 210명 이상 나왔지요
그런데 서유럽 폭우에도 독일·벨기에와 라인강·뮤즈강을 공유하고 이 강의 하류에 위치한
네덜란드에선 단 한명의 사망자도 없었어요
역사적으로 수해에 민감한 네덜란드는 강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하지요
그와 함께 네덜란드가 1993·1995년 큰 수해를 겪은 후 추진한
‘강에 여유 주기(Room for the River)’ 프로젝트가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강에 여유 주기" 사업은 보 설치.강바닥 준설, 강폭 확대, 제방 보강 등이 핵심이지요
이 사업으로 인해 네덜란드에서는 홍수 피해를 입지 않았고 단 한병의 인명피해도 없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4대강 사업" 또한 네덜란드의 자문을 얻어 시행한 사업이지요
우리나라 4대강 사업도 "강에 여유 주기"사업과 겹치는 시기(2007~2015년)에 이루어 졌어요
비슷한 치수(治水) 사업인데 아니 똑 같은 사업인데 두 나라에서 대접은 크게 다르지요
네덜란드에서는 영웅(英雄)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역적(逆賊)이 되었어요
같은 사업을 같은 시기에 했는데도 이렇듯 시각 차이가 클까요?
2010년 4월 28일 네덜란드의 발케넨더 총리가 방한하여
4대강 사업은 '수질은 물론 삶의 질도 높일것'이라고 장담하고 갔지요
이제는 세상을 바로 볼줄아는 균형 있는 시각이 필요한 때인것 같아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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