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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후기 스크랩 정기 불정 자연휴양림
북키퍼 추천 0 조회 442 07.04.16 20:50 댓글 24
게시글 본문내용

6번째 자연인(自然人) 가족나들이

 

장소 : 문경 불정 자연휴양림

 

날짜 : 2007년 4월 14일 ~ 15일

 

등장가족 : 상록수, 남충, 하마, 대게, 젊은오빠, 북키퍼 (이상 6가족)

 

 

자연인 친구들과의 정기나들이가 3주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보통 2주에 한 번인데, 이번에는 달력의 장난(?)으로 그 주기가 한 주가 늘었더군요.

저만 그런 줄 알았더니만, 실은 다들 몸이 근질근질 했다고 그러네요.

상쾌한 공기와 눈이 시린 풍광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마약입니다요, 마약.

ㅋㅋㅋ...

 

 

전일 밤, 상록수와의 통화로 나들이 준비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불정 자연휴양림에서는 식기도구와 잠자리 비품 등이 부족할 터이니,

챙겨올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챙기라는 말에

있는 살림, 없는 살림 다 꺼내어 애마에 실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야영 시즌이 되면,

지금 장비 말고도 실어야 할 장비가 더 늘어나겠죠.

 

그때를 대비하여 미리 연습한다 기분으로 했는데,

생각보다 정리정돈이 잘 되었습니다.

덕분에 마누라한테 칭찬도 받고.

ㅋㅋㅋ...

 

 

 

어젯밤 장 볼 때

품절이 되어 못 샀던

수제 소시지를 사러

출발하기 전에 롯데마트에 들러봅니다.

 

우리 아들녀석 달콤한 것 하나 먹여 놓아야지

가는 도중에 조용하겠죠.

근데 아들녀석 아이스크림 골라 주겠다던 사람 손에도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고.

아들은 350원짜리, 마누라는 700원짜리.

그것도 모자라, 결정적으로 내꺼는 없고~~~

"잘한다"

 

 

포항 나들목입니다.

이제부터 신나게 밟아가야겠죠.

도착예상시간은 2시간30분 정도.

 

오늘의 코스는 대구 금호분기점을 거쳐

중앙고속도로의 가산 나들목으로 내려서

상주, 점촌의 국도를 이용할 계획입니다.

가산에서 상주, 점촌까지는 국도가 잘 되어 있어서

굳이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겠더군요.

 

좋은 정보를 주셨던 젊은오빠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통행료도 아끼고, 주변의 좋은 풍광도 즐길 수 있게 해 주셔서...

 

 

 

창원에 계시는 승은이 둘째 고모부님이

독일 본사에 가셨다가 선물로 스포츠 선글라스를 선물하시네요.

캠핑 다니는 처남한테 잘 어울리겠다고.

 

우리 양반(?)가문의 후손들은 아무리 좋아하더라도 바로 잘 드러내지는 않죠.

"에이, 뭐 이런걸 다 주십니까... 저는 현찰을 더 좋아하는데..."

그카다 성질 더러븐 우리 누나한테 뒤지게 맞았습니다.

ㅋㅋㅋ...

 

 

 

불정 자연휴양림 올라가는 길의 벚꽃.

만개를 하여 꽃비를 내려주던 너무나도 이쁜 길이었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을 일찍 봐야겠다는 욕심아래,

포항에서 한 번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밟아왔건만,

이 길에서는 도저히 차를 안 세우고는 안되겠더군요.

 

시간만 허락이 되었다면

차를 세워두고 마누라 손잡고 걸어올라 갔으면 했지만,

아쉬운따나 그냥 사진으로 족적을 남겨봅니다.

 

 

 

불정 자연휴양림 입구.

지자체(문경시)에서 관리하는 휴양림으로

1997년에 개장을 하였습니다.

야생화를 키우는 화단 등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관리가 잘 되어 있으며,

약수터의 물맛이 참 좋았습니다.

여름에는 아이들의 물놀이장으로 손색이 없겠더군요.

 

 

 

예정시간과 거의 일치하게 도착하여

반가운 자연인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저녁 준비에 바로 들어갑니다.

