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조밀한 감각으로 일상의 식탁을 수놓는 파인 다이닝
머니S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3.08.31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6층에 위치한 리스토란테 에오(Ristorante Eo) 식당. /사진=다이어리알
지난해 국내 식품산업 생산실적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식품 산업 성장의 배경에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간편식의 트렌드가 단순한 효율성을 넘어 질적 만족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최근 프리미엄 식재료와 특별한 레시피, 조밀한 감각과 숙련된 솜씨가 밴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그 가운데엔 궁극의 미식을 선보이며 외식시장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해온 파인 다이닝이 있다. 주로 식품·유통 업체가 파인 다이닝 셰프와 협업해 간편식 제품을 출시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간편하게 구매해 바로 즐길 수 있는 투고(To-go) 형태부터 간단한 조리를 통해 즐기는 밀키트, 완제품을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정에서도 파인 다이닝 셰프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 리스토란테 에오(Ristorante Eo)
리스토란테 에오의 연어볼. /사진=다이어리알
식품·유통 기업의 파인 다이닝과 유명 셰프의 IP(지식재산권) 확보 대결은 치열해졌다. 셰프가 참여한 완성도 높은 제품 개발과 프리미엄 이미지, 인지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수익 구조가 불안정한 레스토랑 입장에서는 간편식 시장 진출을 통해 경영을 다변화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접근 문턱이 다소 높은 파인 다이닝 브랜드를 손쉽게 경험할 수 있고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철저히 관리된 완성도 높은 간편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최고의 서비스와 오감의 만족을 선사하는 파인 다이닝 업계에서 '리스토란테 에오'(Ristorante Eo)는 일찍이 간편식 브랜드 구르메 에오(Gourmet Eo), 뽀모(Pomo) 등을 선보이며 높은 충성 고객층을 확보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포시즌 호텔 등을 거친 국내 이탈리아 요리계의 거장인 어윤권 셰프가 이끄는 공간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시작해 2021년 여의도 랜드마크가 된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개점과 함께 이전해 그 맛을 이어가고 있다. 더현대 서울 6층, 복잡한 백화점 통로를 벗어나 레스토랑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짙은 레드의 색채와 반짝이는 조명의 조화가 유럽의 어느 고풍스러운 호텔 라운지로 순간 이동한 듯한 설렘을 선사한다.
섹션마다 색다른 분위기를 즐기며 식사할 수 있는 점도 이곳의 장점이다. 매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높은 층고와 개방감을 주는 옐로 섹션이 펼쳐진다. 옐로 섹션의 한편에는 프라이빗 룸을 갖춰 특별한 날이나 중요한 모임을 갖기에 적절하다. 콤팩트한 코스를 즐길 때는 레드 섹션, 긴 시간 동안 풀코스 메뉴를 즐길 때는 옐로 섹션을 이용하는 등 방문 목적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다.
메뉴는 계절에 따라 변경되며 그날그날 좋은 식재료로 새롭게 짠 코스 메뉴판은 방문 날짜를 새겨 테이블에 올라간다. 기념으로 간직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모든 메뉴는 자연 그대로의 맛을 추구하는 셰프의 철학을 담아 재료 본연의 맛을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여름 코스(8월 초 기준)의 한입 요리인 잣 스푸마와 고트치즈는 크리미한 질감의 이탈리아 식전 요리다. 심플하면서도 치즈와 고소한 잣의 묵직함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며 식전 빵과 같이 먹기 제격이다.
통으로 내어주는 그린 올리브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는 에오의 시그니처로 와인을 즐길 때 식사 내내 마리아주의 끊김이 없도록 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탈리아 햄의 일종인 브레사올라 꼬또와 고르곤졸라, 브리치즈가 레이어를 이루는 풍부한 풍미의 한 입 거리와 대파 파우더를 얹은 연어볼은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이어지는 메뉴는 여름에 걸맞게 시원한 바다의 정취를 미각을 통해 전달받을 수 있도록 갖가지 해산물을 다채롭게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랍스터 파우더가 특색인 바닷가재 샐러드와 소고기의 식감에 해산물의 풍미를 더한 '한우, 오징어 먹물 라비올리'는 이곳의 메인요리다. 오세트라 캐비아를 곁들인 '신안산 대물 민어 오븐 요리'는 여름 미식의 방점을 찍는다.
식사를 마치고 아쉬움이 남는다면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구르메에오&생줄리앙을 들러 리스토란테 에오에서 선보인 간편식 요리를 구매해 보는 것도 좋다. 리스토란테 에오에서 경험한 맛의 감동과 근사한 한 끼를 우리 집 식탁으로 손쉽게 옮겨갈 수 있으니 무더운 여름 호화로운 홈캉스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 고료리켄
고료리켄의 오마카세 코스 일부 음식. /사진=다이어리알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에 자리한 일식 오마카세로 김건 셰프가 이끌고 있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며 일식에 기본을 두고 다양한 현대적 조리법을 더한 코스 요리는 창의성이 돋보인다. 일본의 작은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사케와의 마리아주도 이곳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지하 식품관의 이치에 투고 매장에서는 셰프의 정체성을 담은 시그니처 간편식 메뉴들을 구매할 수 있다.
◆ 온지음
온지음의 점심 코스 일부 음식. /사진=다이어리알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의 한식당이다. 조선시대 궁중 요리로부터 영향을 받은 양반가의 음식을 기반으로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음식을 계절감 있게 선보인다. 온지음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기반 리빙 브랜드 온하루 사이트에서는 온지음의 철학이 담긴 음식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김치, 반찬류의 먹거리를 온라인 판매와 정기구독 서비스로 선보이고 있다.
◆ 권숙수
권숙수의 미식상. /사진=다이어리알
전국 각지의 진귀한 식재료와 직접 담근 장, 김치, 젓갈, 장아찌를 이용해 현대적인 한국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다. 한국의 고급 독상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품격 있는 서비스와 엄선된 와인, 전통주를 함께 즐기며 고급 한식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문 레스토랑 간편식(RMR) 플랫폼 캐비아와의 협업으로 권숙수의 맛을 담은 간편식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진한 풍미의 능이버섯과 국내산 닭으로 만든 능이 삼계탕은 여름철 인기 상품이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