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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시간이 남아 짧게 써봅니다. 정말 최근에 대한민국 농구를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그래도 이 척박한 땅에서 유망주 소개는 꾸준히 챙겨한다는 생각입니다.
일단 시간이 남아서 몇몇 고2 선수들에 대한 생각만 간단히.
박지원(홍대부고 2학년, 192cm, 가드) -> 대한민국 농구팬들이 장신가드의 이상형이라고 생각하는 '스피드, 점프력, 패스 능력을 고루 갖춘 장신가드' 에 가장 가까운 후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 '타고난 것' 이 좋은 유망주입니다. 스피드, 점프력이 수준급이죠. 슛과 1-1 돌파의 세밀함(수비들이 밀집되어 있거나, 상대 협력 수비에도 당황하지 않고, 스텝 혹은 스피드로 극복)에서도 장족의 발전이 있었습니다. 수비력도 손이 빠른데다가,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도 고2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팀의 너무 많은 짐이 박지원의 어깨에 올려져 있다는 느낌이고, 팀 사정상, 밑선 수비까지 커버하는 점이 이 친구에게는 마이너스가 되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앞선을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사이드 스텝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꾸 밑에서 수비하다보니, 감각이 떨어져, 앞선 (개인수비보다 팀 수비 시)수비로 올라왔을 때, 적응이 안되는 모습이 가끔 나오는.
종별 이후에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만 그 점이 몸상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아직 고2 선수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성숙해져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양홍석(부산 중앙고 2학년, 198cm, 포워드/센터) -> 최근 양홍석은 여전히 제가 선호하는 선수지만, 아쉬운 점도 느껴지는. 국내에서 스텝, 센스, 포스트업은 동급 최강이죠. 사실 고교무대에서 양홍석은 여전히 반짝반짝하지만, 세계 U19 선수권, 그리고 국내 프로팀과의 경기에서 양홍석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마 대한민국 대표팀의 세계 U19 선수권 대회 유투브, 경기 풀영상을 보신 분들은 느끼셨을 수도 있겠지만, 양홍석은 출장시간도 적었을 뿐 아니라, 코트에 나와있는 동안에는 사실 기대에 미치는 플레이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외, '국내대회' 에서는 잘 먹혔지만, '국제대회' 혹은 '국내 프로팀' 과의 연습경기에서는 먹히지 않는 플레이가 꽤 있었습니다.
페이스업 시, 어떤 타이밍에서 스텝을 놓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시점에서 공격을 해야 되는지, 개선이 필요해보였고(특히 덩치가 크고, 발이 느린 상대로는 잘 통하지만, 사이드 스텝과 압박이 좋고, 손이 빠른 상대로 페이스업을 펼칠 때는 저 점들이 확실히 드러나는.), 수비 부분에서도 스위치가 되었을 때, 상대 공격의 움직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모습도 분명히 많은 연습이 필요해보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가 이번 세계 U19 선수권 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기를 바라며, 스텝업의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렇게 혹평(애정이 없으면 까지도 않죠.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니, 잘해낼거라 믿습니다.
김준형(삼일상고 2학년, 202cm, 포워드) -> 최근 삼일상고에서 가장 성장세가 눈에 띄는 유망주죠. 종별대회, 여수화양고와의 경기에서는 후반,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송교창을 대신해, 경기에 나와 수비에서 공헌하더니,
70회 종별선수권 여수화양고 vs 삼일상고 경기 풀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VlJRwak0FKc
주말리그에서는 공수 모든 부분에서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골밑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었고, 구력이 짧아, 골밑에서 메이드가 안되는 플레이도 있지만, 페이스업시, 돌파는 시원시원합니다. 그리고 공수에서 드디어 '자신이 키가 크다.' 라는 걸 자각한 점도 내년을 기대하게 만드네요. 본인보다 많이 작은 단신자를 막는 방법도 여수화양고 전에서는 잘 보여줬고(물론 상대가 픽을 섰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되는지, 그 점만큼은 아직 검증이 필요.).
하지만 여전히 몸은 마르고, 몸싸움도 약해(악착같은 면은 있지만, 몸이 잘 안따라주죠.), 불안요소가 많습니다. 자세도 높고. 더군다나, 구력이 짧은 약점 때문에, 최대한 볼 소유를 적게 가져가야 된다는 점은 앞으로 상위리그에 올라갈 때, 어느 순간 김준형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생각.
그래도 작년에 '받아먹기 3점슛' 만 했던 걸 감안하면 이제는 한 단계, 농구의 '눈' 을 뜬 느낌입니다.작년에 비해, 골대 근처의 플레이에 집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아웃사이드에서 던지는 3점슛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은 보완이 필요하네요.
박진철(제물포고 2학년, 202cm, 센터) -> 제물포고의 살림꾼이죠. 제물포고의 중심은 '유현준' 입니다. 하지만 박진철이 없으면, 제물포고가 지금보다 더 좋은 팀이라고는 감히 말할 수 없겠네요. 유현준에 비해 화려해보이지는 않지만, 자기 할 건 기가 막히게 다 챙기는 선수가 박진철이라고 저는 보네요.
농구를 늦게 시작했지만, 의외로 노련한 플레이에도 능한 점이 박진철의 장점입니다. 강단이나 파이터적인 면도 있어서, 5번이라는 포지션 특성을 봤을 때, '5번' 으로는 굉장히 잘 맞는 플레이 성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다양한 공격루트를 개발할 필요성이 보이고, 빠른 상대를 만났을 때, 굼뜬 움직임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느낌.
2탄은 나중에 시간되면 쓰겠습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이들의 플레이는 중고농구연맹에 있는 다시보기 서비스로 보실 수 있습니다.
피에쑤_ 올해 전주남중은 참 볼만한 팀이네요. 제가 왜 이 말을 하는지는 나중에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영상으로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팀. 최성현, 신동혁, 김형준, 이두원 모두 무럭무럭 커주기를.
첫댓글 박지원선수 한번 보고싶네요.
삼일상고의 양준우 선수는 박지원과 비교할 때에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