 

키 큰 친구가 허리 굽혀

화롯대에 불 피우는 모습입니다.

사이즈가 너무 길어

평상시 모습은 앵글에 다 담기가 불편(?)했는데

이 모습은 굉장히 수월하네요.

ㅋㅋㅋ...

 

이번에도 이 친구가

내가 좋아하는 불로막걸리를 5통씩이나 사왔다는데,

우리 가족이 도착하기 직전에 다 비웠다는군요.

 

1통이라도 남겨놓든지, 아님 말을 하지 말던지.

다음에는 내꺼 남겨주라.

응, 알았제?

 

 

 

비쩍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엉덩이가 다소 실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제가 남충엄마에게 살짝이 물어봤더만,

숨은 살들이 꽤 있다네요.

 

"출장 댕기면서 좋은 것은 지 혼자 다 먹고 댕기는데, 그라만 그 살이라도 있어야지"

ㅋㅋㅋ...

 

 

 

3주만에 다시 재개된 아지매들의 반상회.

불 피워 놓으니 따땃한 자리는 발빠른(?) 아지매들의 차지가 되고.

 

그렇다면 남자들은 뭐 하고 있을까.

여느때 같으면 불쌍한(?) 남정네들은

저녁때거리를 준비하고 있겠으나

이날은 바로 옆 테이블에서

제가 특식 재료로 준비해 간

생굴로 바로 전투모드로 돌입.

 

굴 부침개로 만들어 먹을려고 했더만,

마음씨 착한 친구들이

저 고생한다고 그냥 생굴회로 먹자 하더군요.

"내야, 조오치. 주방에 안 들어가도 되는데."

 

먹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인지

우째 그 모습 담아놓은 사진이 한 장도 없네요.

 

서양에서는 굴이 정력제로 유명하다 한마디 했더만,

아지매들 왈

"XX아빠, 좀 많이 먹어 봐봐"

 

하여튼, 좋은 거는 알아가지고.

ㅋㅋㅋ...

 

 

 

마지막으로 상록수 가족이 도착을 했네요.

일찍 한 번 도착해 보겠다고 그리도 용을 써더만,

이날은 애마가 갑자기 퍼져서,

1시간 이상을 카센타에서 허비했네요.

그래도 집 근처에서 그런게 천만다행이지.

고속도로에서 그랬다면 정말 큰일이 날뻔.

 

저녁밥은 아이들만 차려주고.

어른들은 바로 삼겹살 숯불구이 모드로 진입합니다.

이야기 보따리를 항상 조리있게 재미나게 풀어내는 남충아빠의 언변에

동네 아지매들은 넋을 잃고 흐물흐물.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옆자리의 상록수.

'왜 내가 이야기하면 저런 반응이 안 나오지' 하며

부애 난다고 애꿎은 챠콜 포대한테 화풀이를 하고 있네요.

발차기도 한 번 하면서.

ㅋㅋㅋ...

 

 

 

부창부수(夫唱婦隨)라고.

이번에는 남충엄마의 뻐꾸기가 날아가네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남충아빠의 흐뭇해 하는 옆 모습.

다정스런 부부의 모습이네요.

 

사실 가장 다정스럽기로는

딸래미의 시험공부 때문에

이번 여행에 참석을 못한 대호 네가 있지요.

어찌나 닭살(?) 커플인지.

ㅋㅋㅋ...

 

이렇게 우리들의 밤이 깊어가고 있는 중,

남쪽하늘 밑의 대호는 정말 양반 되기는 글렀나 봅니다.

어째 저를 안주(?)삼아 씹고 있는 줄, 우째 알았는지

대게님의 핸폰으로 검문검색 전화가 들어오네요.

다른 인간들(상록수,남충아빠,하마,북키퍼)은 이미 한 잔 가득히 되어 전화도 못 받지 싶어

그중에 가장 정신이 멀쩡(?)할 대게님 한테로 전화를 했다네요.

 

"야 이 사람아. 의리가 있지. 그대도 없는데 술이 넘어가나, 넘어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술은 잘만 넘어가더군요.

ㅋㅋㅋ...

