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수도의 전망대 미륵산(彌勒山)
1.산행일: 2009. 2. 19 (목)
2.출발시간: 춘천출발 05:30 - 춘천도착시간 22:30
3.산행인원: 모두산악회원 46명
4.가는 길 : 중앙고속국도(55번)-만종JC-영동고속국도(50번)-호법JC-중부고속국도(35번)-남이JC-경
부고속국도(1번)-비룡JC-대전통영간고속국도(35번)-통영IC-충무교-용화사주차장 (소요시간:5:00)
5.산행코스: 용화사주차장-관음암-도솔암-미륵산-미래사-용화사-용화사주차장(산행시간 : 3시간)
통영은‘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오늘 우리가 다녀온 산은 쪽빛 바다와 어울려서 크고 작은 섬들이 떠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지난해에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있는 보길도를 갔다 왔고 오늘은 통영의 미륵산 산행을 했다.
주간 일기예보에 전국적으로 눈과 비가 온다고 하여 근심이 되었다. 산 위에 올랐을 때 한려수도의 조망이 안 되면 어쩌나 근심이 되었지만 하루 종일 잘 참고 있다가 하산을 하려고 미래사 대웅전에 들어선 13:00 경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너무 가물어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태백시민들을 생각하면 비나 눈이 많이 내려야 하지만 벼르고 별러서 미륵산을 찾아 온 우리 심정은 조그만 참고 있다가 하산한 후 쏟아져 주길 바랐는데 신령께서 모두 회원의 소망을 들어 주신 것 같다.
미륵산은 미륵도 중앙에 해발 461m로 우뚝 솟아 위풍당당하게 잇는 이 산은 우리나라 명산 중 하나이다.
미륵산을 용화산(龍華山)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산에 고찰 용화사가 있어 그렇게 부른다고도 하고, 또 이 산은 미륵존불이 당래에 강림하실 용화회상이라 해서 미륵산과 용화산을 함께 쓴다고도 한다. 미륵산 자락에는 고찰 용화사와 산내암자 관음암, 도솔암이 있고 효봉문중의 발상지 미래사(彌來寺)가 있다.
미륵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울창한 수림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고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과 바위굴이 있으며 고찰과 약수, 봄 진달래와 가을 단풍이 빼어나 명산으로서의 덕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산 정상에 오르면 한려해상의 다도해 조망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우며, 청명한 날에는 일본 대마도가 보인다고 한다. 또 서쪽 멀리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수도를 했다는 남해 금산이 그림처럼 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한산도·추봉도·장사도·매물도·용초도·욕지도·사량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잔잔한 바다에 별처럼 흩어져 더없이 빼어난 자태를 뽐낸다. 기상청에 따르면 1년 평균 250일이 쾌청해 한국에서 가장 날씨 좋은 날이 많은 덕에 그 경치는 더 돋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잔뜩 흐리고 조
망도 어두운 편이라 바로 산 시가지도 뿌옇게 흐려 잘 보이지 않는다.
조선 후기 때 삼도수군 통제사로 와 있던 한 벼슬아치가 정승으로 벼슬이 올라 떠나면서
“강구안 파래야, 대구, 복장어 쌈아, 날씨 맑고 물 좋은 너를 두고 정승길이 웬 말이냐.”라고 탄식을 하며 떠났다고 한다.
이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누구나 쉽게 조망할 수 있도록 이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8인승 캐빈 47대가 오르내리며 관광객을 수송하여 한려수도의 비경과 한산대첩의 역사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미륵산을 긴 타원을 그리며 도는 코스로 점심식사를 하고 천천히 구경하면서 걸어도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고찰과 바위능선, 바위산, 잔디밭이 번 갈라 나타나는 코스로 다양한 매력을 지닌 산행코스다.
“통영의 빛과 색은 8할을 예술이 차지한다.”는 말이 있다. 인구 13만여 명의 작은 항구도시 통영은 문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숱하게 예술가를 배출해왔고, 그들의 발자취와 예술적 향기로 가득 차 있다는 도시이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매년 열리는 국제음악제,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인 대하소설 <토지>를 지은 박경리 선생을 비롯하여 김상옥과 김춘수 등 문인들의 고향이다.
시인 유치환의 ‘깃발’과 시조시인 김상옥의‘봉선화’를 각각 새긴 남망산공원의 시비(詩碑) 등도 그 일부다. ‘꽃의 시인’ 김춘수의 시비는 시민들이 버스정류장 옆 쉼터에 건립, 오가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게 했다. 화가 전혁림의 작품 ‘풍어제’를 272만개의 타일로 모자이크한 벽화, 김형근 화백 등의 작품이 담긴 아트 타일로 바닥을 깐 보행자 길 등을 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
통영바닷가에 낙조가 내리면 주변풍광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만선의 꿈을 안고 나갔던 배들이 주황색 바다를 가르며 하나 둘 포구로 들어온다.
