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잃어야 끝나는 사람
슈를 시작했다. 개그림 같아보여도 지나고 보면 충분히 딸 수 있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손이 커지니 그림 따기가 너무 힘들다. 결국 프리게임으로 그림을 기다려보지도 못하고
겨우 20핸드만에 100만페소 칩이 사라져 버렸다.
-환전좀 하입시더 80개요.
-사장님 생각한번만 더 해보시죠? 이제 곧 가실건데 시간도 얼마 안남았습니다.
-해주이소
-아.. 일단 알겠습니다.
80개로 착석하고 앉았다.
프리게임을 외치니 뱅커하나가찍힌다.
뱅커 50만페소 죽
대가리에 김이난다. 뱅 플 을 찍었다. 프리게임을 돌려본다.
뱅 플 플
플이 내려올 것 같았다. 30만 플레이어 먹
그리고 다시 60개를 엎어깐다.
투싸투싸에 둘다 점 하나를 못빼고 바카라를 만들어버렸고
뱅커는 겨우 3이었으나 나는 그림 한장을 더 받고 사망해버렸다.
얼굴이 푹푹 익어간다.
180만페소 잃는데 환전시간까지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황당하다. 아니 이렇게 내용없이 뒤지기는 오랫만이었고,
지난 그림을 보니 욕심과 아집에 사로잡혀있으니
충분히 마틴으로 딸 수 있는 그림이었건만
그 때 상황에서는 전혀 그림이 보이질 않았다.
아무것도 하기싫어 그냥 공항에 가서 기다린다고 했다.
꼴도보기 싫은 3층이 되어버렸다. 허무하게 날린 180만을 뒤로하고
공항으로 갔으나 비행기는 떠나버린 뒤였고
자석처럼 되돌아와 다시 20만페소를 바꿔 시스템을하다
본매6매중국점 다맞아들어가는 구간에 올인베팅을 올리고는
장렬히 사망해버린다.
어제만해도 찬스벳은 하나도 빗나가지 않았는데
오늘은 나에대한 파악이 끝난건지 모아놓고 죽이는 그림만준다.
대가리에 김이난다. 이래서 카지노가 무섭다.
20만페소를 10분만에 오링되니 아무것도 보이지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방에가서 주머니를 뒤져보니 13000페소가 있다.
금연방인지라 화장실에 틀이박혀 혼이나가 핸드폰만보는데
자꾸 눈물이 찔끔찔끔난다. 시발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 못 된건지 모르겠다.
너무 피곤해지니 눈부터 뻑뻑해서 사물이 흐릿하게 분간이 잘 안간다.
수면제를 털어먹고 그대로 기절하듯 침대에 쓰러졌다.
한숨자고 일어나니 허기가 진다.
자책도 잠시다. 새대가리처럼 금새 잊어 버리고는
불건전 마사지도 받고 치킨도 시켜먹고 다시 잠에든다.
푹자고 일어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쁘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이와중에 제정신은 들었는지 1억은 지키고 싶은 마음에
형에게 다시한번 절대 돈을 주지말라는
당부를 카톡으로 보냈고 남는 돈으로 죽이 되든 밥이되든
휴가나 보낼 생각을 했다.
아마 처음이다. 돈잃고 수영장에 가는건..
분위기를 내고 싶어 230페소나 주고 산미구엘라이트 한캔을 마시고는
무료한 시간을 때우다가 말라떼 서클로나가서 명가에서 밥을 먹는데
카지노가 눈에서 자꾸 아른거린다.
온김에 구경만 할까라는 생각에 통장잔고를 박박 긁어 택시비1400페소를 남기고
4만페소를 만들었지만 뒷전에서 몇번찍어보지도 못하고 사망했다.
미니멈이 낮으면 뭐하냐.. 오천페소 만페소씩 때리는데 버틸재간이 없었다.
결국 제대로 놀아보지도 못하고 좀비처럼 마닐라거리를 걸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기억하는지
사채쓰고 미련을 못버리곤 좀비처럼 마닐라거리를 배회하던
그 때가 생각났다.
택시에 올라 호텔로 돌아와서는 그 순간의 유혹을 못참고
다시 형에게 돈을 부탁을 해 보지만 이미 형은 나의 카톡을
읽고 씹어버렸고, 3층에서 만난 카페회원님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하고 하루를 마져 채운 후에 금새 잠이 들고선
오지 않을것만 같던 귀국일이 되었다.
-죄송합니다만 2만페소만 좀 주세요.. 뭐좀 사가고 싶은데
전재산이 천페소 뿐입니더..
-그래.. 잘생각했어, 이제 진짜 돌아가서는 당분간 보지말자.
그때도 바로 와서 다 잃었잖아.
-맞습니다. 쫌 쉬면서 생각좀 해보고 그리고 돌아올게요..
방장님께 신세를 좀 진 후에
미련갖기싫어 공항으로 일찍 출발 해 버렸고,
4박5일간의 너무 길었던 일정이 끝이났다.
그래도 절반의 성공은 거둔거라 자위했고,
귀국하니 그제서야 돈의 무게가 체감이 되었다.
1억
누군가에게 별것 아닌 금액일테고,
누군가에게는 새 인생을 시작할
터닝포인트가 될 금액일거다.
바꾸없이 직진만하며 수중에 돈이 떨어져야
게임이 끝나는 바보같은 겜블러인 나는
여유라는걸 겜블인생 처음으로 가져보게되었다.
첫댓글 안보냇으면 다 잃을 확율이 높아 보여요
장담하는데 올인당했을겁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