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온’의 정신을 다시 상기해 보자.
완산(完山)의 완(完)이나 전주(全州)의 전(全)은 모두 ‘온’이다.
『온은 완전하여 흠이 없고 원만하여 모자람이 없고 순수하여 티가 없고 모든 것이 어울리며 따뜻하다.』뜻이다.
온고을은 아름답고 순수한 우리말 이름으로, 온갖 것 두루 갖추고 있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아주 푸짐하여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백성이 터를 잡고 살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고 불편함도 없는, 그래서 완전하고 완벽한 고을, 이상향을 의미한다.
전주는 제법 규모를 갖춘 산세를 등에 걸머진 채 한반도 제일의 곡창 지대를 양팔로 그득 보듬고 있다. 험한 산맥이 잦아들고 바야흐로 드넓은 평야가 시작되는 그 어름에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다도 그리 멀지 않고 평야 부를 관통하는 교통 수송로 또한 매우 편리한 탓에 곡류와 임산물, 해산물 등 각종 물산(物産)이 풍성하고 다양하게 집결되는 곳이다. 이렇듯 쌀독에서 나는 인심도 인심이지만, 이곳은 고대 마한, 백제 사람들의 지상에서의 이상향을 꿈꾸는 아름다운 마음의 틈에서 맛과 멋 생겨나고, 그 여유가 전주만의 풍류를 낳은 것일 게다. 이 풍류는 예술로 이어져 예향(藝鄕), 예도(藝都)라 이름할 수밖에 없다.
2. 맛의 서울 온고을(전주의 맛)
전주는 1200년 전 백제의 완산으로서 한 때 후백제의 견훤(甄萱)왕이 도읍으로 정했던 때도 있었던 만큼 도시형성 연대가 오래된 호남의 웅진(雄鎭)이었다.
또한 조선시대에 와서는 전라도내 시장 규모 중 남원장과 함께 전주장은 최대 규모로서 호남지방의 농업 교통이 발전해 감에 따라 자연히 온갖 전라도의 산물(産物)이 모이는 곳으로, 풍부한 재료로 하여금 맛의 고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전주를 감고 흐르는 전주천은 수질(水質)이 뛰어났기 때문에 기름진 평야를 만들었고 여기서 생산되는 곡채류는 모두 풍부한 영양가를 함유하여 식생활 또한 윤택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전주지방의 부녀자들은 음식 솜씨가 각별히 뛰어났고 그 정성이 지극하여, 혼인 이바지 등 음식이 화려하였다.
음식 솜씨 중에서도 특히 젓갈류가 뛰어나 게젓, 명란젓, 새우젓, 오징어젓 등 그 담그는 법과 간수법이 매우 훌륭하며 젓갈을 써서 담는 김치는 영양가도 높고 맛도 일품이었다.
이처럼 아낙네들의 음식 솜씨가 뛰어났기 때문에, 옛날부터 전주 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 3대 음식의 하나로 일컬어졌으며, 콩나물국밥 또한 별미로 전북의 맛이 곧 한국의 맛이라 불려질 정도로, 가장 향토색 짙은맛의 고장으로 경향간에 널리 알려져 왔다. 이외에도 전주 향토음식에는 청포묵, 육포, 경단, 배술(이강주, 이미주), 모주, 오모가리탕, 찹쌀고추장, 돌솥밥, 한정식 등이 있다.
