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를 새롭게 그리고 교회답게(11)
다시 교육에 길이 있다
1982년 11월 전국의회가 세 주교의 갈등과 반목으로 대한성공회 90년 역사상 처음 열리지 못하였다. 이 때 이대용(요셉) 사제는 “교육에 길이 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성공회신문에 내려고 원고를 보냈으나 펀집인은 신문에 싣지 않았다. 당시 사설의 내용이다.
1. 교육에 길이 있다.
주교님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하면 펄쩍 뛰는 이들이 있다. 대체로 그런 반응을 보이는 이면에는, 주교님들은 교육을 하기만 하실 분들이지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는 분들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로 펄쩍 뛰는 이들이 있는데, 그들의 주장을 보면, 「주교는 상징적인 존재이고 주교가 일하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받들어 주어야 그는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어떤 일로서든 주교를 탓할 필요는 없다. 그는 상징이기 때문에』라고 한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 주교들이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더욱 우리를 당혹케 하는 것은, 혹자들이, 그들을 교육한다고 해서 그들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겠는가고 비관론을 편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주교님들이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신부나 평신도가 선뜻 나서서 내가 교육해 보겠노라고 할 것인가? 사실상 주교님들은 다른 이들에게 훈계를 듣거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는 것이 불운하다. 이 불행을 누가 덜어줄 수 있겠는가?
주교님들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의미하는 교육의 내용은, 국제무대에 자주 나가실 터이니 영어교육을 잘 해야 하겠다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여러 사람을 상대해야 하니 면무식하기 위해서 책을 많이 읽도록 해 드려야겠다는 것도 아닌 것 같고, 항간에 헛소문이 있으니 아예 행실을 바로 하시라는 도덕교육을 시켜야겠다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신학이해가 불충분하니 재교육을 시켜야겠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다만 지난 번 유회된 전국의회를 전후하여 주교교육론이 비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것은 주교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주교의 직무를 올바로 알게 하자는 데에 핵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교는 교리와 교회법의 수호자이며, 성사를 감독할 책임이 있다. 또한 교회의 사부로서 뭇 사제와 신도들에게 신앙적 모본을 보임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의회 유회의 책임을 이제토록 자신의 탓으로 아는 이가 한 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런 불상사를 수습할 하등의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주교님들의 뜻이 과연 교회에 있는가를 우리 모든 신자들로 하여금 의심케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가정에서 어머니 아버지가 심하게 다투면 자녀들이 불안에 떨며 운다. 주교님들은 지금 불안에 떨며 우는 신자들이 보이지 않는가? 자신들의 독선과 고집 때문에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를 통하여 생명을 이어가는 뭇 신도들이 지금 울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주교라면, 그런 주교가 할 일은 단 한 가지 묵묵히 성당으로 들어가 제단에 옷을 벗어 놓고 묵묵히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
그러나 조금이라도 교회의 슬픔과 진통이 자기 탓으로 느껴진다면 기꺼이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 주교의 직무에 관한 교육을 말이다.
2.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고 말하는 것은 갈등이 있기 마련
위에서 언급한 “교육에 길이 있다”라는 제목의 글은 당시 대한성공회 선교 92년의 역사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대한성공회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초석이 되었다. 이미 성공회의 앞날을 내다보고 쓴 글이어서 많은 교인들에게 거슬림과 갈등을 주었으나, 갈등을 갈등으로 대처하면서 34년의 세월이 흘렀다.
역경 설괘전 3장은 하늘과 땅, 그리고 자연법칙에 대한 원리를 언급한다. 하늘과 땅이 자리를 정하자(天地定位), 산과 연못은 기운을 통하며(山澤通氣), 우뢰와 바람은 서로 부딪치고(雷風相薄), 물과 불이 서로 싫어하지 아니하여(水火不相射) 팔쾌가 서로 섞인다(八卦相錯). 3장 하반부(數往者 順 知來者 逆 是故 易逆數也)를 이해하기 쉽게 의역하자면,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지난 일을 헤아리고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으나(數往者 順), 앞으로의 일을 미리 알고 말하는 것은 거슬리게 하고 갈등을 일으킨다(知來者 逆). 따라서 변화를 논하는 것은 거슬림을 거슬림으로 갈등을 갈등으로 대처해야 한다(是故 易逆數也).”