 

"대호야, 이번에는 정말 을매 안 먹었데이"

 

 

 

삼겹살 구이가 다 끝나고,

제가 준비한 수제 소시지가 등장했습니다.

새로 장만한 스큐어에 소시지를 꽂아

숯불에 구워 먹으니,

이것 또한 별미더군요.

앞으로 종종 이용을 해야 할까 합니다.

 

그나저나, 다른 사람들은 다 하나씩 잡았는데,

저기 두 개 잡은 사람은 누꼬?

ㅋㅋㅋ...

 

 

 

두 아지매의 이쁜 모습을 담아보고.

근데 해인엄마는 뭐 재미난게 있다고

옆에서 그리 뚫어져라 쳐다 보십니까요.

사진 찍는 사람이 민망하잖소.

ㅋㅋㅋ...

 

 

 

구울 것 다 구워 먹었으니

이제는 솥단지 걸고.

밤참으로 라면 삶아 먹을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라면 삶아 먹는다는데 이 아지매 두 분은 억시로 좋아하시네.

이제는 남정네들보다 아지매들이 더 좋아해요.

 

맛있는 오징어를 좋아하는 여우별님 드릴려고

냉동실에 들어있는 피데기란 녀석, 식탁위에 꺼집어 내놓고는 그냥 와 버렸네.

다음번 운장산에서 맛나게 구워 먹읍시다.

 

 

 

이튿날 아침, 굴미역국으로 어젯밤 야간전투에 지친 속을 달래고는

부리나케 진남역으로 달려갑니다.

이번 나들이를 문경으로 오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인

'철로자전거(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서.

 

언제부터 승은이에게 철로자전거 태워주겠노라고 공언을 하였지만,

돌아오는 것은 항상 부도수표요,

신용없는 경제사범으로의 전락이었으니

때는 이때다 싶어

그 달콤한 아침잠의 유혹도 마다하고

일요일을 부지런히 시작했습니다.

 

 

 

문경철로자전거 표를 예매하고

기대에 들떠있는 두 악동 녀석들.

근데 사진 보니 진짜로 불량스럽게 나왔네.

ㅎㅎㅎ...

 

관광객들로의 호응이 지대한지라,

우리가 늦게 도착한 것도 아닌데

표를 끊고도 1시간 이상을 대기하여야 하더군요.

 

문경지역 관광에서는 최고의 히트상품이라고 하는 것이

실감이 날 정도였습니다.

 

 

 

철로에 앉아 조용히 기다리는 우리들의 보물들.

사방에서 사진을 찍어대는 터라,

아이들의 시선도 여러갈래입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씨 아래,

빈 철로에 앉아 있지만

철로자전거를 탄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아이들은 투정없이 기다려주네요.

 

 

 

소풍 온 아이들처럼 우리들의 아지매들도 신이 나고.

그동안 마음속에 쌓여 있던 스트레스 확 풀고 갑시다.

 

"오늘 다 받아준다"

ㅎㅎㅎ...

 

 

 

기다리기가 무료했는지,

아이들이 철로 위를 평균대 삼아 쫓아다니기 시작하네요.

 

재미난 것 같아 저도 따라해 보았지만,

아저씨는 아저씨인지라

아이들을 따라 갈 수 가 없더군요.

 

"술만 묵지 말고, 평상시에 운동 좀 해라"

 

 

 

진경이도 한 몫 거들고.

자세 나오죠.

발레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맞는지는 아닌지는 나도 모림.

ㅋㅋㅋ...

 

 

 

우리집 뚱땡이(?)도

사탕을 입에 물고서는,

뒤뚱뒤뚱 따라해 봅니다.

 

"아빠, 내 잘하제"

 

 

 

우리가 타고 갈 철로자전거가 도열해 있습니다.

6가족이 한꺼번에 탔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3가족씩 떨어져서 타게 되었습니다.

 

진남역에서 불정역 방향으로 가는 하행선과,

진남역에서 가은역 방향으로 가는 상행선.

이렇게 두 노선이 있더군요.

 

추천해 드리자면 가은역 방향으로 가는 상행선을 타십시요.