1) 온고을도 식후경
① 새벽녘 과음한 길손 - 숙취 특효의 콩나물국밥, 거무스름하고 뜨겁지만 달착지근한 모주
② 점심 끼니때 - 맛깔스럽고 영양가도 많은 비빔밥
③ 저녁 녘에 당도 - 임금님 수라상만큼이나 푸짐한 한정식
2)하필이면 왜 콩나물인가
① 전주부성의 풍토병에 특효 - 디스토마로 인한 토혈과 각기병예방
② 국내․국제 특허 출원 - 아스파라긴산 주성분으로 解장 기능이 뛰어난 신제품 상품화
③ 러일전쟁에서 일본군의 승리 - 혹한의 땅 만주에서 콩나물 길러 비타민 보충)
④ 전주 콩나물 - 임실산 쥐눈이콩(鼠目太)으로 지금의 오목대 밑 청수(淸水)동의 우물물로 기른 5~6cm 길이의 미숙한 상태
3. 전주십미(全州十味)
예로부터 완산팔미(完山八味)로는 서낭당골에서 팔월에 나오는 감, 기린봉의 열무, 오목대의 청포묵, 소양의 담배, 전주천의 모래무지, 한내의 게, 사정골의 콩나물, 서원 너머의 미나리 등이 있었다. 이를 이어 전주서낭골의 파라시(八月柿), 기린봉 골짜기의 열무, 오목대의 황포묵, 상관의 서초(西草:담배), 송천동의 애호박, 남천의 모래무지와 한내의 민물게, 봉동의 무, 서원 너머의 미나리, 오목대 밑 청수동의 콩나물 등이 전해져 내려왔는데 이중 현재 대중화되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여 다시 제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나, 이러한 특산물의 변화 요인이 환경오염과 서구화로 우리의 입맛을 잃어버린 소치이므로, 자연친화적 환경조성과 향토음식의 재현 등 우리의 고유음식을 바탕으로 하는 식생활 회복이 선행되고 난 이후 후속작업이어야 옳은 순서라 생각된다.
① 파라시(음력 팔월 무렵 나오는 감)
서낭골(기린봉 성황사) 산성골 남고진(남고사 부근) 안터골(구이동) 대성골(상관 대성리)에서 나온 것을 꼽았다 감 저자거리는 사정리(지금의 서서학동 공수내 및 교대부속초등학교변)에 있었다.
② 열무
기린봉 쪽과 효간치(구이동)에서 나온 것을 꼽는데 특히 효간재 쪽이 더욱 좋았다. 그 이유는 응달 숲 속에서 자라 사각사각한 맛이 그만이기 때문이었다.
③ 녹두묵
자만동(교동) 오목대 밑 녹두포샘의 녹두못을 전주부성의 자랑으로 꼽았다. 이곳의 샘물로 빚어낸 묵은 천하진미(天下珍味)로 강호(江湖)에 알려져서 경향의 기호가 들에게 날개돋친 듯 팔렸다.
④ 서초(담배: 서양에서 건너왔다고 해서 서초(西草)라 함.)
전주부성의 주변에 담배산지가 넓게 있었는데 특히 소양 대흥골과 상관 미치골 산(産) 담배 맛이 일품이라 하였다.
⑤ 애호박
토양의 탓인지 유독 신풍리 쪽(송천동) 산동산 애호박 맛을 일품으로 꼽았다.
⑥ 모자(모래무지)
한내(만경강 중류 대천)의 모래물 속 모자와 남천 서천 모자의 조림과 부침개(지짐이), 매운탕 등은 주당(酒黨)들의 미각을 돋구었다. 특히 삼복더위에 천렵으로 낚은 물놀이 안주로 기나긴 여름날을 이열치열(以熱治熱)로 잊는데 적격으로 알려졌다.
⑦ 민물게
민물게로 한내 것을 꼽되 남천, 서천, 남고천, 박석천, 가련천, 삼천천 등 전주천 지류에서 잡힌 민물게를 가리킨다. 게찜 게장조림은 여염집 아낙네들의 양념과 손의 조화미가 높은 미각을 심어 주었다.
⑧ 무
삼례 황토밭과 신풍리 산동의 무는 예로부터 전주부성의 <사불여설: 불불여리 가불여통 이자여정 주불여효>로 꼽힐 정도로 유명했다.
위의 든 여덟 가지 외에 두 가지를 추가하여 전주십미라 부르기도 한다.