미래의 일을 아는 사람이 새로운 생각과 사상을 말하면 기득권세력과 안정적인 지위가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강한 저항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는 이치에 따라 사리를 판단하고 바른 모습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좋은 가르침을 설괘전은 주고 있다.
예수님은 도전을 받더라도 바른 모습으로 앞으로 나가셨다. 미래를 미리 알고 전하는 사람은 도전을 받고 핍박도 받는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옳아야 좋은 것이다. 예수님은 옳은 것이기에 세상이 미워해도 이 생명의 길을 각오하고 따라 오라고 하셨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나는 아들은 아버지와 맞서고 딸은 어머니와, 며느리는 시어머니와 서로 맞서게 하려고 왔다. 집안 식구가 바로 자기 원수다”(마태 10:34-36).
3. 왜 우리는 성공회의 대학의 5년 이후의 상황을 말해야 하는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일을 가지고 문제제기 하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될 일이 강 건너 불을 보듯이 분명하기에 누구에게는 거스름이 되고 갈등을 주는 일이 되어도 갈등은 갈등으로 대하라는 설괘전 3장의 말씀을 따라서 그리고 “교육의 길이 있다”는 글을 귀감으로 삼으려 한다.
성공회대학교의 2013년도 운영수입이 대략 260억 원이었으나 2년 후 2015년엔 216억으로 44억이 감소하였다. 앞으로 2번의 대학 평가가 진행이 되고 입학정원을 7~15% 씩 줄이면 이 액수 이상으로 수입이 감소하여 대학운영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대학에 입학할 학생 수가 줄어감에 따라, 1주기(2014-16년)에는 4만 명을 감축하지만, 내년 평가(2017-19년)는 5만 명, 그리고 3주기(2020-22년)인 2020년에는 입학정원 7만 명을 더 감축해야하기 때문이다. 학력평가에서 1, 2등급을 받지 않고서는 정원을 줄여야 하는데, 성공회대는 여건상 1, 2등급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성공회대학교는 2013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3년)의 법인 및 대학의 회계부분(경영 및 운영 일체의 사항)에 대한 교육부로부터 감사를 받았고, 교육부의 회계감사결과처분통보에 따라 행·재정상 조치와 신분상 조치(경징계)를 이행하고 그 결과를 60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통보 받은 바가 있다.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에 대하여 이사장이나 총장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을 보아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떤 자구책을 구하지 않고 대학입학생 감소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그저 자괴감에 무기력하게 손을 놓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발상의 전환을 하여 학교를 건실하게 하고 살리기 위해 올인 해야 할 때이다. 성공회대학교가 한국 지성의 대표가 되고, 민족의 미래를 위해 일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도 성공회대학교를 사랑하지만 주위의 많은 시민들이 애정을 가지고 성공회대학교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성공회 모든 교인들의 사랑과 기도로 이루어진 학교가 퇴출되도록 이대로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물론 성공회가족 공동체가 포기하지 않는 한,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학교 폐쇄를 결정하기 전에는 문교부도 성공회대학을 퇴출시켜서는 안 된다.
4. 무슨 일이나 원칙과 상식이 있다
성공회는 전통과 성서를 존중하고 있다. 거기에 이성이라는 부분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많은 신자들이 공감하면 의회에서 교리도 채택할 수 있고 신앙고백도 새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성공회 교회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기 때문에 상식에 벗어난 일을 하면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거나 비난을 받게 된다.
성공회대학교 102년 만에 처음으로 학교의 발전 계획과 비전을 가진 소신 있는 사제를 공모한다고 이사장 이름으로 총장공모를 공고하였다. 그러나 공모한 사제가 한 명뿐이자 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별도로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상식을 무시하며 원칙 없이 총장을 선임하였다. 이미 현 총장을 연임시키기로 하였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져 있었는데, 원칙을 무시하며 무리하게 소문대로 현 총장을 연임시킨 것이다.
