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7회 등산 내연산 내연골 선일대(298m) 2024-27
(경상북도 포항시)
2024년 6월 5일(수요일) 맑음, 박기석 박경원 김선영 임재호 홍석규
박순옥 고부순 고만재 이현호 민경완 차영주 김혜경 외 150명 참가
세속의 짐 내려놓고 한 폭의 동양화 속을 걷는다.
보경사 시립공원이며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 내연산은 예로부터 선경으로 꼽혀왔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8) 선생은 내연산을 탐방하고 내연산 삼용추를 그렸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내연골 협곡은 저마다 멋을 뽐내는 열두 폭포를 비롯하여 수많은 소와 담이 보석처럼 빛나는 풍경을 갖고 있어 사계절 탐방객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특히 선일대서 바라본 내연골 풍경은 고치고 뺄 것 하나 없는 완벽한 구도의 산수화를 이룬다.
대전서부새마을금고 산악회(회장 박기석 대전서부새마을금고 이사장) 회원들이 내연골 탐방에 나선다. 중산리주차장서 기념사진을 찍고 스트레칭을 한 다음 산행이 시작된다(10:45). 차도를 따라 잰걸음으로 10분쯤 진행하니 천년고찰 보경사가 나타난다(10:55). 물이 흐르지 않는 완만한 계곡 길로 나아간다. 조금 지나자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내연산 계곡은 물이 맑아 청하골 계곡으로도 불린다.
1폭 상생폭포
고스락(정상)에 오를 수 있는 삼거리를 지나 조금 더 올라선 곳에서 내리막길로 내려서니 1폭인 상생폭포가 나타난다(11:18). 두 줄기의 물이 볼만한 풍경인데 오른쪽 물이 가늘어 아쉽다. 곧이어 규모가 작은 2폭 보현 폭포가 반긴다(11:24). 다음은 등산로에서 벗어난 3폭 삼보 폭포를 보기 위해 계곡으로 내려선다.
5폭 무풍폭포
길이 숨어 버린 곳에 길을 내 삼보 폭포에 닿는다(11:29). 삼보 폭포의 풍경은 산이 깊음을 말해준다. 맑은 물이 두 곳에서 세차게 쏟아져 심오한 계곡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심코 4폭인 잠룡 폭포를 지나치고 5폭인 무풍 폭포에 닿는다(11:42).
이어 6폭인 관음폭포를 거쳐 시멘트 계단과 연산 구름다리를 건너 7폭인 연산폭포에 닿는다(11:45). 연산폭포는 내연산 12폭포 중 가장 크고 웅장한 폭포인데 오늘은 물줄기가 가늘어 아쉽다. 암벽엔 甲寅秋鄭敾(갑인추정선) 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우리나라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 선생이 1734년 가을에 이곳을 다녀갔다는 뜻이다.
사진을 찍고 관음폭포로 내려가 신비스러운 관음폭포를 충분히 감상한 다음 8폭인 은폭으로 나아간다(12:01). 데크 계단으로 올라선 다음 잠시 산길을 걷다가 선일대 삼거리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데크 계단을 타고 선일대에 올라선다(12:06). 관음폭포부터 선일대까지 계단은 무려 537계단이나 된다. 깎아지른 듯한 암벽으로 이뤄진 선일대 꼭대기엔 팔각정자가 있다.
선일대서 바라본 풍광은 대단하다. 고스락인 삼지봉서 향로봉으로 뻗은 산줄기가 시원하게 조망되고 비하대, 학소대 등의 기암절벽이 절경을 뽐낸다. 발아래는 관음폭포, 연산폭포의 내연산 협곡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인다. 시원한 산들바람이 계속 불고 있는 선일대 정자서 이현호, 민경완 회원 등과 점심을 먹는다.
하산은(12:32) 올라온 길을 역으로 그대로 잰걸음으로 진행하여 보경사로 돌아온다(13:22). 이현호 민경완 회원 등과 식당에서 탁주를 마신다. 다시 홀로 다른 식당으로 이동하여 박기석 회장을 비롯한 운영진이 회식하는 자리에서 건배 스피치도 하며 술을 마신다.
즐기되 빠지지 말라는 ‘낙이불음(樂而不淫)’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나는 아직도 음주를 조절하지 못한다. 정암 산악회 신장호 회장은 음주할 때마다 세상은 변해도 술맛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데 지역마다 탁주 맛은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술은 이 풍진 세상에 시달려 삭막해진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지난 일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그리움을 떠올리고 산행의 참맛을 알도록 나의, 등산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