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쥐띠해 새해 새날이 밝았습니다. 모처럼 신정 휴가를 맞아 2박3일 금강산을 다녀왔습니다.
5년전 설봉호를 4-5시간 타고 공해상으로 나간후 다시 장전항으로 들어와서 금강산을 가는 바람에 배멀미로 혼이 난 기억이 새롭습니다.
2007년이 저무는 12월 30일 저녁 11시 관광버스에 승차한후 모두가 잠든 어둠을 헤치며 양평-홍천-인제-원통-진부령을 지나 화진포 남북출입국사무소
근처에 도착 버스에서 잠시 눈을 붙이며 새벽을 기다립니다.
다행히 비수기이고 세밑인탓인지 45인승 버스에 고작 12명이 타서 들어누워 갈수 있어 한결 편하게 갈수 있었습니다.
7시30분부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해외여행시와 똑같은 절차에 따라 수속을 밟고 북측 사무소에서 소지품검사와 입국증을 받아야 비무장지대를 넘을수 있지요. 신분증은 필히 지참해야하고 성능좋은 카메라와 휴대폰은 맡기고 가야하지요.
남측을 넘어 온정각에 도착할때까지 2시간여 동안은 사진촬영 금지구요. 철책을 넘어서 부동자세로 요소마다 서있는 북한군인을 보고 또 나무 하나없는 민둥산을 보고 아 이곳이 북한땅이구나하고 조금은 긴장하게 만듭니다.
금강산관광의 시발점인 온정각인데 옛부터 있던 서관외에 동관을 새로 짓는등 시설이 많이 확장되어 있었습니다.
천하제일 금강산이라는 현판 좌우로 보이는 금강산 봉우리들이 새롭습니다. 현대아산의 젊은 안내조장(가이드를 이렇게 부르지요)은 담배피우다 걸리면
또 침뱉으면 얼마...산행시 소변은 1$,대변은 2$이라는등 금지사항을 안내하는데 분위기가 옛날 처음 개방시보다는 많이 자유스러운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전에는 북측 안내원에게 무어라고 말을 건네면 외면하거나 마치 잡아갈것 같은 공포감을 주었는데 이번에는 이명박대통령선출과
총선거등 오히려 저보다 더 잘 알고 있는것 같아 금기사항인 정치 예기를 주고 받기도 했지요. 뒤에서 따라오던 wife는 어떻게 될까봐 안절부절 못하고요.
사실 예기는 하면서도 워낙 민감한 사항이라 같은 민족을 강조했는데 한나라당 집권하면 남북관계가 경색되지 않겠느냐면서 상당한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누가 집권하던 큰 물줄기를 바꿀수 있겠느냐 하니 좋아하더군요.
지난번 금강산에 왔을때는 만물상.해금강(삼일포)코스를 둘러 보아서 이번에는 새로 개방한 세존봉과 수정봉을 가기로 했는데 평소 무릎이 좋지 않은 wife가 무척이나 힘들어하기에 구룡폭포와 상팔담코스로 줄이기로 했지요.
그런데도 상팔담 왕복 1시간여 가파른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금강산은 동서길이가 40km이고 남북으로는 60여km인 금강,고성,통천군에
속해 있는 산으로 최고봉은 1638m의 비로봉이며 1만2천의 기묘한 봉우리들이 둘러싸 있는 산입니다.
구룡폭포에서 흘러나온 물이 하얗게 얼어붙은 옥류동 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금강산은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워지는데 대표적으로 봄이면 아침이슬이
태양에 반사되어 빛나는 모습이 단단한 금강석과 같다하여 금강산이라 부르며
여름은 봉래산, 가을은 풍악산인데 지금같은 겨울은 개골산으로 불리웁니다. 또 겨울에 눈이 오면 설봉산이라고도 부르지요.
구룡폭포를 한눈에 볼수 있는 관폭정입니다. 개성 박연폭포, 설악산 대승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 중 하나로 불리는
구룡폭포는 불법에 의해 쫓겨난 아홉마리 용이 누구도 찾기 힘든 이 골짜기로 접어들어 푸른 연못 속에 숨어들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구룡폭포를 뒤로 기념사진을 찍고 세존봉 등산을 하느냐 고민하다가 도저히 불가하다고 생각하여 그대신 상팔담을 다녀 오자고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곧 비로봉 코스도 개방된다고 하는데 어차피 한번 더 와야 될것 같습니다. 금강산이 제주도 정도로 넓고 높기에 제대로 구경하려면 며칠 몇날은 잡아야 한다네요.
비룡폭포옆을 지그재그길로 올라서는 세존봉 등산팀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 보았지요. 비룡코스의 두배는 더간다하고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부는등 처음 간다하던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고 20여명만이 세존봉으로 향합니다.
이번 세모의 일출산행에는 약 380 여명이 전국에서 왔는데 성수기의 가을같은 계절에는 4000여명이 들어와서 사람에 밀려 제대로 산행할수 없다는데 이번에는 너무 한가하고 여유로워서 계단같은곳에 정체가 없는 조용한 산행이었습니다.
이곳이 상팔담인데 지상에서 내려온 팔선녀중 옷을 감춘 한 선녀를 아내로 맞아 두 아이까지 두었으나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한 나뭇꾼과 선녀의 전설현장입니다.
비로봉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상팔담을 거쳐 구룡연을 지나 옥류동으로 이어 흘러갑니다. 일만이천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있는 전망대!
장엄하게 펼쳐진 봉우리들이 밀려올것같은 감동을 불러옵니다.
상팔담으로 오르는 길은 아기자기한 오솔길과 가파른 바위에는 철계단이 놓여 있고 금강산의 준봉들을 한눈에 볼수 있어 금강산은 어느 코스를 가더라도 그 아름다움을 감상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내원은 제일 쉬운 코스로 경사도는 있지만 거리가 짧은 만물상, 그다음 수정봉 그리고 구룡연-상팔담코스라고 합니다.
물론 세존봉은 전문 등산코스인데 마지막 수직 200여m의 철제 사다리가 바람에 흔들거리고 바람이 엄청 세기에 무척 힘들다고 하는데 시간은 왕복 8시간이랍니다.
서관의 뷔페와는 달리 동관에는 다양한 음식이 있는데 대개 10$-15$로 비싼편이지요. 참이슬도 있는데 비교적 싼 3$ 받습니다.
음식맛은 가격에 비해 그저 그렇고 옥류관 냉면 한번 벼르고 먹으려 했는데 예약해야 하는등 시간도 맞지 않아 그냥 한식으로 때웠지요.
등산 전후의 보약은 탕이 아니라 참이슬이 아닐까요? 역시 어디에서나 변함없는 그 맛은 바로 참이슬이지요.
숙소인 구룡마을 뒤로 남북이산가족 면회소가 새롭게 지어지고 있는데 이곳 금강산에 오면 일개 기업인 현대아산의 저력을 새삼 느낄수 있게 합니다.
찬반 논란을 떠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금강산을 관광한다는 사실에 현대를 떠올리고 정주영회장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렇게 하루 바쁜 일정을 보내고 온정각의 밤을 맞습니다. 전과는 달리 자유시간이 많이 주어지고 노래방도 있고 교예단.가무극.포장마차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고 술집이나 쇼핑등을 할수도 있지요.
무자년 새해에 구의동에서 구남필 스테파노 올림 knp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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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07년 12월 30일- 2008년 1월1일 2박3일간의 금강산 여행기입니다.
지금은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갈수가 없어 안타까운 우리의 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