학교가 어려우니 대학 발전과 비전을 제시하는 소신 있는 사제를 총장 공모에 응하라고 공고 해놓고 공고와는 관계없이 뚜렷한 소신이나 비전을 갖지 않은 현 총장을 연임시키기 위해 이사회는 비상식적인 일을 하였다. 일단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면, 고문변호사 자문을 받아 일처리를 하는 것이 상식이다. 변호사 자문 없이 법적 문제제기한 의견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가부로 묻는다는 것은 이미 상식을 벗어난 것이다. 또한 이사회의 의견이 5대 5로 동수로 나왔으면 법적인 자문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문제 제기한 안이 부결되었다고 선언하고 총장선임 절차를 밟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법적인 문제 제기한 당일(7월 8일)의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자 그동안 총장모집 공고를 무효화하고 다음 이사회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총장을 선임하는 것으로 결정하고는 7월 28일에 가진 이사회에서 현총장을 연임시켰다.
5. 현 총장은 왜 연임되었을까?
카프인수 문제에 있어 이 총장의 입장 변화와 소신 없는 태도에 교직원과 교수들로부터 이 총장은 신뢰를 잃었다. 결국에 총장불신임안이 70%가 넘는 찬성으로 가결되는 수모를 겪기까지 하였다.
총장불신임안이 통과되고 난 후에 성공회대 대학생 기자가 쓴 기사 중 일부이다.
“사건의 후폭풍은 장난이 아니었다. 교수회는 성공회대학교의 미래를 주제로 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성직자 세미나까지 찾아와 재단과 총장을 성토했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각 교구의 평사제들은 학교의 자세한 사정을 처음 접하고 충격 받았다. 그날 동래교회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신부님이 재단과 교단을 격하게 성토했던 기억이 난다. 교회와 성도들이 사랑과 신뢰로 없는 돈 쪼개 기부하고 후원해온 성공회대학교다. 진보가 어쩌고 빨갱이들 어쩌고 이런 거 잘 모르고 그저 학교를 믿고 사랑하고 잘 되길 빌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뉴스에서 이 학교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 한다. 재단과 교단은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거냐. 대충 이런 이야기였다. 말씀하시는 신부님 표정이 누구라도 때려주고 싶은 표정이었다. 재단의 방치와 무책임으로 학교 꼬라지가 이런 임성한도 안 쓸 막장드라마가 되어있었다니 당연히 충격이셨겠지. 그 학교 다니는 나도 어이가 털리는데. 서울교구 주교이자 성공회대 재단이사장인 김근상 주교는 개회 식순까지만 자리를 지키다가 비판이 쏟아지기도 전에 슬그머니 사라졌다.”
교수협의회에서는 현 총장을 연임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총천후보추천위에 현총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의견을 전하기도 하였다. 이번 총장 공모제의 출발점이 바로 현 총장에 대한 교수협의회의 불신임 때문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사회는 어려운 학교문제를 타개할 발전계획과 비전을 가진 소신 있는 사제를 총장으로 공모한다고 한 것이다. 학교의 교수 사회의 불신과 분열의 책임을 잘 알고 있는 이 총장도 이미 매체를 통해 퇴임의 소감을 밝히기도 하였다(참조, http://univalli.com/alliskhu/view.php?idx=96).
2014년부터 학교의 문제가 증폭되고 있었고, 문교부의 대학구조조정 정책으로 성공회대학교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으나 이사회나 총장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였다. 이사회는 발상의 전환을 과감하게 하고 열림, 나눔, 섬김의 건학이념을 펼쳐야했다. 그리고 대학교를 새롭게 바로 세울 총장을 선출하고 학교문제를 해결해 나갈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했다. 그러나 결과는 상식적이지 않는 방법으로 교수협의회에서 소신이 없다고 판단하여 총장연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 총장을 연임시킨 것이다.
성공회대보를 보면, 학생의 눈에는 이번 총장 공모제의 의미가 무색한 것으로 비쳐진다.
“처음으로 시행하는 만큼 이에 대한 충분한 무게가 주어졌어야 한다. 단지 총장 선출 과정이 투명하게 ‘보여지는’ 움직임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다. 총장 공모제에 지원한 후보와 추천인으로 동록된 후보간의 차이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2016년 9월 1일자).