⑨ 콩나물
콩나물은 전주부성 일원에 널리 하루 세 번 식찬상에 올랐던 반찬이다. 이는 전주부성의 풍토 탓으로 상식한다고 전하는데, 특히 상정골 노내기샘과 자만동 녹두포샘, 그 밖의 남천 서천 물로 기른 콩나물을 꼽았다. 노란 콩이 아닌 쥐눈이콩으로 광택이 나는 검정 빛깔의 임실산 서목태 ‘콩나물콩’이라야 한다.
⑩ 미나리
서원고개(화산 서원치)에 다다르면 미나리 향취가 물씬 몸에 배였다 한다. 일대는 유래 깊은 미나리 고장으로 그 풍미는 강호(江湖)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4. 멋의 서울 온고을
1) 예향 또는 예도 - 예술의 본향, 예술의 도시였고, 오늘의 전주 역시 여전히 그러하다는 사실을 자타 모두로부터 공인 받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서 하는 말이다.
2) 미주(美酒)는 가붕(佳朋)을 부르고
자고로 술과 예술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찰떡궁합의 관계. 향기로운 술이 좋은 벗들을 부르고, 좋은 벗끼리 모여 멋진 풍류를 낳고, 멋진 풍류는 수준 높은 예술로 승화한다.
좋은 술은 빚으려면 우선 물이 좋아야 한다. 예로부터 전주는 수질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는 고장이다.
① 이강주(梨薑酒)
이강주는 지방무형문화재인 고천(高泉) 조정형(趙鼎衡)씨가 개발해서 상품화에 성공한 술이다.
일찍이<임원경제십육지(林園經濟十六志)>,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등 고문헌과 <조손주조사>, <한국의 명주> 등 서책에 소개된 바 있는 매우 유서 깊은 술로서 조선시대의 3대 명주 중의 하나로 알려진 글자 그대로 배와 생강을 넣어 만드는 전통 소주다. 이 술의 특징은 배의 달고 시원한 청량감과 탁월한 이뇨작용으로 신진대사를 돕는 성질, 생강의 매콤한 맛과 강장 성분 위에 신경 안정의 효과가 있는 약용식물 울금의 향, 계피향, 꿀 등이 더해져 조화를 이룸으로써 은은한 향미와 감칠맛을 내는 점이다. 입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위장에도 좋고 피로 회복에도 좋은 술이라서 많이 마시고 난 다음에도 뒤끝이 깨끗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② 송곡주
정식 명칭은 송죽오곡주(松竹五穀酒)다. 솔잎과 대나무에다 오곡(콩, 팥, 조, 수수, 보리)을 덧보태 빚어내는 술이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는 전주 근교의 명산 모악산(794m)의 정상 가까이 있는 수왕사(水王寺)에서 생산되는 술이다. 현재는 조영귀(曺永貴) 스님에 의해 그 맥이 이어지고 있지만 송곡주의 연원은 백제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물 왕이나 수왕이나 다 말 그대로 물의 왕이라는 뜻으로 물 중에서 가장 좋은 물이라는 것이다. 이 곳에서 빚어지는 술은 송화가루와 찹쌀에 산수유, 구기자, 오미자 등 약용 열매를 섞어 만드는 전통 소주 송화백일주(松花百日酒)도 있다.
③ 이미주(梨米酒)
원래 신학 전공하신 최준영(崔俊榮)씨는 가업인 과수원 경영의 길을 택해 가문 특유의 양조 비법에 착안하여 먼저 쌀을 발효시켜 주정을 만든 다음 배즙 진액을 적정 비율로 혼합하여 다시 6개월간 숙성시킨 후 마지막으로 증류 과정을 거치면서 잡티를 제거하고 알코올의 순도를 높여, 배 특유의 은은한 향을 풍겨 부드럽고 멋진 음용 감을 주며 뒷맛이 깔끔하기로 유명하다.
