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Colunm 11]가시고기를 보고 생각나는 가족의 소중함...

안녕하세요. Kaist 입니다. 회원님들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가시고기」에 관한 글을 올리려 합니다. 「가시고기」는 조창인씨의 장편 소설입니다. '사랑의 눈을 틔워주는 행복한 가시고기 이야기'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소설은 작가 스스로 봄 햇살만큼이나 따스하다고 말하는 '아버지의 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좋은 아버지란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십니까? 이러한 질문에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다움... 백혈병에 걸려 입원중인 열 살 소년의 깜찍한 시선이 시를 쓰는 아빠의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 됩니다. “ 내가 무척 아끼는 어린이 과학백과가 있는데, 12권 중에서 제8권이 민물고기 편이에요. 거기에 가시고기라는 쬐그만 물고기가 나오죠. 가시고기는 이상한 물고기입니다. 엄마 가시고기는 알들을 낳은 후엔 어디론가 달아나 버려요. 알들이야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뜻이죠.. 아빠 가시고기가 혼자 남아서 알들을 돌보죠…. 알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답니다.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알들을 보호해요. 알들이 깨어나고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그리고 새끼 가시고기들은 아빠 가시고기를 버리고 제 갈 길로 떠나버리죠. 새끼들이 모두 떠나고 난 뒤 홀로 남은 아빠 가시고기는 소리없이 돌 틈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버려요. 아빠 가시고기는 왜 죽어 버리는 걸까요. 그 이유가 책에는 설명되어 있지 않았어요. “ 빨리 병이 낫고 싶고, 아빠가 부자였으면 좋겠고, 여자친구 은미에게 꽃핀을 선물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소원이 많은 다움이는 끝없는 병의 재발로 인해 '얼마나 더 아파야 죽게 되나요'라고 묻습니다. 결국 아빠는 치료비도 떨어지고, 골수이식이라는 최후 방법까지 동원해봤지만 별수없자 다움이를 데리고 강원도 정선으로 가게 되는데... 아무런 희망도 없이 오직 하루를 더 연장하기 위해 고통에 내맡기느니 하루라도 자유롭고 행복함속에서 아이가 삶을 끝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아빠는 수술비 마련을 위해 신장을 팔기로 하지만 아빠 역시 간암 말기 판정을 받습니다. 아이의 소생이 눈 앞에 다가온 희망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아빠는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고, 결국 그는 억울함과 슬픔과 아이를 세상에 혼자 두어야 한다는 두려움을 딛고 하나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새끼들이 떠난 뒤 돌 틈에 머리를 박고 죽는 가시고시처럼.. 그런 가시고기를 닮은 아빠가 아니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최후의 선택을... 자신의 눈을 팔아 결국 아이는 살리고 자신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 갑니다. 이상 대략적인 줄거리 입니다. 작년 겨울 MBC특집 3부작으로 방송도 되었죠. 아마 텔런트 정보석씨가 아버지 역으로 나왔을 겁니다. 아들역의 아역배우 또한 상당히 연기를 잘했답니다. 아마도 보시며 눈물 흘리신 분들이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어머니의 사랑은 지나칠 정도로 강조되어 왔지만 아버지의 사랑은 가끔씩 침묵 속에 놓여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가정에서의 아버지라는 존재가 그러했듯이 어머니였으면 상투적이었을 희생이 아버지였기에 신선한 충격으로 느껴진다고 생각합니다. 2002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자식을 생각하는 가장의 마음이 늘 그렇듯, 어린 자녀를 위해 종신보험에 가입하신 모든 아버지가 ‘아빠 가시고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은 아빠뿐이고, 아빠가 사랑하는 사람도 나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언제까지나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한 건 바로 아빠예요. 그렇게 중요한 걸 왜 잊어버렸을까요. 내가 없어지면 아빠는 어떻게 될까요. 아빠 말대로 속이 시원할까요. 자꾸만 가시고기가 생각납니다. 돌 틈에 머리를 박고 죽어가는 아빠 가시고기 말예요. 내가 없어지면 아빠는 슬프고 또 슬퍼서 정말로 아빠 가시고기처럼 될지도 몰라요. 만약 내가 엄마를 따라 프랑스로 가게 된다면요, 아빠가 쬐금만 슬퍼했으면 좋겠어요. 쬐금만 슬퍼하면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죠.”(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