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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은희를 말할 때 모두 '상큼한 가수'라고 한다.
그 표현은 아주 똑 떨어진 말일 것이다. 1969년 그녀가
데뷔할 때 그야말로 상큼한 모습이었다. 본명은 김은희. 제주도
출신이고 그곳에서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서울로 올라와서 가수로
데뷔하게 된다.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로 시작하는 '사랑해'라는
노래가 은희의 데뷔곡이다. 특히 '예이∼예이∼예이∼예예예…'하는
부분이 매우 매력적이었고, 당시로서는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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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래가 쉬워서 금방 따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좋았다.
이 노래를 부를 때만 해도 은희는 '라나 에 로스포'의 멤버로 있었지만
몇 달 안돼 그만두고 홀로서기를 한다. 솔로로 다시 서면서 만든 곡이 그 유명한
'꽃반지 끼고'였다. 이 노래는 마침 히트곡이 마땅치 않던 시절에 대학가를 중심으로
아주 크게 히트했다. 은희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특히 인기가 있었고,
따라서 그녀에게는 여기저기 출연 교섭이 밀려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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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키가 작아 들고 다니는 기타가 유난히 커 보였다.
그리고 기타 사랑이 유별났다. 돈이 좀 생기면 우선 기타부터 샀다.
흠집이 생기지 않게 하느라고 케이스에 꼭 넣어가지고 다녔는데 케이스를
들고 서 있는 그녀를 보면 그녀의 키가 더 큰지 기타가 더 큰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커다란 눈망울에 항상 웃고 있는 모습에 노래까지 '꽃반지 끼고' 였으니 상큼하다는
말을 듣게 돼 있었다. 말은 안했지만 그녀가 그 무렵에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교통문제였다. 요새는 인기가 조금 올라갔다 하면
차도 사고 기사도 두고 매니저에다 무슨 코디 담당자까지 두고
살지만 그때는 모든 걸 혼자 해야 되는 형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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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씨는 아직 자동차를 살 형편도 아니었지만 우선
운전면허증을 딸 수가 없었다. 나이가 만18세였으니 면허증이
있을리 없었다. 업소에서 노래 부르고 나면 늦은 밤이 되는데 택시 잡기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고통스러운 것은 높은 구두였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나오고 바로 가수가 되었으니 하이힐을 신어본 경험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허구한 날 운동화나 단화를 신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다보니
아담한 키에 높은 구두를 신고 커다란 기타 케이스를 옆구리에 끼고 뒤뚱뒤뚱
걷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앞 옛날 경향신문사
뒷골목에 있던 '라스베가스'라는 극장식 클럽에서 전속으로 노래 부르다가
어느 날 미국으로 건너가 패션 공부를 했다. 지금은 귀국해서 제주의
전통 옷감인 갈옷을 독점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서울 인사동에
'봅데강'이라는 갈옷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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