④ 과하주
판소리 춘향가 중 변사또 생일 잔치 대목에 등장하는 소주와 약주를 혼합하여 빚는 술이다. 여름철 상온애도 보존가능한 술로 자칫 몸이 축나기 쉬운 여름철에 마시기에 제격인 건강주다. 권오표 시인의 가용주로 술도 사람도 거뜬히 날 수 잇다는 뜻의 과하주란 이름으로 불린다.
3) 온고을에선 부채도 말을 한다
온고을의 특산품으로 자랑스레 내세우는 부채는 태극선과 합죽선이다. 태극선은 방구부채(둥근 부채)의 일종이고 합죽선은 접부채(쥘부채)의 일종이다. 비록 영세한 규모나마 전통을 계승한다는 자부심으로 가내공업 형태로 꾸준히 명맥을 이어 나오고 있다.
4) 종이가 들려주는 온고을 이야기
전주야말로 전주천의 맑은 물과 전주 인근 구이 및 임실 쪽의 산야에 자생하는 질 좋은 닥나무와 오랜 제지의 역사를 통해 축적한 숙련기술이 확보된 지역으로 일찍부터 한지 제조업이 발달했다.
① 한지 -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발명, 백제 왕인 박사가 4세기 무렵에 논어와 천자문 등의 함문 전적을 일본에 전하고, 고구려 승려 담징이 종이 만드는 기술을 일본에 전하였다.
② 한솔종이박물관 견학
5) 한지는 서화를 부르고 - 창암(蒼巖) 이삼만(李三晩), 효산(曉山) 이광열(李光烈), 석전(石田) 황욱(黃旭), 강암(剛菴) 송성용(宋成鏞)옹 등
8) 옛날 속을 거니는 한옥지구 - 전주 교도의 일대에 밀집해 있는 전통 한옥들의 존재는 문화도시로서의 전주를 가장 전주답게 특징지어 주는 구실을 한다.
9) 온고을 축제의 큰마당.
세계 어디를 가나 축제 없는 곳이 없을 지경이다. 아마 일본만큼 축제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그리 흔치는 않을 것이다. 일본보다 오히려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리만큼 자고로 축제를 유난히도 즐겼던 민족은 다름 아닌 우리 한민족이다. 영어의 ‘good'이란 단어가 한국어에서 건너갔음에 틀림없다는 우스개가 생겨날 정도로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굿을 좋아하고 굿 구경을 즐기며 살아왔다. 요즘은 이구동성으로 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정말 머지않아 백남준씨 말씀대로 우리의 ‘굿’이 하버드대 교양필수 과목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나름대로의 고유전통을 축제 형식으로 되살려 볼 만한 오락거리로 제공함으로써 지역 주민들 간의 친목과 단결을 꾀함은 물론이고 제법 짭짭한 관광 수입원으로도 한몫 단단히 활용하는 예들을 숱하게 목격할 수 있다. 이렇다 하게 내세울 만한 전통을 못 가진 곳에서는 아예 없는 전통을 억지로 만들어 새롭게 상품으로 내놓기도 한다. 더 안타까운 경우는 우선 신속 전시적 행정과 정보 고증 부족으로 잘못 등으로 지역 축제가 세비만 축내는 일회적 행사로 그칠 때는 너무 마음 아프다. 무엇보다도 있는 축제 내실화와 충분한 준비 기간 확보와 국민과 함께 살아 숨쉴 수 있는 자연 친화적, 서로 승승 상생(相生)할 수 있는 계도적 축제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현재 전주에서 행해지고 있는 축제에는 다음과 같다.
