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SUV 효율성 여전...
2만km 주행에 84만원 연료비 차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고민이 깊어진다. 차종의 선택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첨단 기능의 옵션도 선택해야 하며 최근 국산차에서는 엔진과 변속기의 파워트레인까지 다양해졌다. 선택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제네시스 최초의 SUV GV80. 기아자동차의 베스트셀러 4세대 쏘렌토. 3월 말 출시한 제네시스의 G80까지 최근 출시하는 국산차는 두 가지 이상의 파워트레인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역시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를 조합했고 쏘나타도 마찬가지였다. SUV는 디젤이라는 공식도 깨졌다. 과거 90% 이상이 디젤 엔진으로 구성하던 상황에서 이제는 가솔린 터보엔진과 하이브리드 더 나아가서는 전기차까지 등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디젤에 맞는 소비 패턴은 어떤 사람들일까. 과연 SUV에 하이브리드 혹은 가솔린 엔진은 괜찮을까.
# 최근 등장한 국산차. 어떤 엔진 있을까?
올해 초 가장 기대를 모은 차는 바로 제네시스의 GV80이다. 브랜드 최초의 SUV라는 것과 SUV는 어떤 차를 만들어도 잘 팔린다는 시장의 속설이 만났다. 신차 출시에서는 3.0 직렬 6기통 디젤 엔진만 내놨지만 이후 2.5리터와 3.5리터의 터보 가솔린 엔진을 추가했다.
기아자동차의 쏘렌토도 여러 가지 파워트레인을 사용하고 있다. 기본으로 2.2리터의 스마트스트림 디젤 엔진을 사용했고 1.6리터 가솔린 엔진과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도 발표했다. 하지만 친환경차 인증 문제로 지금은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디젤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한 제네시스의 G80은 더 다양하다. 2.2리터 디젤 엔진은 물론이고 2.5리터와 3.5리터 두 개의 가솔린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고급 승용차에 디젤 엔진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380마력에 이르는 가솔린 터보를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 디젤 엔진, 어떤 주행 패턴에 어울릴까?
과거의 디젤 엔진은 소음이 크고 진동이 심해 승용차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소형 승용차에도 디젤 엔진을 적용하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유럽에서는 디젤 엔진 소형차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통 연간 주행거리가 2만km를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보다 더 많으면 디젤 엔진이 유리하고 적으면 가솔린 엔진을 선택해도 좋다는 의미다.
GV80은 현재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GV80 디젤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롭게 개발한 직렬 6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kg.m를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뒷바퀴로 힘을 전달하고 옵션으로 AWD(상시사륜구동)를 선택할 수도 있다. 복합 기준 공인연비는 11.8km/l (2WD, 5인승, 19인치 휠 기준)으로 높은 효율성도 충족시키는 엔진이다.
특히, 직렬 6기통 엔진의 가장 큰 이점은 까다로운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현대의 새로운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에는 저압과 고압, 총 두 개의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시스템을 탑재해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발생량을 감소시켰다. 여기에ᅠ유록스와 같은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시스템 적용했다. 이를 통해ᅠ유로6d-TEMP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한다.
쏘렌토의 디젤 모델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출시한 4세대 쏘렌토에는 2.2리터 스마트스트림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기존 엔진과 최고출력, 최대토크의 제원은 동일하지만 배기량을 아주 살짝 줄였다. 2199cc가 2151cc로 바뀌었다. 또, 여기에 현대기아차 SUV 최초로 8단 듀얼클러치 습식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고성능에 고효율을 위한 변화다.