또한 이번 성공회대학보의 총장선출 기획취재에서, 이정구 총장은 적절한 절차를 통해 선출되었다고 말한 이사장 김근상 주교의 말에 대하여 종교인의 양식을 지적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문제 없을지 모르나, 법보다는 더 엄격하게 도덕적인 행동을 중요시 하는 종교인으로서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까지 사라진다고 할 수 없다”고 법적이면 된다고 말하는 잘못된 종교인의 양식에 일침을 놓고 있다. 절차의 문제가 없으니 정당하다고 말하기 전에 도의적이고 양심적이어야 한다고 대학생들은 지적하고 있다.
6. 위기의 상황에서 공사비 100억여 원이 들어가는 기숙사를 왜 신축하려는가?
현재 기숙사도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문교부 대학평가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공공기숙사 유한회사를 만들어 지금 기숙사 보다 배를 수용할 수 있는 338명 수용의 대형 기숙사를 신축하는 계획을 세웠다. 성공회대 이정구 총장이 이사회에 사업 승인을 요청해서 이루어졌는데, 사업 주체는 "성공회대학교 공공기숙사 유한회사"라는 특수목적법인이다. 성공회대 행복 기숙사는 100억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는 큰 공사로서 만일 잘못되기라도 하면 성공회대로서는 회복불능의 재정적 부담이 될 수 있는 위험률이 아주 높은 사업이다.
문제는 성공회대학교와 이사회 그리고 공공기숙사 유한회사 3자간의 책임소재나 권한 그리고 공사 진행의 투명성에 대한 그 어떤 사항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즉 기숙사 신축과정에 문제가 있을 때 누가 책임을 지는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성공회대 교직원과 교수들도 심지어 성공회대학교 법인 이사들도 이 문제에 관해서 잘 모른다는 것이다.
성공회대학교가 5년 후에 퇴출되는 가능성이 있는데, 왜 이러한 위험 부담을 안고 공사를 하려할까? 성공회대학교를 살리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전력투구해야 하는데, 이사장이나 총장은 어떤 대책이 없다. 당장 발 벗고 대학을 살리기 위해 비전을 제시하고 성공회대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모금을 하는 것이 우선순위인 것 같다. 그런데, 학교가 위기에 처하면 가장 크게 부담이 될 큰 공사를 심사숙고하지 않고 추진하고 있다. 학교가 폐쇄되든 상관없이 이익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우선 공사 관계자이다. 학교가 망하든 말든 건축하고 돈만 벌면 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공사를 하면서 부스러기를 챙기는 사람들이다.
7. 학교법인 이사장은 어떤 방안을 가지고 있을까?
2년 전부터 학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교수들의 건의와 문제제기를 잘 알고 있는 성공회대학교 이사장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가? 대책이란 이번 총장 공모 공고문을 내면서 학교가 어려우니 학교발전과 비전을 제시하는 소신 있는 성직자를 공모한다고 공표한 것이다. 그러나 소신 있는 성직자를 공모한다고 해놓고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총장선임 절차에 있어 법적인 문제까지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자문변호사의 자문 없이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더 놀라운 것은 학교법인 정관이나 사립학교법 시행령을 숙지하고 있지 않는 가운데 회의를 진행하였다는 것이다. 결정한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권리만 행사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도자로서 자질의 문제가 있다. 교육을 받아야 할 분이다.
앞서가는 대학교, 깨어 있는 대학교의 경우, 총장 공모를 하면서 학생들의 의견도 수렴하고 교수들의 참여도 허락할 정도로 개방하고 있다. 그런데도 성공회대학교는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의해 이사회를 구성하지 않고 있다. 개방이사나 개방 감사를 두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 개방이사 또한 성공회에서 세례, 견진 성사를 받고 몇 년의 신앙생활을 하여야 가능하다. 가족 족벌체제로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는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어 교육당국은 사립학교법시행령을 정하여 가족 족벌체제를 막고 있다. 성공회대학교 이사회는 무늬만 다를 뿐, 가족 족벌체제나 마찬가지이다. 세 교구의 3명의 교구장과 당연직 3명(총장, 성직자원 대표, 평신도원 대표), 그리고 대부분의 교회의 신자회장으로 이사회가 구성되어 100% 성공회 가족이다. 현재 사립학교시행령을 무시하고 구성된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이사회에서는 어떤 개방 정책이나 학교발전 자구책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학생들이나 교수들의 의견을 수렵하려는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도자는 많은 권한이 있는 반면에 책임 또한 막중하다. 어느 곳의 기관장이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명예욕에 경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지도자가 기관을 맡느냐에 따라 단체의 운명이 좌우되는 것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아왔다. 지도자는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비전을 제시하고, 자기 갱신을 끝임 없이 할 때, 빛을 발한다. 어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 속이 다른 사람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놓는 것이 현명한 지도자일 것이다.