① 풍남제(豊南祭) - 단오(端午) 난장, 성황제(城隍祭), 기접놀이,
② 대사습(大私習)놀이 - 명창, 명고수 대회
③ 전라세시풍속놀이 - 정월대보름놀이, 삼월삼짇날의 참꽃화전놀이, 유월유두날의 연꽃놀이, 칠월칠석 청소년문화제, 칠월백중놀이, 구월구일 중양절의 단풍놀이 동짓날의 팥죽 나누기 등
④ 종이 축제
5. 온고을의 볼거리
전주문화기행1
전주 경기전, 풍남문 참관 뒤 숙소(송광사) 판소리 강연과 감상
송광사: 3시 새벽예불, 6시 아침예불, 7시 아침식사, 8시 송광사, 위봉사, 위봉폭포, 위봉산성, 전주객사(점심식사(전주의 맛깔스런 음식)), 오목대, 남고산성, 전주덕진공원, 전주역: 4시 38분 열차 서울 9시 도착(진안 마이산을 더 추가할 수 있음.)
전주문화 기행2
전주 경기전, 풍남문 참관 뒤(금산사) 판소리 강연과 감상
금산사(3시 새벽예불) 6시 아침예불, 7시 아침식사, 8시 금산사, 귀신사, 월명암 일대(정여립 유적지), 구릿골(강증산 유적지), 오리알 터, 쌍용사와 말무덤, 전주에서 점심식사, 전주객사, 오목대, 남고산성, 전주덕진공원, 전주역, 열차, 서울
- 이상 전주 황토현문화연구소 자료 제공 -
1) 견훤의 자취를 따라
2) 왕조의 흥망성쇠를 따라
3) 태조 이성계의 진격지와 퇴격지(전주 민학회 기행 코스 개발 중)
4) 전주천의 물길 따라
5) 동학혁명의 함성을 따라
6) 순교의 핏자국을 따라
6. 전주 팔경
기린토월(麒麟兎月) : 동으로 비껴 솟은 ‘기린의 상’인 수호봉(守護峯) 정상에 비가 갠 후의 달[제월(霽月)]로 솟아오르는 여의주 같은 달의 모습, 한벽청연(寒碧晴烟) : 옥류동 아래 산한수벽부일루(山寒水碧浮一樓)인 한벽당(寒碧堂)에서 조망하는 청아한 풍경, 남고모종(南固暮鍾) : 해질녙에 남고진(南固鎭)의 저녁놀을 가르며 울리는 남고사(南固寺)의 범종소리, 다가사후(多佳射帿) : 다가천변 물이랑을 끼고 한 무리의 백설 같은 입하화(立夏花)는 호접(胡蝶)인 양 날리데 삼현육각 선율에 기녀들의 연연(涓涓)한 춤가락은 옥색바람에 버들가지 쏠리듯 반공중에 묻힌다. 무관, 한량들이 호연지기를 기르는 오시관중의 초점인 과녁판을 겨누고 쏘아대는 일대장관의 풍정을 집약하여 부각시킨 경관, 비비낙안(飛飛落雁) : 달빛은 천만 쪽으로 탄저(灘渚)에 부서지고 어화에 꿈 실은 고깃배가 오르내리는 한내[대천(大川)] 백사장 갈대숲 사뿐히 내려앉는 기러기 떼를 비비정(飛飛亭)에 올라 바라보는, 한 폭의 수묵화를 닮은 정경, 덕진채련(德津採蓮) : 풍월정(風月亭)에 앉아 저녁노을과 달빛을 끼고 뜸부기 우는 호면(湖面)의 피리 소리 실은 어화에 젖은 채 대안의 승금정(勝金亭)을 내다보는 덕진 연못의 연꽃 풍경, 위봉폭포(威鳳瀑布) : 폐허에 홀로 앉아 옥으로 포말져 떨어지는, 혹은 인간이 보면 질투할까 봐 심산유곡을 돌고 돌다가 홀로 부서지는 폭포의 비경, 동포귀범(東浦歸帆) : 거울 같은 봉상(鳳翔), 봉실봉(鳳實峰)을 내다보며 고산천을 돌고 마그네 선창부두, 만가리천을 돌아 닫는 소금배, 젓거리배, 시탄(柴炭)배, 상강배, 곡식배 등의 행렬이 만드는 산수화 같은 풍경. 등에 곤지망월(坤止望月) : 목마른 말을 몰아 남천, 서천에서 목마름을 달래주고 바라보는 달맞이, 남천표모(南川漂母) : 물버들이 늘어선 옥류동, 한계동 아래 안경다리, 남천교 천변가로 삼삼오오 운치 싣고 앉아 빨래하는 아낙네들의 풍정인 함춘원(含春苑) 2경을 합하여 전주십경이라 고 문헌에 수록되어 있다. 이상 전주 팔경, 십경은 다른 지역의 팔경과 마찬가지로, 조선 선조 때 문신 이후백이 명나라 사신으로 갔다가 중국 소상강 주변의 천하절경을 보고, 보고 시조로 읊었다는 ‘소상팔경’에서 본 딴 사대사상이었을 거라 하지만, 온고을의 최고 경치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 사실 아닌가.
