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뻗어 나온 신종교,
창가학회 현장답사 보고서
과목명 : 종교사회학
담당 교수 : 조성윤
사회학과 고정연
제출일 : 2015. 6. 1
Ⅰ. 들어가며
마지막 종교현장답사가 창가학회로 정해졌다. 솔직히 창가학회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종교였다. 바로 전에 갔던 불교, 개신교, 천주교는 한국의 3대 종교라 불릴 만큼 익숙한 종교들이어서 따로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종교사회학을 통해서 처음 듣게 된 창가학회는 나에게 있어서 생소한 이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은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걱정과 더불어 호기심 또한 강하게 일어났다. 창가학회는 과연 어떤 종교인가? 이 물음을 시작으로 이 보고서는 시작된다.
Ⅱ. 창가학회란?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창가학회는 불교 교단인 일련정종의 신도 단체로 출발한 종교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과거 일본에서는 불교는 불경을 이해할 수 있었던 특정계층만의 종교였다고 한다. 그러다 12세기 이후에 불교의 경전을 새롭게 해석하는 승려들이 다수 출현한다. 그중 니치렌이라는 승려는 불교의 경전 중 묘법연화경(줄여서 법화경)이 가장 중요한 진리를 담고 있다고 보고, 불경을 읽지 못하더라도 ‘남묘호렌게쿄’를 암송하라고 설파했다고 한다. 법화경을 필두로 ‘남묘호렌게쿄’를 암송하는 신종교로 창가학회 외에도 입정교성회, 영우회가 있다고 한다.
창가학회의 모태는 창가교육학회이다. 설립자였던 마기구치 쓰네사부로는 1930년대 일련정종의 신도가 되었고, 교육학과 전통신앙을 결합하고자 했다고 한다. 일제 말기에 일본 내에서는 종교 단체에 속한 신도들에게까지 신사 참배가 강요되었다고 한다. 일련정종의 승려들은 신사참배에 동의했지만, 마기구치는 거부했다가 투옥되었다고 한다. 이어서 그의 제자인 도다가 창가학회로 이름을 바꾸고 종교단체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Ⅲ. 5월 3일 창가학회 청년문화페스티벌 현장답사
이러한 창가학회의 대강의 정보를 가지고 5월 3일 한국 SGI 제주 문화회관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조금 걸어서 도착하니 회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회관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살갑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조금 이르게 도착을 해서 밖에서 있다가 들어가기로 했다. 회관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생각보다 젊은 층이 많이 보였다. 교회와 성당에 갔을 때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느꼈는데, 창가학회는 조금 달랐다.
어느 정도 학생들이 모여서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밖에서 생각했던 것 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그리고 창가학회에서도 사람들을 통제하고 인솔하는 분들이 계셨다. 그분들은 매우 능숙하게 사람들을 인도하는 것으로 보였다. 큰 스크린이 있는 방으로 안내받았다. 어두운 가운데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핵무기 사용 반대’라는 큰 현수막이 걸어져 있었다. ‘핵무기 사용 반대’라는 구호를 외치는 종교단체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1시가 되자 스크린이 켜졌고, 올림픽 경기장에서 개최되었던 청년문화페스티벌이 생중계되었다.
종교단체에서 하는 행사면 창가학회만의 종교적인 색채가 짙게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영상에 집중했다. 먼저 미국, 영국, 싱가폴 등 여러 나라의 신도들이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남긴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한국 창가학회 회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인사말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창가학회는 192개국에 포교를 하고 있고, 거듭 청년과 평화를 강조하던 것이다.
청년문화페스티벌은 오케스트라의 연주, 전통 무용, 댄스, 노래 등 다양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보는 내내 느꼈던 것은 예상했던 종교적인 색채가 전혀 묻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냥 청년들이 함께 공연을 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종교단체의 공연을 보고 있는 것인지, 그냥 청년들의 공연을 보고 있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어느 순간 그냥 공연 그 자체를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2시간 정도의 공연들을 모두 보고, 창가학회 간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러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먼저 현재 창가학회의 회장 이케다 다이사쿠의 ‘지지 않는 청춘’이라는 책을 선물해주셨고, 따뜻한 차도 한잔 주셨다.
