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소문을 올린 진산 조은산 선생과 이에 "내 너의 상소문을 읽었다"로 시작하는 림태주 시인의 하명문을 통해 두사람이 벌이는 논쟁이 실로 재미를 더하고 문장으로 수 여합을 겨루니 점입가경이다.
국회에서 의원이라는 작자가"나이도 어린것이"라는 시정잡배들이나 쓰는 말들을 듣다가 필문으로 논쟁하는 모습을 보니 신선하다는 생각도 든다.
진산이 올린 시무7조 상소는 한마디로 지위나 권력을 강화,안정시키기 위하여 기득권과 수구 세력들이 주장하는 우민 정책(愚民政策)을 상소문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였다.
외양은 장엄하나 그 속은 거칠고 구질거린다.
이에 림태주 시인은 "너는 누구의 백성인가?"를 묻는 것으로 진산의 폐부에 비수를 꽂음으로 진산의 맥을 끊어 놓았다.
청원이 아닌 상소문을 올리려면,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머리를 쳐 달라는 뜻으로 도끼를 앞에두고 올리는 지부 상소(持斧上疏) 쯤은 되어야 배포가 두둑하다 할 것인데 림태주 시인에게 보낸 반박문에서 그런 배포는 고사하고 상식을 벗어난 비논리로 수성하기에 급급하다 형편없이 밀리고 말았다.
진산의 글을 읽다보면 의롭지 않은 것은 결국에는 빛을 잃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나 진산에게 고한다. 당신의 인생에서 림태주 시인은 올바른 길로 인도해줄 한줄기 빛이니 림태주 시인의 하명문을 스스로 경계하는 자경문(自警文)으로 삼아 생을 살아간다면 틀림없이 그나마 한시대를 풍미하고 살다간 사람으로 회자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