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여명의 지원자, 40:1의 경쟁률, 취업의 현장만큼이나 치열했으며 신입생의 열정보다 뜨거웠다. 작년 겨울 희망TV SBS 생방송 미션을 통해 아프리카로 떠날 최종 30인이 선발되었다. 기아와 가난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고 ‘희망 학교’ 건립에 동참할 수 있는기회. 그렇게 선발된 희망원정대 15인과 원정대장 최기환 아나운서는 지난 2월, 부룬디월드비전 사업장으로 떠나게 되었다.
부룬디는 오랜 내전의 후유증으로 인구의 80%이상이 빈곤에 시달리고있으며, 우기로 인해 최근 3달간 아동 사망률의 80%가 말라리아이다. 소독된 모기장 사용과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하면 예방 가능한 질병이지만 아이들에겐 모기장도, 충분히 먹을 음식도 턱 없이 부족하다. 원정대가 방문한 기호피 병원 역시 아동의 70%이상이 말라리아로 고통받고 있었다. 출발 전 원정대는 한국에서 자발적 모금을 통해 모기장 살 돈을 마련하였다. 밤새 만든 팔찌를 가지고 서울 한복판 벼룩시장에 나갔다. 영락고등학교 교사인 최명수대원의 학생들은 3일간 벌인 학교 캠페인으로 쌈짓돈을 모아 160만원가량을 마련했다. 여기에 추가로 모금액이 더해져 모두 300여개의 모기장을 살 수 있었다.
병동 침대에 기둥을 세우고 모기장을 묶는 희망원정대의 손길에서는 장인과도 같은 진지함과 비장함도 묻어났다. 드디어 한국에서 함께 만든 마음의 결과물, 모기장을 모든 병실에 설치하였다. “그렇게 아팠던 아이가 두번째 손가락으로 저를 꽉 잡아주는 거에요. 힘도 없을텐데 살겠다는 의지가 생긴 것 같아요. 제가 느낀게 맞겠죠?” 함께 해준 모든사람을 대신하여 아이의 손을 꽉 잡았다.
희망TV SBS를 통해 지은 부룬디 루레게야 희망학교
루타나 병원의 아동이 빨리 나을 수 있기를 기도하는 희망원정대
희망원정대가 물었다. “기호피병원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가 뭘까요?” 구급차가 고장나 먼거리의 응급환자들을 데려올수 없어요. 병원이 너무 멀다보니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환자들이 방치되어 있습니다. 심각한 경우는사망이에요.”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 가급적 피하고 싶던 이야기들을 대원들은 이곳에서 자주 접했다.
그날 저녁, 희망원정대원들은 회의를 통해 권기현 희망원정대대원과 교회성도들이 모금한 500만 원을 구급차 수리비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차가 고쳐진다는 것보다 차를 통해 많은 생명이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날아갈 것만 같아요. 병원 원장님의 감사 말씀에 오로지 열심히 순회해서 많은 생명을 살려 달라고 부탁만 했습니다.”
며칠 뒤, 바퀴조차없던 낡은 앰블란스가 몇번의 시동끝에 검은 연기를 뿜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덜컥’하고 뿜어져 나오던 시커먼 검은연기가 차츰 사라졌다. 이 연기처럼 질병으로 고통받던 어두운 아픔도 함께 사라질것을. 지금 부룬디 기호피 병원에는 ‘생명의차’가 달리고있다.
부룬디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빈민촌과 쓰레기 마을, 그리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병원의 아이들을 보며 과연 이곳에 희망이 있을까 상실감에 빠진 대원들도 있었다. 그러나 번듯한 책걸상도 없는 열악한 키빈지학교에서 대원들은 반짝이는 희망을 만났다. 교사인 한 대원은 키빈지 학교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이곳은 모든 교사가 그리는 꿈의 학교예요. 열악한 환경도 공부하려는 마음을 꺾을수는 없을 것 같아요.”
아프리카의 희망은 교육이라는 취지로 힘차게 진행하고 있는 희망TVSBS의 희망학교짓기 캠페인이 왜 필요한지 현장에서 대원들은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배움에 목마른 이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 능력 있는 인재로 키워냄으로써 스스로 아프리카를 변화시켜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 물고기가 아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라는 목적은 여기에 있다.
“저의 후원자가 되어 주셔서 고마워요.” 유정희대원의 후원아동 파스칼린이 수줍게 건넨 말이다. 희망TV로 지어진 루레게야 희망학교 학급에는 절반이상이 월드비전의 후원아동으로 이루어져있다. 깨끗한 교실과 칠판, 화장실까지 4학급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교육받은 선생님들과 415명의 학생들이 함께하고 있다. 얼마 전 학생들의 열의를 반영하듯 루레게야 희망학교 맞은편엔 새로운 교실을 증축하기로 하였다. 루레게야, 배움을 꿈꾸는 이곳은 바로 꿈의 학교이다.
우리가 아프리카의 희망! 루레게야 초등학교 학생들과 희망원정대가 함께 구호를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