처음에 간부들 중 한 분이 간략하게 창가학회 조직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최하조직의 반이 있고, 이 반이 3반이 되면 지구로 구성된다. 그리고 3-4개의 지구는 지부가 되고, 3-4개의 지부가 지역으로 구성이 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이 모여 권이 되고 최상조직인 방면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제주는 제주권, 서귀포권으로 나누어져 있고, 이 두 개의 권을 합쳐 제주방면이 조직되어 있다고 한다. 제주의 신도 수는 만 이천명이며, 이는 회관, 집 등 명부에만 올린 사람들도 포함된다고 한다.
첫 질문은 어떤 식으로 신앙생활을 하는가? 였다. 이에 대해서 신도들은 아침, 저녁으로 ‘남묘호렌게쿄’를 암송하면서 자신의 신심을 확인한다고 한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반에서 좌담회를 여는데, 이는 동네 반상회와 같이 친숙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정도 3개 지구인 150-200명이 참여하는 지부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한다. 신앙생활의 내용으로는 개인의 기복을 비는 신앙생활과 그리고 핵무기 반대, 세계 평화를 바라는 사회 참여 활동도 존재한다고 한다.
이 질문의 연장선상에서 창가 철학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창가’란 가치를 창조한다는 뜻이다. 창가 철학은 모든 사람에게는 불성이 있다고 보고, 사람들의 생명의 불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창가학회는 사람들의 마음, 불성을 끄집어내기 위한 포교활동을 하는 종교단체라고 강조하셨다. 그리고 현재는 인간주의라는 가치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 힘든 게 현실인데, 창가학회는 평화, 문화, 교육을 강조하면서 신도들에게 인간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가르침을 설파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한국은 일본에 대한 감정이 그다지 좋지 않은데, 일본에서 오고 일본어로 ‘남묘호렌게쿄’를 암송하는 창가학회를 자신의 종교로 선택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다. 이에 창가학회는 해방 전후로 한국에 도입되었고, 물론 좌담회를 하는 경우 정보부의 감시를 받았었다고 한다. 그리고 왜색종교라고 탄압도 많이 받았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으셨다. 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이 많이 좋아져서 예전보다는 편안하게 종교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다른 분께서 창가학회를 믿게 된 이유를 알려주셨다. 믿게 된 계기는 결혼 후 시댁이라고 했다. 하지만 절대 강제적으로 믿게 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어렸을 때 개신교, 불교 등 다른 종교들을 접했는데, 신앙생활을 하고 싶을 만큼 끌리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시댁에서 믿고 있던 창가학회의 모습을 살펴보니 다른 종교에서는 스님이나 목사, 신부님이 대신해서 기도 올려 주시지만 창가는 내가 괴로우면 내가 기도해야 하기 때문에 자발적이라 생각해 상당히 괜찮은 종교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마음을 중시하는 종교라고 생각했고, 사상의 내용이 긍정적이라고 느껴져서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5월 3일을 원점의 날이라고 하던데, 이 날에 청년문화페스티벌을 개최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다. 이에 창가학회는 최근 3-4년간 청년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청년을 키우는 게 학회의 미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리들의 미래인 청년들이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풀이 많이 죽어 있는데, 이러한 청년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 기성 세대가 할 일이라고 여겨진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청년이 죽으면 조직이 죽는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청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신도 중에 나이는 80대 이지만 마음은 20대인 분들도 많다고 했다. 이 분들 모두 자신들은 청년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정말 긍정적인 분들이 이 종교를 믿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종교가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젊은 층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신종교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은 젊은 층이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비해서 청년을 육성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창가학회는 향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고 있을 거라 예상되는 바이다. 현장답사로 갔던 교회와 성당에는 젊은 층이 많이 없었다. 하지만 교회에서 청년 취업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청년 신도들을 붙잡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목격했었다. 모두 나름대로의 생존 전략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Ⅳ. 5월 13일 연동 2지구 창가학회 좌담회 현장답사
5월 13일 7시 노형초등학교 정문으로 갔다. 조금 기다리니 학생들이 왔다. 함께 인솔자를 따라서 좌담회 현장인 뜨란채 아파트로 갔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니, 거실에는 15-20명 정도의 신자들이 거실에 오밀조밀 앉아 있었다. 이 모습은 마치 아파트 반상회를 연상시켰다. 빈자리에 착석을 하고 기다리니, 좌담회가 시작되었다.