7. 비빔밥의 유래와 종류 비교
비빔밥의 유래로는 대체로 다음 농촌 들녁설, 제사밥설(진주․안동 헛제사밥), 임금님 수라상설(전주비빔밥) 등을 들 수 있다.
비빔밥은 섣달 그믐날, 입춘 등 시절식으로도 전해왔는데,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여 지역적으로 유명한 전주비빔밥, 안동헛제사밥, 진주비빔밥, 통영비빕밥 등이 있으며, 재료에 따라 시래기나물비빔밥, 닭고기비빔밥, 나물국비빔밥 등이 있으며, 만드는 방법의 차이로는 골동반과 비빔밥으로 나눌 수 있다.
비빔밥은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한 끼 식사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요즘에는 날 상춧잎, 무생채, 오이생채 등의 날것을 많이 넣지만 예전에는 육회를 제외하고는 날 것을 전혀 넣지 않았다.
『동국세시기』(1849년)에 “강남(양자강) 사람들은 반유반(盤遊飯)이란 음식을 잘 만든다. 젓, 포, 회, 구운 고기 등을 밥에 넣은 것으로 이것이 곧 밥의 골동(骨董)이다. 예로부터 있던 음식이다.”고 하여 비빔밥의 유래를 중국에 두었다. 비빔밥을 한자로 ‘골동반(汨董飯, 骨董飯)이라 하는데, 골(汨)은 ’어지러울 골‘이고 동(董)은 ’비빔밥 동‘이므로 여러 재료가 고루 섞여 있는 밥이라는 뜻이다.
입춘 비빕밥
유만공(柳晩恭)은『세시풍요(歲時豊饒)』(1895년)에서 봄의 미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읊었다.
파 싹은 푸르고, 겨자는 노라니,
여러 가지 나물을 진설하매 한 소반이 향기롭다.
밥은 골동 밥을 이루어서 쓴맛이 더하니,
술을 드리매 의당 백엽주(栢葉酒)로 할 것이다.
입춘 날에는 다섯 가지 나물을 넣어 먹는 오신채 시식(時食) 풍습이 있었는데 바로 오신채를 얹어 먹는 향기로운 입춘 비빔밥을 읊은 시이다. 예로부터 입춘 날에는 진산채(進山菜)라하여 경기도 산골 지방의 여섯 육에서 움파, 산갓, 당귀싹, 미나리싹, 무싹 등의 오신반(五辛盤)을 궁중에 진상하고, 민가에서도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었다.
섣달 그믐날 해 먹던 음식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는 “부빔이란 곧 골동을 뜻하니, 오래되고, 파상 난 것과 헌 넝마 등을 벌여 놓고 팔고 사는 데를 골동가게라 하는 것을 보아 부빔밥도 여러 가지를 섞는 음식임을 알 수 있다. 가게도 신선하고 아담한 물건을 정결하게 차려 놓아야 보기에도 깨끗하니 골동 물건을 잡되게 벌여 놓으면 부빔밥 좋아하는 사람처럼 골동 파는 사람도 그와 같이 탁해 보인다.” 하였으니 비빔밥은 만들 때 아무렇게나 만들지 말고 잘 차려 놓은 골동품 가게처럼 깨끗이 하라는 뜻인 듯하다.
