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요일이다. 내일은 음력 사월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이란다. 스승의 날이기도 하고.
스승의 날이 오월 십오일 까닭은 세종대왕의 탄신일로 정했다고 하는데.
군사부(君師父)일체 정신에서 으뜸으로 삼는 스승이라 여긴 때문인가.
지난 주는 비 때문에 걸르고, 오늘도 더할 나위 없이 화창한 날이 될 듯.
운전수 마음대로 정했으니 따르라는 엄명을 받고 집을 나선다.
작년 10월에 채종해서 뿌린 맥문동이 마악 새싹을 틔어 올라오기 시작한다.
오랜 기다린 끝에 올라오는 생명의 신비로움을 맛보면서 약속 장소로 간다.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맑다.
나설 수 있다는 기쁨에 감사함을 더하면서.
반석역 근처에서 합승해서 달린다. 세종특별자치시의 연기면 연기리 를 지난다. 연기군의 지명이 시작 된 곳 한때는 지방관아가 있던곳, 그래서인지 산성이 표시 부분에 우뚝하게 자리하고 있다. 옛 생각을 하면서 지나친다.. 산성 기왓조각으로 놋쇠그릇을 닦았다는 주민의 이야기도 떠올리면서.
오른쪽으로 병마산성도 지나고.. 기문둔갑술을 수련하는 분한테서 차도 한잔 대접받던 곳도 회상하면서 , 운주산성 입구로 들어선다. 어떤 식당인지 궁금한 데 그윽한 숲속으로 계속 들어간다. 연등이 좌우에 매달린 길. 운주산 고산사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11시 반 지나야 점심이 가능하다는 곳. 상호도 특이한 곳 야호래인지 서래야인지에 들어가서 밥부터 요기하고 카페에 들러 차도 마시면서 산성 답사 준비 운동을 한다.
이끼낀듯한 건물 안으로 신발 벗고 들어간다.
맛있는 점심으로 에너지를 채운다.
고산산를 지난다. 일주문도 있고 옛날 보다 많이 격식을 갖춘 절이 되어 있다. 차창밖으로 건너다 보고 계속 차로 올라간다.
오래 만에 오는 길이라 다소 낯설기도 하다. 오르막에 굽이친 고개, 그런데 내려가는 길이다. 어라 이것 길 잘못든 것 아닌가하고 어리둥절해진다. 다행히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오랜 만이라 잊고 있었던 것.
옛날 왔던 곳에 차를 주차한다. 남문밖, 전에는 오른쪽 동쪽 성벽으로 올라갔었는데,, 오늘이 3번째인가...
복원해놓은 성벽이 어쩐지 고성 답지 않아서 생뚱맞게 느껴진다.
이끼 낀 옛성돌들이 그립다. 비록 허물어지고, 망가졌어도..
가끔가다 눈에 띄는 옛 성돌들. 이 많은 성돌을 어데서 어떻게 채집해서 운반해서 축성했을까?
내가 자주 다니는 앞산(216m)인 지족산의 서낭돌탑쌓기 경험으로 미뤄본다.
수백년 이상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산성을 쌓은 기술과 노력과 정성을 잠시 생각해본다.
운주산성 안내문을 들여다 본다. 내성도 있고 외성도 있다는데...
460m의 운주산 정상을 기점으로 서, 남단의 3개 봉우리를 감싸고 있는 포곡식 석축산성,. 전동면 3개 마을과 전의면 2개 마을과 경계하고 있는 3km 둘레의 외성... 543m의 내성으로 되어 있다는데..
한글 부분은 퇴색해서 읽기 어렵고, 비교적 읽기 가능한 부분은 영문 표기이다.....
남문 안으로 들어서니 오른쪽 동쪽으로 사각형 연못이 보인다. 그 너머로 동쪽 산성벽이 있었는데..( 붉은 점 표시 부분)
산성과 물, 떼낼 수 없는 절대적인 것.
산성 답사시 지형과 더불어 물 집수 시설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는 것도 좋으리라.
헷갈리는 길을 찾아 위로 올라서니 정자가 있고, 그 못 미쳐서는 미곡약수터가 있다. 미곡은 미곡리에서 따온 지명이리라.
'미곡약수터'에서 거북이 주둥이에서는 물이 쉼없이 흘러나오고,,
빨간 바가지로 한 모금 마신다.
