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올레길을 걷기로 한 오늘, 대구 등 타지에서 오시는 분들이 있어, 구미역에서 모여 출발해 금오산을 향해 걷고 있는데 요즘 보기 힘든 피마자가 몇 그루 눈에 뜨였습니다. 일행이 50대 후반부터 60대 중반까지인지라, 아주까리라고도 하는 이 피마자를 모를 이유가 없습니다.(사실 아주까리의 씨앗을 피마자라 하니, 완전 같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피마자유는 설사약·포마드·도장밥·공업용 윤활유로 쓰고, 페인트·니스를 만들거나 인조가죽과 프린트 잉크 제조, 약용으로도 쓰며, 머릿기름, 호롱불 기름, 들기름, 참기름 대용으로도 썼다고 합니다.
피마자를 본 후 우리의 주제는 기름으로 옮겨갔습니다. 동백기름, 주성분은 올레산(酸)으로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황색의 맑은 기름으로 주로 머리기름, 정밀기계유, 의약계의 올리브유 대용으로도 쓰였으며, 정제한 것은 담백한 맛이 있어 요리에 쓰였다고 합니다. 달맞이꽃은 차로 만들어 먹기도 하며, 감기로 열이 높거나 인후염이 있을 때 물에 넣고 달여 복용한다고 합니다. 달맞이꽃기름은 여성의 생리전증후군이나,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켜주기도 한답니다. 남성의 전립선암 예방, 남성호르몬 증진 효과도 있다네요. 피부건강과 노화 예방에도 좋다고도 하고요.
그런데 우리가 얘기했던 건, 이런 기름이 있었다, 썼었다는 정도이지, 어디에 효능이 있다는 건 아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결론 내렸지요. 우리 일행이 모두 건강하니 이런 식물, 식품의 효능에 관심 기울일 필요가 없는 거라고, 그래서 우린 모두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돌아보면, 일행 중 한 분은 며칠 전 13년 와병하셨던 아버님을 벼리셨고, 다른 한 분은 부모 모두 요양병원에 계셔 건강에 신경 쓸 나이, 때가 되었음에도 그걸 잊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새 나이로 아흔이신 어머니께서 아직 병원 신세 안 지시고 혼자 섭생을 하시는 게 얼마나 우리 가족에게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개개인의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굳이 일부러 챙길 필요는 없을 수도 있겠지만, 산약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효능을 아는 일도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연수원 강좌에 이런 내용의 강의가 많지만, 평일 주간에 하다 보니 참석이 어려운데, 이젠 잘 찾아보고 일이 적은 하반기에 개설되는 과정이 있다면, 굳이 구미가 아니더라도 찾아가서 수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고, 이상이 감지된다면, 극복할 다양한 방법, 계통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걸 새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때’를 안다는 건 참 중요한 일입니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 특정 성분의, 효능의 약재가 아니더라도 치유의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중도에서 그걸 느꼈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234325373
대구수목원에서도,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234358552
대명유수지 물억새평원에서도,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234333545
낙동강체육공원에서도 느꼈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231984316
금오산올레길과 우리집 앞 형곡공원에서도 가을을 만났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3236776553
가을사과(모셔온 글)=======
사과가 떨어졌다
만유인력 때문이란다
때가 되었기 때문이지
-----이철수의 '마른 풀의 노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