동국세시기에도 섣달 그믐날 저녁에 남은 음식은 해를 넘기지 않는다고 하여 그것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궁중에서도 ‘비빔’ 이라고 하여 섣달 그믐날에 해 먹었다고 한다.
비빔밥이 처음 나오는 문헌은 1800년대 말의 『시의전서(是議全書)이다. 이 책에서는 ‘뷔뷤밥’이라 하여 밥에 나물과 볶은 고기, 전유어, 튀각 등을 넣고 소금과 김을 넣어 비벼서 그릇에 담고 웃기로 알지단과 고기 완자를 얹었으며, 쇠고기와 내장으로 끓인 잡탕국을 곁들였다고 한다.
한편『자학집요(字學集要)』의 ‘골동반’은 “어육 등 여러 재료를 미리 쌀 속 넣어서 찐다”고 하였으니 밥 위에 나물과 고기를 얹어 비비는 밥과는 다르다. 이 골동반이 오늘날 돌솥밥으로 전해진 것인가 한다.
우리 조상은 예로부터 산신제나 동제(洞祭), 시제(時祭)등을 집에서 떨어진 곳에서 지냈다. 제에 참석한 사람은 빠짐없이 음복(飮福)을 해야 하는데, 그릇을 하나씩 주고 거기에 밥, 나물, 적 등의 여러 제찬을 함께 담아 주니, 먹을 때는 자연히 섞여져서 비벼 먹게 된다. 이처럼 제사 후 비빔밥을 먹는 풍습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문헌에는 1800년대 말에 처음 나오지만 훨씬 전부터 있었으리라고 생각된다.
농가에서 논밭이나 들에서 일하다가 새참으로 보리밥을 바가지에 담고 푸성귀 이것저것과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던 들밥도, 비빔밥의 한 뿌리라고 할 수 있다.
전주비빔밥
예로부터 전라도는 풍류와 맛의 고장으로 이름이 나 있는데 특히 전주는 옛이름이 완산(完山)으로 조선 왕가(王家)의 본관이며 온갖 전라도 산물이 모이는 곳이고, 음식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외지 사람이 전라도 음식점에 가면 상에 오른 반찬 가짓수에 깜짝 놀라곤 한다. 완산팔미(完山八味)로 서낭당골에서 팔월에 나오는 감, 기린봉의 열무, 오목대의 청포묵, 소양의 담배, 전주천의 모래무지, 한내의 게, 사정골의 콩나물, 서원 너머의 미나리를 꼽았으나 지금은 안타깝게도 거의 찾을 길이 없다. 지금은 비빔밥이 가장 유명하며 그 중에서도 ‘전주비빔밥’이 가장 이름이 나 있다. 요즘 일반 음식점에서는 돌솥에 담아서 뜨겁게 달구어 내지만 본래는 유기 대접에 담아 냈다.
전주 비빔밥에는 갖가지 나물과 고기 등 30여 가지의 재료가 들어간다. 비법이 몇 가지 전하는데 그 중 하나는 밥을 지을 때 양지머리 육수를 부어 뜸이 들 무렵 콩나물을 넣고 살짝 밥 김으로 데친 다음 솥 속에서 마구 비빈다. 여기에 묵은 간장과 고추장 참기름 등을 넣고 맨 위에 육회를 얹는다. 이른봄에는 청포묵, 초여름에는 쑥갓, 늦가을에는 고춧잎이나 깻잎 등을 넣어 계절의 맛을 즐긴다.
