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두 시간만 자고 일어나야지 했는데 날이 바뀌어 일어났다. 잠을 푹 잤는데 탁구공만한 바늘뭉치로 탁 치는 듯한 통증이 오른쪽 목에 일었다. 잠자는 자세를 의심하며 목을 주물렀다. 주무를수록 더 자주 아팠다. 고개를 죄우로 돌려보면 아플 때도 있고 아프지 않을 때도 있다. 고개를 앞으로 똑바로 하고 있는 데도 깜짝 놀라 어깨가 들썩 하도록 통증이 왔다. 그럴 때마다 식은땀이 날 정도로 힘이 빠졌다.
오전에 서구청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엄마가 다니는 치과에 가서 상담도 했다. 집 근처 시장에 가서 엄마 메리야스도 사고, 간식거리를 사 엄마 면회를 다녀왔다. 요양원에서 나와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자동차의 왼쪽 뒤 방향지시등 점검하라는 주의표시가 금요일부터 떴던 탓이다. 서비스센터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병원에 들렀다. 갈 때는 많이 아프더니 병원에 들어서니 아프지 않았다.
의사에게 아픈 증상을 말하니 잠을 잘못 자 그런 건 아니라고 말을 잘랐다. 대상포진이란다. 예방주사도 맞았고 제 작년 코로나확진 때 대상포진도 함께 와 치료했었다. 그런 이력이 있기 때문에 수포 없이 약하게 오는 대상포진이라고 했다. 약을 지어주며 며칠 쉬고 그래도 계속 아프면 주사를 맞으러 오라고 했다. 설마 약간 의심도 했는데 처방전을 받으려고 손을 내미는 순간 몸이 휘청할 정도로 통증이 일어 목을 잡았다.
대상포진이 너무 아프다고 해서 5년 전에 예방주사를 맞았다. 제 작년 첫 코로나 확진 때 그렇게 아프더니 등이 데인 듯 아파서 거울에 비춰보니 물집이 무더기로 올라와 있었다. 병원에 가니 대사포진이라고 했다. 예방주사를 맞았는 데요 했다. 의사는 맞아서 그나마 약하게 온 것이라고 했다. 작년에도 코로나 두 번째 확진이 되었고, 얼마 전에는 감기를 심하게 앓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갑자기 목이 비명을 내질렀다.
대상포진은 피부병이 아니라 신경을 따라 퍼지는 바이러스다. 신경을 따라 퍼지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고, 신경을 따라 띠 모양의 홍반이 나타나면서 수포가 생긴다. 그러나 예방접종을 하면 수포가 생기지 않거나 생겨도 한 두 개 혹은 서너 개라서 피부 알러지로 오인하기도 한다. 그래도 신경을 따라 불규칙하게 깜짝 놀랄 정도로 꼭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으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의사는 말했다.
낫고 나면 열심히 운동을 해 체력을 길러야겠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온다고 한다. 체력을 길러 면역력을 키워야지 생각하며 숙제를 하다 보니 아슬아슬하다. 그래도 오늘이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