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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시작, 노령층으로 편입되기 시작했으나 노후 준비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은퇴 이후 여명 기간을 빈곤층으로 보낼 경우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무료 급식을 받아 식사 중인 노인들. |
이렇게 2018년경까지 대규모 은퇴 러시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정작 이들에게 돈없는 노후가 예고된다는 점은 개인의 불행 이상의 문제 생황을 예상케 한다. 돈을 계속 벌어야 하지만 △ 자신들을 노동 시장에서 ‘없는 사람 취급하거나’ △ 일자리 경쟁에서 ‘배려하지 않을 것’을 예상해 두려움에 빠지기 때문에, 가뜩이나 지갑이 얇은 이들이 더더욱 지갑을 열지 않아 △ 실물경제 위축을 부채질 할 수 있다.
이들은 우선 실업률 통계에 잡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 숨겨진 구직자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을 하고 싶지만, 직업이 없는 실업자의 비율로 집계한다. 경제활동인구는 16세 이상 취업자와 구직자(실업자)를 포함한다. 그런데, 경제활동인구에서 베이비부머가 고령 인구가 되면서 점점 제외되면, 구직자도 줄어들기 때문에 실업률도 낮아지게 되는 왜곡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사회의 고령화 진행과 관련, 현재 경제활동인구가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을 유지했다면 현 미국의 실업률은 9%가 아닌 11.6%였을 것이라고 추측했으므로 이러한 고령화와 은퇴 흐름에서 허수 부분이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현재 일자리 창출 여력은 한정돼 있는 상황에 고령층이 은퇴 후에도 다른 돈벌이에 계속 나서는 경우 세대간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 갈등 과정에서 베이비부머 등이 배려 대상에서 우선 탈락할 수 있다. 청년과 고령층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둘지 문제가 된다. 2009년 관훈토론에서 윤증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아들을 빗댄 질문에 “아버지가 더 일하는 것보다 아들이 취직하는 게 더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어, 정부 당국이 은퇴 세대 일자리 창출에 한계를 보여줄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적은 재산 그나마 부동산에 몰려 유동성↓, 소비성향에도 부정적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와 일명 ‘단카이 세대’ 대규모 은퇴 상황을 먼저 겪은 일본에서는 고령 인구 소비 성향(소득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상황을 실제로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1500조엔에 달하는 개인금융자산 중 75%를 60세 이상에서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리 돈을 쓰지 않아 경제 활성화에 정부가 애를 먹고 있다. 일본은 단카이 세대(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인한 50조~80조엔에 달하는 퇴직일시금 소비 효과를 기대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것이 무색한 상황이다. 비단 금융위기만이 아니라 가난한 노인은 쓸 돈이 없고, 부자 노인은 돈을 쓸 데가 없어 소비 성향이 위축되는 경향이 이전에도 있었다는 점이 언급되고 있다.
우리도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될 위기에 직면해 있는 만큼, 위축된 베이비부머가 (그렇잖아도 충분하지 않은) 노후자금을 쓰지 않으려 할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KB금융연구소 보고서에서 지적하고 있듯, 베이비부머 자산은 부동산 자산: 금융자산 등 비율이 8:2로 나타나 부동산 자산 집중도가 높으므로, 유동성이 떨어지고 지출과 소비로 연결되기 어려울 확률이 더더욱 높아진다. KB금융연구소의 보고서는 특히 “3~10년 내 금융자산 부족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단한 베이비부머의 노후, 해결책 4제
KB금융연구소의 또다른 보고서를 참고해 보자.
‘베이비붐 세대 은퇴에 따른 주택시장 변화’ 보고서(금년 7월 발표)를 보면, 실제로 KB금융연구소는, 베이비붐 세대의 67~71%가 평균 7513~8806만원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의 44.2%가 만기 일시 상환방식이어서 향후 가구의 소득감소시 상환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며 △90% 이상이 자녀 대학교육비 및 결혼비용을 지원할 예정이어서 지출은 크게 늘 것이 예상 △이들의 노후 대책 준비 수단 중 38.5%를 차지하는 국민연금은 빠른 고령화 및 재정구조 취약성으로 지급율 하락이 우려됨에 따라 보유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의 축소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하면, 베이비부머가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변신할 가능성과 전제 조건은 여러 모로 충분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여러 해결책 도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세대 간 일자리 경합에 대처,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 워크셰어링, 임금 피크제 등을 추진하되, 고용 구조가 중·고령층 위주로 재편되어 생산성이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동시장 진입 이후의 직업능력 개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8월 나온 삼성경제연구소 ‘고령화에 따른 노동시장 3S 현상 진단’이 집중 분석한 바 있는데, 베이비부머가 은퇴 후에도 일을 할 때 생산성을 제고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차피 2019년 이후에는 노동력 부족이 예상되고 있으므로, 슬기롭게 대처하여 베이비부머 은퇴가 마무리되는 시기인 2018년까지만 잘 대응하면 장기적으로 이 같은 문제가 부각될 여지는 줄어드는 셈이다.
둘째로 은퇴 베이비부머 세대의 부동산 편중 현상과 이로 인한 유동성 위기 가능성은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높은 부동산 보유 현실을 감안하여, 이 위험성을 경감해 주는 쪽으로 대응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일시상환방식 중심에서 분할상환방식으로 변환토록 유도할 필요가 높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를 급격하게 시도하는 경우 부실 가능성 또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의 구조개선은 점진적으로 실시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셋째 베이비부머 가구의 소비 성향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기왕에 보유한 금융자산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필요를 낳는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이후 자산여력 진단’ 보고서는 베이비부머의 금융자산이 대부분 안전형 상품(요구불+예적금+보험)에 편중돼 있어 수익성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금융자산만으로 노후생활 필요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여력은 위험군의 경우 은퇴 후 3년 내, 위험잠재군은 7년 내, 여유군은 10년 내에 고갈될 것으로 현재 보이고 있으므로(금융자산 부족에 따른 유동성 위기 도래)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도 수익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방안으로 높은 금리를 줄 수 있는 상품 개발 필요가 제기된다. 단기적으로는 금융기관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은퇴 후에도 상당히 긴 여명이 현재 보장되는 것이 보건상 현실이므로 안정적 수신처(자금 조달) 확보라는 차원에서 이를 차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경우 자산관리가 취약한 중소득층 대상 자산관리정책을 시행 중이기도 하다.
넷째, 특히 베이비부머 중 일부가 단독 가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단독 노인 가구는 가족과 함께 가계를 구성하는 경우보다 가계 빈곤 가능성이 더 크므로, 이 경우 연금 수급 편의 보장 등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하나 더 쳐 둘 필요도 높다고 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정근 수석연구원의 ‘고령화 시대의 노인 1인 가구’ 리포트(11월15일)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이혼 노인 여성 등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국민연금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분할연금제도를 다른 공적연금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외국의 사례를 예로 들어 배우자에 대한 유족연금 지급 비율은 미국이 100%, 일본은 75%, 캐나다 60%, 독일 55%로,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자동 소멸되는 우리의 공적 연금과 비교할 때 모두 높은 수준를 유족에게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우리 사회가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뒤 등장하는 대규모 은퇴 세대라는 점에서, 이미 일찍부터 상당한 관심과 함께 우려를 사 온 바 있다. 근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이후 자산여력 진단’ 등 여러 분석에서 실질적으로 이들이 노후 대비에 취약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상당히 짙은 그림자를 우리 경제에 드리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다만 문제의 윤곽 또한 분명해지고 있는 만큼, 해법 차원에도 구체적인 시나리오 구상을 실시할 필요성과 가능성은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출처:프라임경제(11.12,01)]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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