2군데의 터널도 있고, 강변을 따라 철로가 놓여 있어

풍광을 즐기기에는 더 없이 좋더군요.

 

반면에 하행선은 국도와 바로 인접하여,

자동차를 타고 가는 분들과의 수인사를 하기는 좋겠지만

너무 단조로운 느낌이 들더군요.

 

제가 어느 노선에 탔을까요?

당연히 상행선을 탔죠.

ㅋㅋㅋ...

 

 

 

지금도 철길은 말없이 뻗어있지만,

지난날 석탄 실은 화물열차가 거친 숨을 토하며 달리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이제는 관광객들을 위한 철로자전거만 다니게 되었습니다.

 

과거 석탄산업의 활황으로 문경은 전국에서 내노라 하는 탄광도시였습니다.

지나가던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문경지역은

80년대 후반부터 불어닥친 석탄합리화 정책으로 인하여

많은 탄광들이 폐광하게 되었고,

1995년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은성탄광이 문을 닫음으로

문경이라는 도시는 석탄산업과의 인연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습니다.

 

사진 속의 스러져가는 침목을 보자니,

활로 잃은 옛 탄광도시의 아픈 흔적이 생각나네요.

 

 

 

해인이와 승은이가 반대편 철로위에 돌을 얹어놓고

맞추기 놀이를 하고 있네요.

눈을 반쯤 찡그려가며

맞추겠다는 의지는 강한데

제대로 맞출려나 했더만.

해인이가 제법 잘 던집니다.

 

"유승은, 니 남자 맞나" 했더만,

지는 결정적으로 돌하고는 안 친하답니다.

허걱~ 말이나 못하믄 밉지나 않지.

ㅉㅉㅉ...

 

 

 

1시간 이상을 기다린 후에 드디어 승차.

남충, 하마, 북키퍼 이렇게 세 가족은 가은방향(상행선)으로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쪽으로 줄을 선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하행선으로 탄 사람들 쪼매 더웠을끼다.

ㅎㅎㅎ...

 

철로 주변에는 꽃들도 많았지만,

닭들과 염소를 풀어 키우는 조그마한 농장도 있더군요.

 

 

 

첫번째 터널인 진남터널에 들어서니

정말 시원하더군요.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캄캄한 기차터널을 직접 지나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나기도 합디다.

기차여행을 하다보면 갑자기 깜깜한 곳에 들어갔다가

휑하니 밝은 곳으로 나오던 그런 터널이 아니라,

내가 직접 호흡하면서 느낄 수 있는 터널이었기에 더 좋았는지 모르겠네요.

 

승은이에게 현장에서 이런 설명을 한다는 것이

내 스스로가 기분이 up되어 다 잊어버렸으니.

아직 마음은 이팔청춘인가 봅니다.

 

 

 

나는 철로자전거의 매력을 꼽자면 느림의 미학을 들고 싶습니다.

빠른 것이 미덕이 되어 버린 오늘의 현실에 정면으로 反하는 철로자전거.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주변의 수려한 풍광을 보면서

따사로운 햇살과 신선한 공기를 맘껏 누릴 수 있기에

더 없이 좋았답니다.

 

 

 

철로 왼쪽의 산에는 이제 물이 막 올라

연두빛깔의 새순을 토해내기 시작하는 나무들과

하얀 꽃으로 만개한 왕벚나무들이 장관을 이루더군요.

 

휴양림 내에서의 풍경도 좋았지만

이곳에서의 풍경은 자연 그대로인지라 더 마음이 가더이다.

 

 

 

철로 오른쪽에는 낙동강의 지류인 영강이 보입니다.

갈수기라 치더라도 강물치고는 물의 흐름이 너무 완만해,

잔잔히 흐르는 물결에 햇볕이 반사되어 눈이 부실 정도더군요.

 

영강 건너편에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집 두 채가 있습니다.

물가의 반석 위에 자리잡은 집들은

소나무들로 자연 울타리가 쳐져 있어

독립된 캠핑을 지향하는 우리들의 눈에는

정말 부럽게만 보입니다.

