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좀 더 좋다고 하는 다른 나라에 가서 한번 살아보는 어찌 말하면 로망일 수도 있는 것.
이민.
젊었을 적의 여름에 캐나다에 놀러와서 로키산맥을 구경한다든지
아니면 가을에 캐나다의 동부를 여행해 본 경험을 가진 젊은이들은 캐나다에 한번쯤은 살아보고픈 생각을 많이 가지게 되는 것 같더라.
젊어서는 대자연과 호흡을 하고 나이 들어서는 복지가 기다리고 있고…
약 7년전쯤에 처가쪽의 조카가 아들을 데리고 한번 놀러 왔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 집사람이 조카에게 묻더라.
"너도 캐나다가 좋으면 이민와."
"캐나다가 좋기는 한데 이민을 오면 뭐해 먹고 살지?" 한다.
그런데 캐나다에 이민을 왔다가 역이민도 많이 간다고 하는데
캐나다에서 통계를 낸 수치중 역이민을 가장 많이 가는 시점이 이민후 4-5년후 쯤이라는데.
역이민의 가장 큰 이유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거.
돈벌기는 힘든데 물가가 비싸다고 한다.
돈을 적게 가지고 이민을 오는 젊은이에게는 이 이야기가 현실에 딱 맞는 듯 싶다.
이 곳에서 태어나서 교육받고 직장이던 사업을 하는 이 곳의 아이들도
이 곳에서 살아가는 것이 만만하지 않은데
이민을 온 영어가 서툰 젊은이들에게는 잘못하면 지옥이 될 수 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런데 나처럼 이민을 온지 오래되어서 시니어가 되어가는 사람들의 경우
한국으로의 역이민에는 호불호가 갈리는 듯.
언젠가 캐나다에서는 더는 못살겠다고 하면서 한국으로의 역이민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보았는데
요즘 유튜브에서 뜨고 있는 한국의 실버타운이 부러운 거 같더라.
그 외에는 이 곳의 치과비, 안과비 등등과 의료서비스가 비싼데다가 후지니 어쩌니 하던데.
나의 경우는,
역 이민을 생각해 볼 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한국에 돌아가면 돈이 어디서 나와서 먹고사나?" 다.
나이들어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캐나다에서 받을 수 있는 연금(역 이민의 경우, 내가 기여를 한 부분만 해당 됨)에 세금 25%를 떼고 지급을 해준다고 한다.
내 경우는 기여한 금액도 적어서 몇푼 되지도 않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에서 돈도 안 줄거 같은 생각이다.
나이들어서 캐나다에서 살지 한국으로 돌아갈지에 대해서는 결국은 돈문제에서 딱 갈리더라.
캐나다에서 계속 살 경우, 아래의 숫자 단위는 만원임
최저 소득 보장 금액을 포함해서 내가 65세 이상이고 집사람이 60세 이상이면
나라로부터 받는 돈이 270-320 정도.
부부 둘다 65세가 넘으면 300-330 수준이 되는것 같다. 정확한거는 받아봐야 아는 것이고..
요정도면 세금도 없고 다른 거 떼는 것도 없다. 순수하게 손에 쥐는 금액이다.
여기에 더해지는 혜택은
매 5년마다 치과 치료비 500,
매 2년마다 눈검사비및 안경으로 35,
약 값으로 내가 내는 돈은 최대 약값의 30%
의료비(각종 수술, 입원, 검사, 진찰 등등)는 원래 무료였고…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저 번 분기에 내가 낸 약값이 140 정도인데 시니어 베네핏을 받아서 이번에는 분기당 20(월 6-7만원) 정도 되는 거 같다.
나이 들었다고 돈 받고 이런 혜택 받고 하니 나이 드는게 나쁘지는 않은 듯.
기타 교통비, 가전제품 구매시 비용지원 등등 많던데 이런거 실제 지원은 어떻게 받는건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집하나 빛없이 가지고 있으면 자식눈치 보거나 용돈을 받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자식들에게 반드시 신세를 져야할 것들은
아플 때 종합병원을 가야한다면 병원까지 태워주고 입원 수속을 해주면 나머지는 정부에서 알아서 한다.
죽을 병이 걸려도 자식들에게 손 벌릴 일이 없다는 거
자식들 입장에서도 부모에게 돈 들일 일 없다는 것이고…
캐나다에서 살면서 이게 최고의 장점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내 몸뚱아리 치워주는 것. 이 거 비용은 준비해놓고 가야겠지.
캐나다의 의료서비스가 무료인 이유로 대기 사간이 길어서 기다리다가 죽기도 한다는 썰?도 있기는 하던데
실제로 주변에서 본 바로는 긴급 사항에 대해서는 긴급히 대응을 해주는 것을 보았던 터이고
나이 들어서 얼마나 더 살겠다고 바둥바둥댈지는 모르겠지만 되는대로 살다가 가면 된다는 생각이 큰지라 나의 경우에는 이 부분은 감내할 수 있다.
결국, 이거 저거 다 생각을 해봐도
나는 한국은 여행은 갈지언정 캐나다를 떠나서는 돈 문제 때문이라도 살 수가 없을 거 같다는…
남에게 손 안벌리고 입에 풀칠하면서 살려면 역이민같은 호사는 생각 혹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즉, 앞으로는 캐나다에서만 살아야 그럭저럭 살 수 있을 듯 싶다.
나이가 들어가니 별 생각이 다 들어서 이런 이야기도 쓰고 있는 요즈음이다.
열심히 둘레길 매일 45분씩 돌고는 있지만 요즘따라 괜하니 기운도 빠지는 거 같고…
물론 늙어가는 것이겠지만,
모두들 건강하고 아프지 말기를 바란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