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고 한다
그것도 6개월 전에 이미.....
사토 회장이 마지막 연락을 받은 게 6개월 전이었다 하니 아마 그 직후일거다...
빌어먹을.....
다시 원점이란 말인가.....
다음날.....
쏴아.....
냇물이 시원스럽게 흐르는 가운데 각트가 바지를 걷어서 발을 담근 채 앉아 있었다. 여름이 거의 끝났다지만 동남아시아 특유의 열대 기후 때문인지 아직까지 덥기는 마찬가지였기에 물에 발만 담그고 있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달래기는 충분했다
"여기 있었구먼...ㅋㄹ..."
남자 -고아원 원장이다- 가 여전히 담배를 문 채 기침을 하면서 오는 것을 보고 각트가 생각했다.
니코틴이 무섭긴 무섭군...
각트가 무슨 생각을 하건 원장은 각트 근처에 앉아서 품에서 뭔가를 꺼내며 말했다
"필요할까 싶어서 가져왔소. 책상 정리하다가 찾아냈지."
"뭡니까?"
"그 친구가 죽기 전에 찍은 거라오."
원장의 말대로 그건 사진이었고.....아이들과 놀아주다가 부르는 소리에 돌아봤을 때 찍은 듯 아이들과 함께 서서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고 있는 클라하의 사진이다.
"아이들이 좋아했지. 잘 따랐고....."
"......................................."
"당신이니까 하는 말이오만..."
"?"
"내가 사실 그 친구가 죽는 걸 본 건 아니오. 소식을 들었을 뿐이지...."
"........................................"
"전해준 친구의 말로는 권총 대여섯발은 맞았다고 하더군."
".....어쩌다 그렇게 된 겁니까."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빼고 연기를 불어내다가 원장이 다시 기침을 했고 기침이 가라앉을 때까지 각트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겨우 기침이 가라앉고 나서 원장이 목청을 가다듬고 나서 말했다
"형이 보내준 돈도 다 떨어지고 나서 그 청년은 계속 형에게만 매달릴 수 없다고 하면서 돈이 많을 것 같은 사람을 찾아가서 받아오겠다고 했지. 내가 말렸었다네.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을 누가 도와주려 하겠나. 자선단체가 아니고서야.....그래도 그 친구는 고집을 꺾지 않고 찾아갔지.....그리고 죽었다는 소식이 왔어. 찾아갔던 부자에게 그 청년이 사정사정했지만 부자는 부하를 시켜서 그 청년을 쏘게 했다더군. 시신 매장까지 하게 하고..."
"..................................."
여기서는 더 이상 건질 게 없을 것 같다. 각트가 사진을 챙겨넣고 일어섰을 때
"난 말일세.."
"?"
"왠지.....그 친구가 죽지 않고 살아있을 것 같다네."
"어떻게 압니까."
"이유는 나도 모르네. 그냥.....그런 느낌이 들어."
마닐라 시내로 돌아와서 내일 필리핀을 떠나기로 하고 도착한 날 예약해뒀던 호텔로 왔는데
"아참, 손님"
프론트 직원이 각트에게 카드 열쇠를 건네주고 나서 메모지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일본에서 전해온 메시지입니다"
"나한테요?"
"네."
방으로 와서 각트가 가방을 놓고 메모지를 펴봤다
=일본에 있는 부모님 묘 앞에 꽃이 있었다는 연락이 왔었음
친척들에게 확인 결과 꽃을 갖다놓은 사람은 없었음=
'사토 회장인가?'
사토 회장은 현재 LA에 있다. 그가 일본에 오지도 않았고 친척들도 묘에 꽃을 갖다놓지 않았다면...그럼? 각트가 호텔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걸었다
"비행기 티켓 예약하려 합니다. 내일 아침에 일본으로 출발하는 걸로.."
일본 도쿄. 시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지점의 갈대숲.
"살려주세요. 제발...제발 우리 애 좀 살려주세요.."
거의 대성통곡에 가깝게 울면서 여자 한명이 허름한 오두막 앞에서 수없이 절을 하며 기원하고 있었고 오두막 안에서는.....
"아앙..."
"...ㅇ....."
심한 부상으로 피투성이인 남자아이를 꼭 안고 있던 남자가 신음을 흘린다. 그러더니......아이의 얼굴과 몸에서는 상처가 서서히 사라지는 반면 멀쩡하던 남자의 얼굴에 상처가 생기면서 피가 흘러내렸고 그가 입고 있는 셔츠에 붉은색이 번지기 시작하는 거였다
"ㅇ.....ㅎ......"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남자가 견뎌보려 했지만...
"ㅇ....아아악!!!!"
오두막 안에서 들려온 비명소리에 여자가 울음을 그치고 고개를 들었고 잠시 후...
"...엄마..."
"요이치?"
아들이 찾는 소리에 여자가 얼른 오두막 안에 들어갔는데.....피투성이일 뿐 멀쩡해진 아들을 보고 여자가 아들을 꼭 안았다
"엄마..."
"아가..."
"....ㅇ...."
"?"
신음소리에 그제서야 여자가 남자를 보니 남자는 여기 오기 전 아들의 상태와 똑같아져서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거였다
"ㄱ, 괜찮으세요?"
"...ㄱ...가세요....이제....아이는 괜찮을....테니까..."
"하지만 몸이..."
"난 괜찮으니까....가요....."
"...ㄱ,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몇번이고 인사하면서 여자가 아이를 안고 오두막을 떠났고 부상 때문에 옆으로 쓰러져 신음하던 남자가 천장을 보고 누우면서 그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이 걷어졌다. 그는.....사진 속의 남자. 바로 클라하였다
-To be continue..................................................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고.......멘트 남겨주신 바바님(영화 상영은 이미 끝났어요. 그리고 아직 상영한다 해도 보시기 어려울 거에요. 피가 낭자한 장면이 꽤 있어서......클라하씨는 아웃 되면 안되죠^^;;;; 대신 여기서는 마나씨 등장이 별로 없을 듯...;;;;)께 감사드려요.....(^^)(__)(^^)>
첫댓글 흠... 끔찍한 장면이 많다니..아쉽네요^^;;; 역시나 클라하씨는 살아있었군요, 그런데 뭔가 능력을 지닌듯하네요. 그 남자아이 치료를 해준것도 그렇고... 아무튼 클라하씨가 아웃안되서 다행이에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