 

앞서 가던 남충엄마는 우리에게 빨리 저런 집 하나 지으라고 소리합니다만,

은행 가는 즐거움으로 사는 그 집이 우리보다는 형편이 더 나을터.

그 영광은 그대에게 양보할 터이니 빨리 하나 장만해라.

나도 꼽사리 함 끼이보자.

ㅋㅋㅋ...

 

 

 

조금 열심히 밟았다고 이마에 땀이 좀 맺혔을 때,

시원한 두번째 터널이 눈앞에 다가옵니다.

적기에 나타나더군요.

줄 잘못 선(?) 상록수는 지금쯤 하행선에서 무척이나 더워하고 있을텐데.

원래 땀도 많이 흘리는 체질이고.

이래서 사람은 모름지기 줄을 잘 서야 되나 봅니다.

"줄을 잘 서시오, 줄을~~~"

 

그나저나, 앞에서 운전하는 남충내외의 시선은 어디를 보고 있는겨.

운전자가 저래도 되는겨.

ㅎㅎㅎ...

이게 바로 철로자전거 만의 매력이 아닐런지요.

 

 

 

두번째 터널의 이름은 피암터널입니다.

앞의 진남터널과는 다르다구요.

맞습니다.

이 터널은 산 속을 뚫어 만든 터널이 아니라,

산 위에 떨어지는 낙석을 방지하기 위하여 철길 위에다

인공으로 콘크리트 지붕을 씌워만든 반쪽짜리 터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른쪽 강변으로부터 햇볕이 들어오는 지라

묘한 분위기가 연출이 되더군요.

 

 

 

우리가 타고 있는 이 철로의 정식명칭은 '가은선'입니다.

종착역은 가은역이구요.

진남역에서 가은역까지의 거리는 9.6km 라고 합니다.

철로자전거가 설치된 초기에는 가은선의 풀코스를 다 달릴 수가 있었다 하더군요.

진남역의 매표소에도 풀코스의 요금표가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실제로 보기 좋은 비경은 우리가 U턴을 해야하는 2km 지점의 다음부터라고 하니

조금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네요.

 

그 이야기를 승은이에게 들려주니,

좋은 것에는 한 번 몰입하면 헤어나지를 못하는 녀석인지라 덮어놓고.

 

"아빠, 우리는 거기까지 무조건 가자"

 

"못간다, 너그 아부지 다리에 알 다 배기라꼬"

 

 

 

힘들어 할 것 같아 철로자전거의 페달을 저와 집사람이 밟고

승은이는 가운데에 태웠더니만,

이녀석이 지가 한 번 운전해보고 싶다하기에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저랑 자리를 냉큼 바꿨습니다.

 

'저도 좋고, 나도 좋고. 룰루랄라~~~'

아들 키운 보람있네요.

덕분에 저는 편안하게 가운데 자리에서 띵까띵까했답니다.

ㅋㅋㅋ...

 

 

 

아동 노동력 착취 현장을 고발합니다.

어른들은 가운데 편안히 앉아 있고,

어린 것들은 열심히 페달 밟고.

비스듬하게 앉아 있는 저의 모습

편안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죠.

ㅋㅋㅋ...

 

 

 

개인적으로 이번 나들이에서 찍은 사진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승은이의 해맑은 웃음도 좋지만,

산에 있는 나무에 녹옆이 돋아나 연두빛깔을 품고 있는 모습 또한

정말 보기 좋은 장관이었습니다.

 

진남역으로의 귀환 코스는 올라갈 때의 역순인지라,

내리막 경사가 약간 있는 지형관계로

속도를 내어 순식간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총 소요시간은 약 40분 정도.

조금 더 탔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지만,

우리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아무 말을 할 수가 없더군요.

 

 

 

진남역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하마의 애마로 휴양림으로 돌아오던 중,

불정역 방향의 하행선으로 간 세 가족(상록수, 대게, 젊은오빠)을

국도상에서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더군요.

 

국도와 철로가 바로 옆인지라,

사진 속에 있어야 할 다른 한 명의 주인공(?)이 냅다

저희에게로 달려옵니다.

왜냐구요.

저희들 손에 아이스크림이 있었기에.

ㅋㅋㅋ...