디젤 모델의 가솔린 모델 대비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저렴한 연료비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값은 리터당 1383원(일반유)으로 전국 평균 경유값인 1189원보다 리터당 194원 비싸다.(출처 : 4월 1일 기준 오피넷) 여기에 디젤 엔진의 높은 연비가 합쳐지면 유류비 차이는 크게 벌어진다. 2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GV80 디젤은 유류비로 약 200만원을 사용하는 반면 2.5 터보 모델의 경우 약 284만원을 지불해야 해 84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유로6 SCR 방식의 디젤이라 요소수를 넣는 비용을 감안해도 확실히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요소수는 부족 경고등이 뜨면 바로 보충을 해줘야 엔진 고장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주행거리 5000km~1만km에는 보충하도록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GV80의 요소수 18리터를 일 년에 2회 통째로 교체한다고 감안해도 6~7만원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운행거리가 많은 생활 패턴의 소비자에게는 디젤 차량이 훨씬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 가솔린 엔진은 이런 분들에게 추천드려요
가솔린 엔진은 전통적으로 고회전이 장점이다. 디젤 대비 소음과 진동이 작다. 기통수를 늘리면 아주 부드러운 질감이 나온다. 그래서 고급 승용차에는 6기통, 8기통, 12기통과 같은 대형 엔진을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6기통 이상의 대형 엔진이 사라지는 추세다. 이 자리를 터보를 포함한 신기술이 채우고 있다. 최근 출시한 국산차의 가솔린 엔진도 마찬가지다.
제네시스의 SUV GV80에는 가솔린 엔진이 두 가지 들어간다. 디젤 엔진에 비해 같은 배기량에서는 더 가볍다. 또, 커먼레일과 같은 디젤 특유의 기술 특허 로열티도 들어가지 않아 가격도 저렴하다. 가솔린 엔진은 부드럽게 고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포티한 성능 원하는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솔린 엔진의 부드러운 주행 질감과 정숙성은 GV80과 같은 고급 SUV에는 중요한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GV80의 가솔린 모델에는 2.5 터보, 3.5 터보 두 가지 파워트레인이 있고 각각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kg.m와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kg.m를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각각 9.7km/ℓ(5인승, 2WD, 19인치ᅠ타이어ᅠ기준), 8.6km/ℓ다. (5인승, 2WD, 20인치ᅠ타이어ᅠ기준)
이 같은 가솔린 엔진의 특징 때문에 제네시스는 가솔린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특히, 세단인 G80에서는 2.5리터와 3.5리터의 가솔린 엔진을 주력으로 내놨다. 미디어 시승에서도 380마력에 이르는 3.5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데뷔를 했다. 가솔린 엔진이 주는 부드러운 느낌과 강력한 주행 성능이 제네시스의 브랜드를 고급스럽게 인식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가솔린 엔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달라지고 있다. 연료를 많이 소모하는 자동차, 연비가 나쁜 자동차의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기술이 추가되면서 소음과 진동의 장점은 살리고 토크나 연비의 아쉬움을 보완해 주는 기능도 들어가고 있다.
# 지금은 아쉬운 하이브리드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엔진의 약점인 디젤 모델 대비 낮은 연료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다. 동시에 44.2kW(약 60마력), 최대토크 264Nm(약 27kg.m)를 발휘하는 전기 구동 모터가 합쳐져 합산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힘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디젤 모델 대비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장 큰 강점은 부드러운 주행감과 실내 정숙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 엔진은 특유의 엔진 소음과 진동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최근까지 많은 개선을 거치며 이전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솔린 엔진에 비해 엔진 소음과 진동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1.6리터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좋은 정숙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기구동계만 사용하는 모드를 사용할 경우 이 강점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자인에서는 디테일에서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별화될 전망이다. 성능만큼이나 디자인에 있어서도 디젤 모델은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강렬한 인상을 풍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젤 모델에만 적용되는 전용 20인치 휠은 신형 쏘렌토의 디자인에 스포티한 감각을 부각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17인치, 19인치 두 가지 휠 옵션이 있고 디젤 모델에는 1인치씩 큰 18인치, 20인치 휠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신차를 계약할 수 없다. 기아자동차가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면서 국내 친환경차 기준을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전계약자에게는 친환경차 혜택에 이르는 금액을 보상하기로 했고 향후 재계약 일정은 미지수로 남겨두었다. 업계에서는 올 7월 이후 계약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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