통영대교나 충무교를 건너면 미륵섬이다. 통영은 남해의 푸른 바다와 올망졸망한 섬들이 펼쳐놓은 풍경이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한려수도의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한려수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남망산공원에서 바라보면 미륵이 누워있는 것처럼 보이는 미륵섬이 있고 그 앞으로 한려해상 국립공원이 펼쳐진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전남 여수와 통영 한산도 사이의 한려수도 해역과 남해도, 거제도등 남부해안일대를 합쳐 지정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바다공원이다.
미륵산 정상에서 미래사로 가는 길은 부드러운 황토 길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오면서 울창하게 우거진 편백나무 숲을 만나게 된다.
나무들이 쭉쭉 뻗어 시원한 느낌을 주며 아름다움 더해 준다. 이 숲을 벗어나니 미래사가 보인다.
울타리에 동백나무에 빨간 꽃이 피어서 지나가는 하산 객을 맞아준다. 새 봄 들어 처음으로 보는 꽃이다.
미륵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미래사는 효봉(曉峰)스님의 상좌였던 구산(九山)스님이 석두(石頭), 효봉 두 큰스님의 안거(安居)를 위해 6·25전란 직후인 1954년에 세운 암자였다.
종각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십자팔작누각이며, 삼층 석탑은 티베트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 3과가 봉안되어 있다. 주위의 편백나무 숲은 전국 사찰임야로써는 유일한 것으로서 70여 년 전 일본인이 심어 가꾸다가 해방이 되어 돌아가자 미래사에서 매입하여 오늘날의 큰 숲으로 가꾸어 온 것이다. 종욱 스님은 낡은 대웅전을 헐고 30평 규모의 웅장한 대웅전을 1985년에 새로 건축하였고 이어 조사전(1987), 삼층석탑(1988), 요사2채와 삼회문(1989), 범종각(1994) 등을 새로 지음과 동시에 도량을 정리하여 구산 스님이 창건한 당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리만큼 새롭게 중창하였다. 또 차밭〔茶園〕을 마련하여 수만 그루의 차나무를 심어 옛날 우리나라에서 성했던 차도 보급에 앞장서고 있으며, 신도들과 이 지역을 찾는 분들의 참배처가 되고 있다.
미래사에서 나오려고 할 때 봄비가 소리 없이 내린다. 일행들은 내리는 비에 대비하여 비옷을 입고, 배낭 덮개를 하며 준비를 한 다음 용화사 쪽으로 내려간다.
오솔길로 걷기 좋은 평지의 산책로로 되었다. 파란 소나무와 잔디밭 쉼터와 공원을 지나내려가니 공중에는 미륵산 정상으로 오르는 케이블 캐빈들이 분주하게 오르내린다.
천천히 일행들과 산책로를 돌아가니 길 양편에 동백꽃나무 묘목으로 잘 다듬어지고 정리 된 하산로가 계속되었다.
2-30년 후에 이 나무가 자라서 우거진다면 또 하나의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상상하며 후손들에게 물려 줄 아름다운 산책로를 상상하며 내려가니 비는 주룩주룩 잘도 내린다. 조금 더 내려가니 용화사가 보인다.
용화사(龍華寺)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때(632~646) 은점화상이 창건하여 「정수사(淨水寺)」라고 불렀다. 그 뒤 고려 원종 원년(1260)에 큰 비가 내려서 산사태가 나자 전체의 가람이 쓸려 무너지니 3년 뒤 자윤, 성화 두 화상이 자리를 옮겨 짓고, 절 이름을 「천택사」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그러다가 조선 인조 6년(1628) 화재로 폐허가 된 것을 벽담선사가 현재의 용화사 자리에 새로 중창하고 「용화사」로 개칭하였다. 벽담 스님이 절 이름을 고친 데에는 그만한 사유가 있었다. 즉 화재로 말미암아 잿더미가 된 뒤 절을 중창하기 위해 미륵산 제일봉 아래에서 칠일칠야를 미륵존불께 기도를 드렸는바 회향날 밤에 한 신인이 나타나서 이르기를,"나는 당래교주미륵불이니라. 이 산은 미래세에 용화회상이 될 도량이니 여기에 가람을 짓고 용화사라 하면 만세에 길이 유전하리라."라고 했다. 이 서몽을 따라 새로 터를 잡아 절을 짓고 절 이름을 용화사라 하였다 한다. 이렇게 이룩된 용화사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신도들의 귀의처로서 그 구실을 다하여 오고 있는 것이다.
용화사는 보광전, 용화전, 적묵당, 해월루, 탐진당, 칠성전, 명부전, 요사 2동 등 8동 건평 145평의 사우(寺宇)가 있으며, 이중 보광전은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용화사 안에 있는 주요한 전당을 살펴보면 경내에는 불사리4사자 법륜탑, 효봉스님 사리탑이 있다. 불사리4사자 법륜탑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고대 아쇼카 양식의 원주석탑으로 진신사리 7과가 봉안되어 있다.
용화사를 구경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넓고 편편한 산책로였다. 왼쪽 아래에는 낭떨어지기 석벽 아래 큰 연못이 있고 맑은 물이 보인다. 연못을 보며 100여m 내려오니 주차장. 일행이 다 모인 시각은 14:00경.