순서는 제목삼창, 여는 글, 학회역사, 기초교학, 어서배독, 인간혁명도전기, 체험담, 미래부 코너, 4부인사, 참석간부인사로 진행되었다. 대락 1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제목삼창은 신자 모두가 ‘남묘호렌게쿄’를 3번 외치는 것이다. 말로만 들었던 제목삼창은 마치 불경을 외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염주를 손에 쥐는 분도 계셨고, 눈을 감고 외치는 분도 있었다.
다음으로 여는 글, 학회역사, 기초교학, 어서배독이 진행되었다. 이는 창가학회에서 발행되는 법련이라는 책을 낭독함으로써 진행되었다. 광포의 날과 같은 한자어가 혼용되어 있어서 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을 느꼈다.
다음은 인간혁명도전기라고 해서 신자 중 한사람이 자신이 힘듦을 극복한 수기형식의 글을 낭독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 시간에는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의 발표가 있었다. 이 학생은 취업과 알바와 부상에서 고난을 겪었는데, 창가학회의 가르침대로 힘듦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서 극복을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현재 비슷한 또래가 겪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들이서 인상 깊게 들었던 것 같다. 힘듦에 굴복하지 않고, 극복하려 노력을 하는데 종교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너무 깊게 빠지지만 않으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어서 체험담 발표가 있었다.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의 발표였다. 반담을 맡고 있는 이 주부는 창가학회를 어머니에 의해서 신자가 되었다고 한다. 일찍 결혼을 했고, 화목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가정에 화목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하나하나 마음 속에 새겼다고 한다. 그 후 남편의 직장 문제도 해결되고, 셋째로 아들도 얻었다는 이 주부는 더 열심히 신앙생활을 약속하면서 발표를 마쳤다. 어려운 교리가 아닌 신자들의 체험담은 사람들을 이 종교로 이끄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극히 단순하게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남묘호렌게쿄’라는 주문을 외우면서 목표 실현을 바라는 창가학회의 모습은 현대적인 모습으로 변화한 종교의 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미래부 코너에서는 어린 학생의 부모님과 선생님의 향한 편지 낭독이 있었다. 다음으로 4부 인사가 간략히 진행되었고, 이어서 참석간부인사를 마지막으로 좌담회가 막을 내렸다.
반상회 같은 분위기의 종교집회행사는 아주 신선했다. 신자들끼리도 굉장히 유대감이 강해보였다. 이러한 좌담회는 창가학회 신자들의 신앙을 더욱더 공고히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된다.
Ⅴ. 나가며
솔직히 처음에는 창가학회가 이상한 종교인 줄 알았었다. 그래서 현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조금 무섭고, 떨렸었다. 하지만 현장을 다녀와 보니 불교에서 뻗어 나온 종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종교적인 색채가 짙게 베어나지 않아서 많이 놀랐다. 그리고 교육, 문화를 통해서 종교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신선했다. 창가학회뿐만 세상에는 많은 신종교가 존재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많이 궁금해졌다. 편견에 빠져서 색안경을 끼고 사람이든, 종교를 바라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편협된 생각이라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이제 색안경을 벗고, 세상을 좀 더 넓게 바라봐야겠다.
참고문헌
조성윤, 『창가학회와 재일한국인』, 한올, 2013.
창가학회 현장답사기.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