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ㅡ 현재에서 과거나 미래로 자유로이 갈 수 있는 도구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에 의하면
타임머신을 만들 이론은 정립되었으나
실제 이런 기계를 만드는 것은 현재기술로는
불가함
그러나 대한민국 고흥풍양중학교 8회 동창생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타임머신을 만들어 타고다녔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다만 미래는 갈 수 없고 40년 전 과거로만 갈 수 있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ㅎㅎㅎ
2016년 4월 24일 또 다시 고흥풍양중학교
8회 동창생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1박2일 동안
40년 전 교정으로 돌아갔다
달밝은 밤에 음악에 맞춰 고고춤을 추기도 하고
타오르는 장작불을 돌며 강강술래도 하다
배가 고프면 감자와 고구마를 구워먹기도 하며
날이새는줄도 모르고 그렇게 캠프파이어를 즐겼다
다음날 청백팀으로 나눠 운동회를 열었다
2인1조 릴레이부터
풍선 터뜨리기에 단체 닭싸움 등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했던 게임을 하며
세상이 떠나가도록 깔깔대며 참새들 처럼 쉼없이 재잘거렸다
통돼지바베큐를 준비했지만 전라도 토종들에게는 별반 인기를 끌지못했다
친구들이 십시일반 보내온 홍어회,두릅,산낙지,
묵은지,갓지,열무김치,두부,서대구이 등 전라도식으로 차려진 성찬앞에 통돼지바베큐는 그저 주전부리로 전락하고 만것이다
점심을 마친 후 운동장주변에 숨겨놓은 보물찾기시간을 진행했는데 나무밑이나 돌담아래 숨겨진 보물을 찾는 머리에 서리내린 중년들의 모습이 아닌 학창시절의 소년 소녀 그 자체였다
남자들의 임산부체험놀이나 여자가 남자를 업고 뛰는 게임은 다소 19금 하지만 이 역시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거라 다들 즐거워했다
풍남초와 매곡초가 백팀
풍양초와 풍야서교를 청팀으로 나눠치른 운동회는
청팀의 승리로 돌아갔다
동창이란 한자로 한가지 동(同)에 창문 창 (窓)을 쓴다
즉 같은 창문으로 바라본다는 뜻인데
햇볕 따사로운 남향의 창
여명의 아스라함을 느낄 수 있는 동녘의 창
천연의 노을과 사라지는 것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는 서쪽창
세사의 번잡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북쪽 창
창 하나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토록 많다
창은 살아가면서 복잡다기한 세상만사를 뒤로하고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장치다
창이 있어 시간에 쫒기는 삶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고 생각을 다듬어 볼 수 있다
여기에 하나로 함께 바라보며 세상을 열어가는
동창들의 가치를 무엇으로 따지랴
서로의 입에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는 모습을 보고 달리기에 뒤쳐진 친구에게 손을 내미는 우정을 보며
거세한 세상에서 원초적이고 원론적인 관계를 맺은 동창이야말로 진정한 인생동반자들이고
삶의 축복임을 다시 한 번 느껴본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