정자에서 잠시 쉰 후 쉬엄쉬엄 북문 쪽으로 올라간다.빛 바랜 비목나무 안내판도 지나치고...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제법 잘들 올라간다. 지팡이도 없이...
이윽고 나타난 곳 건물지가 있는 곳은 보호 철책으로 구별해놓고. 운주산 정상까지 0.4km. 잠시 쉰다.
북문지 근처에서 성벽도 보고 북문의 모습도 상상해 본다, 성지기는 현문식이 아니었을까 하고 말하고.
마침 가까이에 있는 아까시나무 꽃 향기가 코를 찌른다. 왜 아까시아가 아까시로 되었는지 했더니 "아, 가시 " 하고 응답한다.
'아가씨'가 아니고... 어떤 나무는 두 갈래로 갈라진 사이에 돌을 끼워놓은 것도 있고, 나무 시집보냈나? 예전 어떤 칼럼니스트의 나무 시집보내기가 생각나고..
북쪽면의 성벽 보기
성지기가 이상한 나무를 들여다 본다.
북문 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잠시 휴식 후 우리는 왼쪽으로 성벽길을 따라 오른다.
소나무 오른쪽 아래로는 흩어진 성돌 아래로 옛 성벽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런데 소나무에 표찰을 달고 있다. 재선충병 치료 처치한 표찰?.
갑자기 지족산 소나무가 생각난다.
2021년 소나무 재선충병 예방나무주사한 표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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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에 신고한 지족산 소나무.
운주산성 답사 다음 날 찾은 지족산에서 발견한 띠가 눈에 띈다..며칠 전에 없던 것이 다시 생겼다. 붙인 주체가 다르다.
집 앞 잔디밭에서 발견한 솔씨 발아 모습이다.
솔씨 껍데기를 아직도 머리에 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노송까지 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련과 햇빛과 물과 양분과... 병충해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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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주산 정상(460m)을 향해서 숲속을 걸어 올라간다. 오른쪽으로는 옛 성벽이 있고...
운주산성의 성돌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한다. 예전의 '백제의 얼 상징탑' 오른쪽 정상에는< 고유문>이 있고..
기념 사진을 찍는다. 핸드폰으로...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성공.
백제의 얼 탑 건립기록이 쓰여있고..
향토사학자 이름도 있고...
정상에 있는 고유문 조형물. <고유문>이 무슨뜻인지. 文,인지 門인지.. 결국은 뒤의 글을 보고 文으로 판단한다.
읽기도 힘들고, 얼른 해석하기도 힘든 부분이 있다. 장황하기도 하고...
운주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산들을 확인해 본다.
동림산성이 있는 동림산도 망경산도..
운주산 등산로 안내도도 들여다 보고.
상징탑을 둘러보고는 남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간다. 급경사도 종종 보이고... 조심조심.. 넘어지지 말고,,추락주의하라고 하면서..
오른쪽으로 옛 성벽터가 남아있다.
철책 보호대 아래로 나뭇가지 사이로 성벽터가 보인다.
산책길로 더 없는 산길을 내려서 산성의 마지막 치(雉)부분에 온다. 우리나라 성벽의 특징 중의 하나인 치.
추락 주의 안내판 옆에 길 한가운데로 소나무 가지가 가로 막는다.
성지기가 들여다 본다. 넘어지는 소나무를 이 두 가지가 겨우 막아 주었다고....
90도 각도로 꺾여진 소나무 밑둥이 겨우 팔꿈치 같은 가지 덕택에 부러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니 운명인가...
두 가닥의 나뭇가지가 원 둥치 소나무를 살린다..
아래로는 우리가 처음 지나갔던 남문지와 주차장이 내려다 보인다.
산지기와 작은산지기가 기념 촬영을 한다. 개선문을 통과하듯 지나온다.
만수무강문이랄까...
즐거운 운주산성 답사.
구름이 머물다 간다는 산 운주산 거기에는 고산사가 있고....추억이 있고, 역사가 있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서... "어디유?"
반석역에서 헤어진다. 17시가 다 되어 간다.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감사한 하루였다.
(204.05.16(목) 카페지기 자부리 씀)
(* 추가: 운주산성 답사에 관한 자세한 자료는 검색창에서 운주산성을 입력 검색하면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성지기의 글은 책에 나오기 전의 원본이어서 더욱 정겨웁습니다.
1) 2009년 6월 9일자 와
2) 2013년 11월 5일자 등 2회, 산과 산성이야기 편에 실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