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골프연습장은 만원이었다.
골프연습장에도 봄이 왔던가? 연보라색 큐롯에 진보라 앙고라 폴라를 입고, 아직은 추운듯 털이 있는 모자를 쓰고, 앗, 무릎 타이즈까지 멀티 코디를 한 연습생 골퍼가 눈에 뛰었다.
트레이닝복 한 벌을 입고 간 필자가 민망할 만큼 그녀의 코디는 센스가 돋보였다.
이제 곧 필드에서 수많은 골퍼들의 멋내기가 시작될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필드에서는 무난하게 코디한 것이 자연스러운 멋이고, 고급스러움으로 골퍼들은 알았다. 하지만 젊은 골프인구가 증가하고 여성골퍼가 늘어나면서 골프장도 점점 젊어지고 있다.
새로운 컬렉션은 늘 우리를 설레게 만든다. 골프패션의 2010년 필드 트렌드는 무엇일까?
얼마 전 MU 스포츠를 인수한 ㈜이엘에프는 국내에서 패션 브랜드만 열 가지 이상 판매하는 유명 의류회사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란 등 유명 프로와 메인 스폰 계약을 진행하는가 하면, 수 억원의 방송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여러 매체를 통해 광고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그곳에 아쉬움이 있다.
패션은 골프클럽보다 트렌드에 더 민감하고 빠른데, 그들은 수많은 돈을 들여 마케팅을 하면서 골퍼의 심리는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아쉽다.
‘블랙앤화이트’는 절대 화려하지 않다. 브랜드의 고유성을 표현하기 위해 화려함 보다는 고급스러움을 타깃으로 마케팅하고 있고, 유명프로도, 유명 연예인을 타깃으로 마케팅하지 않고, 오로지 명품만을 만들어 가고 있다. ‘노이즈 노이즈’는 명품관 위주로 입점을 하면서 화려함과 명품을 동시에 런칭했다. 입점 또한 명품관 위주로 자리잡으면서 별다른 광고 마케팅 없이 골퍼들에게 소리소문 없이 다가가고 있다.
수입에 이어 국내 라이센스 제작까지 하면서 다양한 디자인과 다양한 가격으로 골퍼들에게 새롭게 선보이며 사랑을 받아온 ‘먼싱웨어’는 골프계 간판 배상문과 윤채영에게 의류 협찬을 한다. 보다 젊고 화려한 디자인의 ‘르꼬끄 골프웨어’는 필드의 화려함을 대표해서 수 놓은 브랜드로 양용은 등 유명 골퍼와의 계약은 물론 모 방송사의 고교동창 골프대회를 수년 동안 진행하는가 하면 필드의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화려함으로 통한다. 많은 여성골퍼에게 필드의 화려함은 익숙하다지만 형광 그린의 골프바지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르꼬끄 골프웨어일 것이다.
브랜드 마다의 색과 컨셉이 아닐까?
지난 8월, 마지막 라운드에서 항상 빨간 셔츠를 착용하는 타이거우즈를 이긴 양용은의 우승을 함께 해 준 한 벌의 흰색의상! 얼마나 멋있었던가? 화려함 보다는 그의 심리를 ‘색’으로 표현해 줌으로써 자신감과 함께 우승을 안은 것 아닐까?
필자는 꼭 화려한 패션만이 골프장의 패션은 아닌 듯 싶다. 화려한 필드 패션보다 필드에서 한 타 한 타 정선을 다하는 자세와 상대방에 대한 매너가 우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