 

 

 

휴양림으로 돌아와서는 바쁘게 서둘러야 하네요.

원래 11시까지는 숙소를 비워줘야 하는 곳인데,

철로자전거 땜에 시간이 많이 오버된 관계로.

돌아오자마자, 짐을 바깥으로 철수하면서

점심도 준비를 하여야 하니.

 

이날 점심은 간편하게 면으로 해결했습니다.

어른들은 매콤한 초장을 곁들인 야채비빔국수.

아이들은 토마토 소스로 맛을 낸 스파게티.

그리고, 소서노 님이 만든 라뽂이.

바깥에서 휴대용버너로 음식조리를 하다 보니

물이 안 끓어 애를 먹었습니다만,

본격적인 야영생활에 대비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우리 아들 녀석이 배가 고프긴 고팠나 봅니다.

스파게티를 입으로 마구 끌고 들어가는 것을 보니.

승은아, 열심히 뛰어 놀고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이제 설겆이 모드로 돌입하면서

바깥에 있는 장비도 철수 준비.

 

정리를 다한 후에, 숙소 밑에 있는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피구 한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세 가족씩 나뉘어 함께 한 미니 피구였지만

무척이나 즐거웠고,

특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군요.

 

우리 카페지기인 상록수 왈,

"앞으로는 이런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습니다그려"

 

어른들의 시간을 조금 줄여

아이들에게 할애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야겠죠.

 

운동장에서의 즐거웠던 시간을 담은 사진은

아쉽게도 저에게는 없네요.

카메라 메모리가 다 된 관계로, 더 이상 담을 수가 없었답니다.

 

피구 경기를 마친 후,

주차장에 있는 약수터에서

(약수치고는 너무 많은 물이 콸콸 쏟아져서 좀 이상했지만, 확실히 수질 좋은 약수라 합니다)

시원한 약수 한 모금 마시고

이번 나들이의 모든 일정을 마쳤습니다.

 

'든자리는 몰라도 빈자리는 금방 안다'라는 말이 있듯이

함께 하지 못한 3가족(느티나무 님, 감자바우 님, 대호)에 대한 아쉬움이

더 없이 큰 나들이였습니다.

그 아쉬움, 변변찮은 후기지만 

제 후기로 달래주시면 영광으로 삼을께요.

ㅎㅎㅎ....

 

함께 해 주신 자연인 가족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올리며,

이 후기를 마칠까 합니다.

 

"운장산에서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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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04.16 21:12

    첫댓글 역시 한 편의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기분이네...함께 보내는 나들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이 점점 자연과 동화되어가는 모습에서 너무나 감사함을 느끼고, 나 자신에게 다시금 다짐을 하게되네...늦은 시간까지 같이 하고 싶었으나, 그렇지 못하고 먼저 자리를 떠서 뻐꾸기의 노래 소리도 함 들었어야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네...아이드르이 좋아할 철로 자전거에서 저리도 멋지고 행복한 모습을 담아 이 봄을 만낏할수 있는 증거(?)자료를 주어어 넘 가사하이...담에는 이번에 같이 못한 가족들도 다 같이 하여 행복을 몇배로 느껴보자구....마지막의 "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금방 안다"는 말처럼 많이 그리운 자리였네...대호가족과

  • 작성자 07.04.17 15:21

    한 편의 글도, 사실은 모티브가 중요한 것이 사실이듯이... 나에게 그대의 평은 너무 과찬인듯 허이... 언제까지나 우리 자연인들의 귀감으로, 하나됨을 몸소 실천하는 그대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네... 열심히 하는 당신, 쭈~욱 계속해야 된다고... 고마워~~~

  • 07.04.16 21:14

    느티나무형님가족 & 왁스님가족이 같이 즐거움을 함께 했으면 하는 맘이 담을 더욱 기다리게 해주는군...불정 나들이를 잘 표현해준 멋진 글 잘 보고가네...오늘도 행복하시게...

