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8일(화) 오늘도 답사길에 나서는 날.
지난 주 송준길 묘소 답사 때 공주학연구원에 지도 기증건을 말했더니, 오늘 가잔다.
공주대학교 공주학연구원에 전화 연락해서, 공주군행정도와 공주읍행정요도(단기 4289년 판 서기 1956년 발행)를 기증하겠다고 말했더니 오늘 11시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대전에서 출발한다.
기증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 않는가? 기증받는 쪽에서 가치가 있는 것인지, 등등..
아무튼 묵은 지도 뭉치에서 곧 바스러질 것 같은 지도 두 장을 꺼내어 집을 나선다.
사연이 가득한 옛 행정 지도 두 장.
젊은 날 지도에 관심이 많아서 구하기 쉬운 지도부터 시작해서 귀하게 얻은 지도들 .
그중에서 마치 애지중지 키워 온 두 딸 자식을 여의듯 시집보내는 심정으로 집을 나선다.
금강 줄기를 따라 세종시도 지나고, 석장리 구석기박물관도 옆으로 지나서 공주대학교로 찾아들어간다.
공주학연구원. 옛날 기와집 건물 안에 들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기다리던 전진희 박사가 반갑게 맞이한다.
차 한 잔 들면서 옛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기증서에 서명도 하고 나중에 만나서 좌담형식의 이야기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는 전박사의 말을 뒤로 하고 연구소를 나온다.
벌써 60여년의 세월이 흘러버렸다. 까마득한 시절이 되었다. 코 흘리개 국민(초등)학생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내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이제는 역사가 되어 가고 있다니...만감이 서린 채,, 점심을 해결하려 나선다.
< 공주학> 현판이 걸려 있는 연구원 건물은 한옥 기와집
<기증 1: 공주군행정도>
(단기 4289년판 발행)
<기증 2: 공주읍행정요도>
(단기 4289년판 (서기 1956년 ) )
<공주읍행정요도 부분>
공주읍의 연혁사가 적혀 있고, 공주 십경도 기록되어 있다.
들깨수제비로 점심을 해결한 후 인근의 호태산 등산로를 찾아 올라간다.
입구를 몰라서 지인에게 전화도 하고 한참 이리 돌고 저리 돌고 헤맨 끝에 공주정수장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짐작으로 찾아 올라가는 산. 별로 높지도 않은 야산인데도 갈림길은 많아서 당황스럽게 한다.
우거진 나무 숲사이 흙길로 올라간다.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하고.
산 이름도 낯설은 호태산, 무슨 뜻이지? 호랑이 모습의 뜻인가? 제멋대로 생각하면서 올라간다.
한참을 올라가니 표석이 나타난다. 호태산 이름은 없고 푯대봉 표석이다.
138m 높이의 푯대봉, 해발로 따지면 그리 높지 않은데, 만만하지가 않다.
하긴 금강 수위로 기준하면 제법 높다.
금강있는 쪽 등산로를 따라 걸어 가니 안내도가 나타난다.
안내도에 장기대나루가 보인다.
호남지방과 서울 한양을 잇는 중요 국도, 신관초등학교 자리에 일신역이 있고 그 앞으로 장기대 나루가 있었다니.
처형한 죄수의 묙을 긴 장대에 매달아 놓은 곳이라니 , 오가는 사람이 보라고 그래서 장깃대나루. 섬뜩한 이름이다.
고을 방백들의 선정비를 세워 놓고 오가는 사람이 보라고 자랑스럽게 해놓은 곳을 < 비선거리>라 부르는 것과 상통하는
땅이름이다.
서쪽의 고만나루와 함께 공주의 주요 나룻터이다. 나룻터 연구만해도 역사의 주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도 백의종군시 이곳을 지났다는 나루.
금강과 장기대나루 가는 길, 계룡산이 삼각형을 이룬다.
이리 돌고 저리 돌고, 묻고 해서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한다.
옛날의 국도가 이제는 직선화 해서 고속도로 못지지 않은 대로로 변했다.
멀리는 계룡산도 보이고, 앞으로는 금강이 흐르고, 건너편에는 공주와 대전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옛 웅덩이 터에는 VIP컨벤션 센터 건물이 보이고, 데부뚝이라는 제방이 생기기 전에는 갈대밭 늪지 이었을 곳. 그래서인지 동네는 산중턱에 자리잡고 있고, 옛길은 이제는 풀섶에 사라지고,,,
이웃에는 효포(소개)마을에 향덕이 효행비가 있고, 섬뜩한 혈흔천이 흐르고, 역사가 서린 곳이다.
무넘이고개로 이어지는 옛길을 회상하면서 무심하게 흐르는 금강을 바라본다.
계룡산의 연봉이 5월의 맑은 하늘 아래에서 더욱 선명하다.
(오른쪽의 연천봉에서 상봉의 철탑도 보이고 북쪽능선으로 이어진다.
산태극(계룡산) 수태극(금강)의 중심지에서 성지기와 같이 사진도 찍어 보고...
오늘 빠진 산지기 만보를 빼놓고 셋이서 자동으로 기념 사진도 찍는다.
옛 장깃대 나루로 추정되는 옛사진 (일제시대 때) 그림엽서 사진도 찾아본다.
옥룡동(흥룡파출서 인근)으로 추정된다. 당산나무인지 정자나무가 이채롭다...
건너편은 현재 공주대학교 근처로 보인다.
-1976년 발행된 공주지도에는 장기대 나루가 표시되어 있다.
현재 공주대교가 건설되기 이전의 지도 모습이다. 둥근원 표시부분은 일신역이 있던 곳 현재의 신관초등학교 자리이고
138m지형이 푯대봉으로 보이고,, 시목동에서 건너편 옥룡동(현 흥룡파출소 인근) 사이 옥룡동 비선거리로 통하는 23번 국도에 장기대 글자가 보인다. ( 자료출처 : <향토연구> 지에서 자료 취득 사용)
유서 깊은 공주를 주마간산식으로 보고는 서둘러 대전 집으로 돌아온다.
세월이 가듯, 사람도 변하고....기억은 잊혀져 가고,,,,
기록의 중요성을 인식한 하루, 훗날, 먼 훗날. 어떻게 기억되고.. 익혀질지....
(2024.06.01(토) 카페지기 자부리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