이어서 지금부터는 통영시내 명소 견학과 시장보기를 하기로 하였다. 먼저 찾아 간 곳은 통영수산과학관이다.
통영수산과학관은 바다의 땅 통영시에서 "땅 위의 바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든 바다 친화 과학관이다.
바다를 향해 웅비하는 듯한 배의 모습을 하고 있는 수산과학관은 통영의 전통 어선인 통구밍이 배와 수족관을 비롯하여 통영의 수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수산해양 자료를 전시하고 있어 청소년들과 방문객들에게 수산해양의 탐구의 산교육의 장이자 한려해상국립공원내 바다관광의 디딤돌이 되고자하여 설치된 곳이다.
수산과학관에서는 원시 태고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듯한 아름다운 통영 바다, 이충무공께서 구국항해를 하였던 호연지기의 기상이 서려있는 통영 바다, 바다 목장화 사업으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지속가능 생태를 꿈꾸는 통영 바다를 볼 수 있다. 이곳은 미륵섬 가장 남쪽에 위치하여 2층 전망대에 오르면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한눈에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일행들은 수산과학관을 견학하고 이어서 해저터널이 있는 미륵도 관광특구로 이동하여 해저터널을 들어가서 관람하였다. 1931년부터 1932년까지 1년 4개월에 걸쳐 만든 동양 최초의 바다 밑 터널로 길이 483m, 너비 5m, 높이 3.5m이다. 양쪽 바다를 막아 바다 밑을 파서 콘크리트 터널을 만든 것으로, 터널 입구에 쓰여 있는 용문달양(龍門達陽)은 “섬과 육지를 잇는 해저도로 입구의 문”이란 뜻이란다.
약 10여분 관람을 마치고 수산시장 입구로 갔다. 해물도 구경하고 구입도하고 먹을거리도 즐길 수 있는 자유의 시간을 약 1시간 정도 주었다. 나는 별로 살 것도 볼 것도 없어 통영 바다의 어선을 바라보며 하얀 물새들이 물위에 떠서 헤엄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청마 유치진 선생의 시 한수를 쪽빛 바다 물결에 날려 본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그리움)
비오는 부둣가를 걸어서 남망산국제조각공원을 관람하였다.
세계 10여국 조각가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넓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무한한 예술적 자극과 상상력을 주는 공간이다.
전시장 위에는 시민문화회관이 있었다. 시간에 맞춰 버스 앞에 왔다. 그래서 16:40에 귀가 길에 오를 수 있도록 약속을 했지만 30여분이 지난 17:10에 출발 오전에 오던 길로 다시 돌아서 귀가 길에 올랐다.
통영을 벗어나 35번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비가 눈으로 바뀌어 오고 있다. 안전벨트를 매어 달라는 방송도 있고 즐거운 노래방도 돌아가면서 지루하지 않게 하여주려고 집행부에서 많이 고심을 하고 있는 듯하다.
산청, 덕유산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꾸준히 고속도로를 달려 춘천에 도착한 것은 10:30경. 눈길에 안전운행을 해주신 운전기사님과 집행부 임원님, 그리고 산행에 참여하신 여러 회원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산행지는 백두대간 제16구간인 화방재-만항재-함백산(1573m)으로 계획되어 있으니 회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하는 회장님의 인사를 끝으로 오늘 산행을 종료하였다. (2009. 2. 20)
*사진은 모두산악회원들이 촬영한 것을 활용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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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쌀쌀한 아침 새벽에 일어나 준비할때는 갈까,말까 갈등의 시간이 계속됩니다 . 그러나 막상 다녀 오고나면 해냈다는 보람과 자긍심을 갖게 됩니다..상세한 유래와 지나치며 알지 못했던 부분과 일정을 기록하여 주신 후기로 마지막 정리가 되어 더욱 고맙습니다.
미륵산과 통영의 이모 저모를 잘 설명하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미륵 여정을 떠 올려 정감에 젖어보며 고개숙여 감사하다는 말로 인사드립니다.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안개와 비로 기대했던 만큼의 한국의 나폴리라는 환상을 그르쳤는데ㅋㅋㅋ 선생님의 역사적 배경과 울~들이 익히 알면서도 그냥 스쳐버렸던 곳곳의 면면을 산행후기로 깔끔하게 정리해 주신 덕분에 그날의 영상을 다시 떠 올려보니 그런대로 즐겁고 보람된 유익한 시간을 보낸것 같습니다, 아마도 우리네 일상은 각자가 마음 먹기 나름인가 봅니다ㅎㅎ 선생님께서 집필해 좋은 자료 올려 주심으로 정말 감사와 수고 많이 하셨으매 정중히 인사드리며 휴일 잘 보내시고요, 담~주에 또 뵙겠습니다.
미륵산과 통영에서의 아름아웠던 추억들이 상세하게 담겨진 후기에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광무님 정말대단하십니다~~통영미륵산을 잘설명해주셔서 잘읽고갑니다,,,
통영 미륵산을 갔다오긴 했는데 못본곳이 너무 많았네요. 광무님의 후기를 통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고 다시한번 다녀온것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구 아름다운 함백산 함께 가시지 못해서 많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