  • 작성자 07.04.17 15:22

    상록수야, 앞으로 꼬리말 이렇게 길게 적지 마라... 댓글 달려니 머리 아프다... ㅋㅋㅋ

  • 07.04.16 23:26

    어디에 내어놔도 꿀리지 않을 훌륭한 후기로구먼 자네의 열정과 가족사랑이 송알송알 묻어나오는 군더더기 없는 멋진 여행후기로군 . 개인적으로도 불정 만큼은 꼭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되었어 아무턴 남충이의 토실한 엉덩이와 보고싶은 회원님들의 얼굴 , 아기들의 해맑은 웃음들 너무나 보기 좋고 살갑기만 하다네 소서노님 머리 하셨는감 ㅎㅎ 하마님도 반갑고 오월님도 너무 반가웠네요 모두 행복충전 하고 돌아오신것을 부럽게 보고 갑니다

  • 07.04.17 12:59

    대호님 가족을 뵌지가 언제인지~~~ 진서가 은균이 오빠가 보고싶다 하더라구요... 5월에나 뵐수있다니 아쉽지만 담에 만나서 5월의 싱그러움을 느껴보아요...

  • 작성자 07.04.17 15:25

    같이 있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만... 앞으로 모일 일들이 창창하다 아이가, 그쟈... 그동안 체력이나 비축 좀 해둬라... 날밤 샐라카믄... ㅋㅋㅋ

  • 07.04.18 10:49

    대호님가족을 뵐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네요~ 수안이가 은균이 형아 가끔씩 애기하고 보고파 하던데..물론 저도 보고프고요~ 양주 시험준비땜에 스트레스 안 받아야 할텐데.. 담에 뵈면 반가움이 배가 되겠지요..

  • 07.04.17 13:17

    우리 가족들의 미소가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 후기네요... 아이들의 표정, 웃음소리, 운동장에서 함께 어우러져 뛰어다니던 모습들... 오랜만에 함께한 나들이였기에 하나하나 놓칠수가 없었답니다. 저의 느낌을 북키퍼님 후기에서 느낄수 있는걸 보니 우린 역쉬 자연인 가족으로 통하는거 맞죠~~~ 아쉬운점이 있다하면 북키퍼님의 굴~~굴~~굴전이 눈앞에서 자꾸만 아른아른 거리네요.. 담에는 꼭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나들이를 위해 애써주신 해인네가족에게 감사한 말씀을 전하면서......

  • 작성자 07.04.17 15:28

    굴~굴~굴전이 말인데요... 다음 나들이 때도 이 넘을 들고가면 남충어매한테 한소리 듣지 싶은데... 우짜죠... ㅋㅋㅋ... 이쁜 소서노님의 명이신데, 노력하겠심다...

  • 07.04.17 13:46

    오늘 북키퍼의 후기를 보고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느낍니다.... 후기에 별로 소질이 없는것 같던 북키퍼는 경지에 올랐는데(아마도 사진기가 좋았던탓일까?) 찍고 또 찍어도 집에와서보면 후기는 엄두도 못내는 사람이 있으니......ㅋㅋㅋ 새벽녘까지 나누었던 얘기와 시간과 행복들..... 그리고 즐거웠던 레일바이크, 준비한 손길의 정성으로 나누어 먹었던 음식들....모두다 흥분되고 기뻤던 시간이었고 행복했던 추억입니다 더불어 이렇게 깔금하고 잘 정돈된 후기까지....... 자연인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 작성자 07.04.17 15:59

    하마 보아라... 소질이 아니라 관심이다... 내가 그동안 쪼매 무신경했다 아이가... 시간없다는 핑계로... 이제서야 개과천선했지만, 아직까진 안심하긴 이르고... 언제 예전의 북키퍼로 다시 돌아갈 지 모르니... ㅋㅋㅋ... 긴 밤 함께 보내줘서 고마우이...

  • 07.04.17 15:54

    참.. 재밌다~~이렇게 잘 쓰는 후기를 진작에... 담에 또 굴 가져오면... 믿습니다요.. 늘 즐겁지만, 이번 불정은 더더욱 즐거웠네요.. 운장산을 기약하며..

  • 작성자 07.04.17 17:20

    진작에 후기 좀 썼으면 황씨 아자씨(?)한테 나도 칭찬 좀 받았을려나... ㅋㅋㅋ... 담에 굴 갖고 오지 말라는 소리제...