전주비빔밥의 특색은 무엇보다도 정성 들여 기른 콩나물과 오래 묵은 좋은 간장과 고추장에 있다. 전주비빔밥도 예전과 맛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나, 50여 년 간 대를 잇고 있는 한 음식점에서는 비법으로 육수로 지은 밥에 오래 묵은 장으로 나물을 무친다고 한다. 또 짧고 통통한 콩나물을 교동 샘물로 끓인 콩나물국을 곁들여야 제격이라고 한다. 오늘날 전주 비빔밥은 돌솥을 달구어 밥이 밑에 노릇하게 눌려 따끈하게 먹기도 한다.
역시 온고을이라!!!!!!!!!!!!!!!!! 맛과멋을 고루 갖춘곳입니다 옛적에 가이드할때는 그저 그렇거니 했던것이 아쉬움으로 느끼게 하는군요 지금처럼 자알 알고 느꼈으면 국위선양을 했을터 . . . . 앞으로 더욱더 공부하렵니다!!!! 우리나라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 . 이렇게 곳곳마다 서려있는 정기가 다
첫댓글 오자 999님 이번 정모에 참석을 못해 아쉬움이 큼니다. 이제 전주가 님 덕분에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앞으로 전주를 가볼 기회가 또 있겠지요.... 그리고 님을 전주의 홍보대사로 제 맘대로 임명합니다ㅎㅎㅎㅎ
근향님, 의외로 토요일 날씨, 겁만 잔뜩 주었지 10시 부터 일요일 까지 참 화창하였답니다. 약 오르지요? 약 좀 오르십시요. 약 올라도 쌉니다. 다들 즐거웠다고 하네요. 다시 뵙게요.
너무 신기한 것을 많이 봤네여. 학교 뒤 산세의 빼어난 풍광,정말 장쾌하고 어떤 강한 기운이 느껴지더군요.전라도쪽엔 안가봐서 그런지 그 느낌이나 기운이 확연히 틀린것 같습니다.기회되면 자주 가 보고 싶습니다.
오자 999님 약은 안 오르는데 기다리셨을 그 마음을 생각하니 넘 미안해요.... 서울 오시면 전화주세요. (미리 메일 주시면 더욱 좋구요) 벌 주 단단히 쏠께요...
근향님, 저 2월 24일(목요일) : 음양사 이상문 선생님과 함께하는 정기 좌담회에 갑니다. 오후 시간엔 서점이나 시장이나 인사동에서 놀거거든요. 벌주는 그렇고 벌차는 어떨까요.
남매상봉이 이뤄지나 했는데... 역시..........마음! 약올라서 다식 혼자 다먹어버렸지요.
역시 온고을이라!!!!!!!!!!!!!!!!! 맛과멋을 고루 갖춘곳입니다 옛적에 가이드할때는 그저 그렇거니 했던것이 아쉬움으로 느끼게 하는군요 지금처럼 자알 알고 느꼈으면 국위선양을 했을터 . . . . 앞으로 더욱더 공부하렵니다!!!! 우리나라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 . 이렇게 곳곳마다 서려있는 정기가 다
다르면서 어쩜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곳이 이렇게 많다는것은 가히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도 될것입니다!!!! 우리나라만세!!!! 온고을 무궁무진한 발전과 힘찬도래를 위하여!!!!!아자아자!!!!!!!!!!!!!!1
헉~ 벌 차라 현대, 삼성, 대우, 쌍용 ㅋㅋㅋㅋ 넵, 말씀만 하세요. 어디든지 가지요. 이왕이면 일찍 올라오셔요.. 서울도 갈 곳이 많은 동네랍니다. 이번에는 눈이 억수로 와도 약속 지킵니다!!!!
그럴까요. 새벽차로 남편과 함께 가서 출판사에 같이 들러서 각자 행동하려 했는데, 그 쪽은 날 근향님 보다 덜 반기니, 그냥 제껴 버릴까요. 그러면 9시 무렵 도착할건데, 올라가면서 전화 할께요.
아서아서 어르신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눈물겨운 남매상봉은 다음을 기약하며... 서울에는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