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운의 베트남 통신㉞ 식품판매시장 환경
베트남의 소매유통 구조를 살펴보면 백화점 계열이라고 볼 수 있는 대형 쇼핑센터, 하이퍼마켓 형태의 대형마트, 식음료 위주의 중소형 슈퍼마켓, 화장품 및 의류 위주의 전문 로드샵, 최근 부쩍 늘어나는 편의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호치민 시의 경우 포스코의 다이아몬드 플라자, 베트남 최대기업인 빈그룹의 빈컴센터 및 유니온스퀘어, 말레이시아 계열의 팍슨(Parkson), 푸미흥크레센트 몰 등이 고급 화장품 및 의류를 판매하는 백화점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 취급하는 품목 수는 2만개가 넘으며 점포당 면적은 최소한 5,000㎡ 이상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마트 점포를 보유한 업체는 국영기업인 쿠옵마트(co-op mart)로서 70개 이상 보유하고 있고 호치민 시를 중심으로 약 35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프랑스 계열의 빅씨(Big C)마트는 하노이 시 4개, 호치민 시 7개를 포함하여 26개를 운영 중이다. 한국의 롯데마트는 10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이마트는 2016년 운영을 목표로 호치민 시 고밥 지역을 포함하여 2개 점포를 공사 중에 있다.
중-소형 슈퍼마켓은 대형 마트 기업에서 운영하는 푸드 중심의 마켓, 한국식품점을 운영하는 K-mart 등 우리나라의 슈퍼마켓 형태와 유사하게 500㎡ 이내의 규모로 운영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베트남 전역에 약 800개 정도의 점포가 있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식품의 구매는 재래시장 및 재래식 점포에서 이루어 진다. 베트남의 인구 대비 적정 슈퍼마켓은 3만개, 편의점은 5만개라고 본다면 슈퍼마켓 및 편의점이 각각 1,000개 미만의 현실과 비교하였을 때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다.
호치민시 같은 대도시에서도 지역별로 재래식 시장이 많고 거리 곳곳에서는 2~3시간 만 운영되는 새벽시장이 열린다.
베트남은 1층은 점포, 2층은 창고, 3~4층은 사무실 겸 숙소로 쓰이는 주택이 대부분이고 이러한 주택의 1층에서는 가게를 운영한다. 주택의 크기는 전면은 4m, 측면 8~16m 이며 1층에서는 골목에 이르기까지 모두 점포를 운영한다.
베트남에서는 아직까지 현대화되고 전문화된 시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수산물 시장, 공구시장, 의류시장, 건축자재 시장 등이 없고 재래식 시장 안에서 식품점, 의류가게, 철물점, 과일가게, 화장품 가게 등이 혼재되어 있다.
도로에도 여러 종류의 점포들이 섞여 있으나 최근 4차선 이상의 도로변의 점포들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화장품 및 의류 등의 밀집도가 높아지는 패션거리, 건축자재 판매점들이 몰려드는 자재전문점 거리, 전기용품 및 공구를 주로 판매하는 영선용품 거리 등 거리의 특색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주택가의 대부분 1층은 점포이며 커피판매점, 식당, 이발소, 잡화점, 문방구, 빵집, 쌀가게, 약국, 의류 가게, 구멍가게 등이 영업하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의 현대식 매장인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FMCG(비 전문 소매품목)별 구매 비중을 보면 맥주 20%, 담배 19%, 우유 6%, 분유 6%, 소프트 음료 6%, 캔 등 음료 5%, 라면 4%, 에너지 드링크 3%, 조리용 기름 3%, 과자류 3% 등 대부분 음식료품이다.
호치민 시내의 커피 전문점을 제외한 점포 15만개를 조사한 결과 압도적으로 많은 97,000개가 재래식 식품점이었으며 5,000개가 넘는 업종은 약국, 음료수 전문점, 담배가게, 쌀국수 전문점,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이며 1,000개가 넘는 점포는 건강용품점, 화장품 전문점, 의류전문점, 유아용품 전문점 등이고 편의점의 수는 800개이다.
대형 마트의 임대매장에는 롯데리아, 버거킹 등과 같이 단골로 입주해 있는 업종은 화장품 전문점, 인삼 및 홍삼 전문점이다. 4차선 이상 도로 곳곳에는 편의점 보다는 규모가 큰 슈퍼마켓 형태의 음식료 푸드 전문점이 자리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남녀 누구나 오토바이를 소지하고 출퇴근을 포함하여 교통수단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외식의 비중이 높고 음식료를 직접 구매하여 조리를 하는 횟수가 적기 때문에 대형 마트를 이용하여 다량으로 구매하여 차량으로 이동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식품의 구매는 집 근처의 식료품 점포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높다. 또한 재래식 점포의 가격이 대형 마트의 가격보다 저렴한 것도 재래식 점포를 이용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베트남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식품 업종 기업은 베트남의 현대식 유통 구조도 중요하지만 재래식 소매기업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도매업체와의 거래의 량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도 함께 하여야 한다.
김석운 한국-베트남문화교류협회 기획위원장
(kswks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