  • 07.04.17 19:01

    몇 번을 읽어도 가족사랑과 자연인에 대한 애정이 마구 묻어나오는구만... 1박 2일의 여정과 문경에 대한 세세한 설명까지 재미있고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또 읽었다네... 다 좋은데 내 엉덩이 찍은 사진 부분에서는 기분이 별로구만...흠흠... 자네가 도착하기 전부터 막걸리 전작이 있었기 때문인지 일찍 잠자리에 들어 이번엔 백코러스와 백댄서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 쬐끔 미안하구만...ㅋㅋ 늘 그랬지만 함께하여 이번에도 참으로 재미있고 즐거웠다....문~디~~~ㅎㅎㅎ

  • 작성자 07.04.19 11:13

    난 아무래도 화롯대 앞에서 불만 쬐면 취침시간을 잊어버리는 것 같아 큰일이네... 그 늦은 시간까지 항상 그러는 것을 보면... 이 넘의 병은 나 혼자 족하니 행여 따라하지 마시게... ㅋㅋㅋ... 잘 지내고, 운장산에 봐...

  • 07.04.18 09:17

    불정은 아늑한 곳이었어요~~ 봄 내음이 묻어나는 첫 나들이여서 더 좋았는지...파릇파릇 돋아나는 연녹색의 나뭇잎과 휴양림 입구에 피어있는 벚꽃나무에 흔들리며 떨어지던 하얀꽃잎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따스한 나들이였어요..소박하게 모여앉아 상쾌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소중한 가족들과 너무나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습니다^^ 한시간이나 기달려 탔던 레일바이크의 추억도 또 하나의 기쁨이었구요^^ 함께 즐거운 시간 계속 되길~~~ 운장산에서 뵈어요^^

  • 작성자 07.04.19 11:21

    신록이 푸르디 푸른 절기이다 보니, 바깥에 나가 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충전이 되는가 봅니다... 다닐 수 있을 때, 바짝 땡겨야겠죠... 계속, 쭈욱... ㅋㅋㅋ... 운장산에서 뵐 때까지 건강하세요

  • 07.04.18 11:12

    에잉~ 맘껏 쓰고 보니 횡하니 날아가 버렸네..딱 600자이드만. 뭘 썼는지 다시 생각하여 쓰자니 그렇고 ...이참에 젋은오빠에게 쓰라고 종용해야쥐... 요즘 부쩍 열심이신 북키퍼님.. 점점 북키퍼님의 은근(?)한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이....ㅎㅎㅎ 운장산에서 만나요~

  • 작성자 07.04.19 11:24

    어메, 아까운 거... 600자 씩이나 적으셨다는데... 돌리도, 돌리도... ㅋㅋㅋ

  • 07.04.19 10:36

    너무 이쁘던 불정휴양림 이야기를 재미나게 엮어주시는 북키퍼님^^b..구수한 입담에 취해 정신 못차리겠네..yo..

  • 작성자 07.04.19 11:26

    대낮부터 취하면 안되는데... 전작의 종목이 뭐였습니까... 그에 따라 해장의 종목도 달라야 하는데... ㅋㅋㅋ

  • 07.04.19 19:13

    다음에서 불정자연휴양림을 검색하니까 블로그 맨 위에 올랐습니다. 이렇게 후기를 잘 쓰시는 분이 관심을 가지시니 후기가 더욱 빛납니다요...아름다운 꽃들의 잔치 속에서 행복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철로자전거에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가슴 속에 고이고이 간직할 추억거리를 또 하나 만들었지요...그리고...험험...다음에 굴은 꼭꼭 가져 오십시요.....엠엠....ㅋㅋㅋ. 다음 운장산에서는 또 다른 봄을 같이 느끼겠습니다. 다시 블로그에 놀러가야지 =3=3=3=3=3=3=3=3=3

  • 작성자 07.04.19 22:58

    제 블로그를 만들게 한 장본인이 바로 대게님입니다... 좋은거 가르쳐주셔서 감사하구요... 역쉬, 사람은 못무도 배아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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