‘교육에 길이 있다’는 글에서처럼 기본적인 주교의 직무에 대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책임 있는 지도자라면 발상의 전환을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옥스퍼드 운동의 한국에서의 종교분야의 결실이 대한성공회라면 교육 분야의 결실은 성공회대학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학교 발전을 위해 이사장과 총장은 자기희생과 헌신의 십자가를 지고 학교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그러한 각오가 없으면 자리에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회대학교 역사에 가장 불명예스런 자로 기록되게 될 것이다.
8. 성공회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자
“교회를 새롭게 그리고 교회되게”라는 이름하에 글을 쓰고 교회갱신을 외치자 많은 교우들이 뜻에 동참하겠다고 한다. 산골에 사는 저를 찾아오기도 하고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성공회대학교를 이대로 침몰하도록 두고 볼 수 없다며 ‘성공회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나 ‘성공회대학교를 걱정하는 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교우들이 있다. 일리가 있는 제안이라고 본다. ‘교육에 길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반추하면서 ‘다시 교육에 길이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자 ‘성공회대사모’를 발족시키려 하오니 기도와 참여를 바란다.
|
첫댓글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092286611
서강대 이사회의 구성문제와 이사회 개방에 관한 문제제기를 참조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는 많은 권한이 있는 반면에 책임 또한 막중하다. 어느 곳의 기관장이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명예욕에 경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지도자가 기관을 맡느냐에 따라 단체의 운명이 좌우되는 것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아왔다. 지도자는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비전을 제시하고, 자기 갱신을 끝임 없이 할 때, 빛을 발한다. 어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 속이 다른 사람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놓는 것이 현명한 지도자일 것이다.
저도 처음엔 총장 선출과정의 민주적인 절차만 거론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더 성공회대 문제를 아주 구체적으로 알아가게 될 수록 위기감은 증폭되더군요.
제가 특정인을 성공회대 총장으로 되게 하려고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생각하십니까?
성공회대 이사회가 있고 이사들이 선출하는 성공회대 총장을 제가 어떻게 관여하거나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까?
진정으로 진정으로 성공회를 사항하시고 성공회대가 한국 미래의 평화와 인권을 이끌어가는 대학으로 우뚝 솟아 자리매김하길 바라신다면 성공회대 문제를 직시하십시요.
누가 되던간에 이대로 성공회대가 간다면 학교 규모는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누가 총장이 되느냐 보다는 총장이 되어 어떤 자세로 어떻게 학교 행정을 이끌어가면서 학생과 교수 교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총장이 이번에 선출되어야 성공회대의 미래가 그나마 가능성이 보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총장이 선출되고 소통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일말의 가능성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누가 되었던지간에 성공회대를 위한다면 교수와 학생 교직원들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대학의 미래를 토론하고 같이 하나가 되어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을 그것 뿐입니다.
현 총장이 유임을 하든 아니면 새롭게 총장 선출과정이 진행이 되던 그것은 부차적인 일입니다.
제가 아름답지 못한 글들을 올리면서 교우님들의 비난을 받아가면서 줄기차게 길을 올린 이유는 하나 뿐입니다.
성공회대를 살릴 골든 타임은 지금입니다.
내년에 대학평가가 나오게 되면 그리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시간만 보내게 되면 가망이 없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성공회대에 대한 가시돛친 글 올린 제 진심을 헤아려주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성공회대가 정상화 되어 자랑스런 대학으로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14년부터 성공회대 문제에 대한 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