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새 기분을 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아무래도 새해라면 주위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것들은 싹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특히 주부에게는 냉장고와 옷장이 매일같이 사용하면서도 깔끔하게 유지하기 힘든 골치거리.
냉장고든 옷장이든 큰 맘 먹고 하루 정리하면 되겠지하고 쉽게 생각했다가는 오산이다. 시간과 정성만으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리에도 분명 전략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땀 흘리며 정리해도 며칠 만에 고스란히 이전 상태로 돌아가버릴 뿐이다. 아이들 옷장은 또 어떤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 살림하는 사람은 많아도 살림 잘 하는 사람은 많지 않듯, 냉장고와 옷장은 누구나 사용하지만 수납과 정리가 잘 된 냉장고와 옷장도 별로 없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다행히 요즘은 수납과 정리를 위한 도구들도 많이 나와 있고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해주는 살림고수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정리의 달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밀폐용기 등 수납용품 전문업체 락앤락 상품개발본부 주상욱 대리는 “밀폐 용기는 물론이고 수납용품도 최근에는 공간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기능, 다용도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냉장고 정리 7계명
정리의 달인이 되기로 마음 먹었으면 우선 냉장고부터 도전하자. 냉장고는 현대인들의 식생활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품. 온 가족이 하루에도 몇번씩 열고 닫는다.
하지만 냉장고는 말 그대로 식품을 약간 차게, 혹은 얼려서 보관하는 곳이다. 천년만년 넣어 놓고 필요할 때 꺼내 먹으면 되는 보물창고가 아니라는 얘기다. 냉장실은 음식을 넣는 동시에 산화와 부패가 동시에 시작되고 냉동실 역시 모든 균을 없애지는 못한다. 음식물은 가급적 자주 장을 봐 바로바로 소모하되 꼼꼼하게 정리정돈을 해야 냉장고의 이점을 100%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도 냉장고의 냉기는 공간을 70% 미만으로 채웠을 때 가장 원활하게 움직인다.
1. 우선 냉장고 안에 무엇이 있고, 무엇을 사야할 지 아는 것이 먼저. 냉장고에 메모지를 붙여 놓고 필요한 물품을 그때 그때 적어두면 불필요한 중복을 줄일 수 있다. 이거 저거 계속 채워 넣다 보면 나중에는 냉장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주인도 모르게 된다. 한 달에 한번씩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만 음식을 만들면 안쓰던 재료들도 사용할 수 있다. 혹시라도 유통기한이 지난 것은 아깝다 생각하지 말고 바로 버리는 것도 정리의 지혜다.
2. 냉장고에 식품을 수납할 때는 냉장고의 안쪽과 위쪽에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을 보관하고 아래쪽이나 문쪽에는 상대적으로 온도의 영향을 덜 받는 식품을 보관한다. 또 자주 먹는 음식은 가장 잘 보이는 냉동실 중간 문 쪽에 보관하는 것이 편리하다. 냉동실의 경우도 자주 쓰지 않는 재료 중 무게가 나가는 고기나 생선, 떡 등은 아래쪽에, 야채 등 가벼운 것은 위쪽에 넣어둔다.
3. 냉장고 정리는 용기가 절반 이상이다. 마트에서 사온 채로 넣어 놓으면 정리가 힘들다. 우선 음식의 재료에 맞는 용기를 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김치 같이 산성이 강한 식품이나 소스류는 유리 저장 용기에 보관하고, 요리하다 남은 채소 등은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구별해 준다. 이때 물이 생기는 식품은 물받침이 있는 용기를 선택하면 더욱 좋다.
계란도 따로 따로 계란통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동실에 주로 넣어 보관하는 각종 가루들은 양념통에 담아 한줄로 세워두면 보기도 좋고 찾기도 쉽다.
4. 용기를 고를 때는 원형보다 사각형이 좋다. 데드스페이스를 줄일 수 있기 때문. 또 색이 있는 것보다는 투명한 용기를 사용하면 용기 안의 내용물을 금세 알아 볼 수 있어 냉장고 문을 오래 열어두지 않을 수 있다.
양념통처럼 내용물이 비슷한 경우는 라벨 작업을 해놓는 것이 좋다. 용기에 음식을 담을 때는 식구 수에 맞춰 한 끼 분량을 따로 따로 나누어 담아두면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음식을 끝까지 먹을 수 있다.
5. 냉동실에는 특별히 진공포장을 추천한다. 냉장실에 비해 장기간 보관하는 냉동실의 특성상 덜어 먹는 음식의 경우는 음식이 줄어도 플라스틱 용기가 차지하는 공간은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 락앤락 스마트세이버 핸디 등 시중에 나와 있는 진공포장기를 이용해 비닐압축백에 진공하여 음식물을 보관하면 부피도 줄어들고 신선도를 유지하는데도 효과적이다.
6. 요즘 나오는 양문형 냉장고는 냉장-냉동 모두 서랍이 2~3개씩 들어 있다. 서랍은 일반공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냉장고 서랍 정리의 포인트는 서랍 안에 또다른 파티션을 나눠주는 것.
과일을 넣어 놓는 서랍의 경우 바구니를 사용해 칸을 나눈 다음 과일별로 담아두면 찾기도 쉽고 열손실이나 손으로 만져 물러지는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냉동실 서랍의 경우도 바구니에 책꽂이식으로 세워서 담아 두면 찾기도 쉽고 넣고 꺼내기도 쉽다.
7. 쟁반도 요긴한 정리 도구가 된다. 끼니 때마다 밑반찬으로 먹는 음식들은 쟁반에 따로 담아 서랍식으로 보관한다.
그 쟁반 하나만 꺼내면 바로 상이 차려지니 간편하다. 특히 아이들이 어린 가정에서 시도해 볼만한 방법.
옷장 정리 십계명
냉장고만큼 아니지만 옷장도 정리의 달인이 되려면 필수 코스다. 옷장 문을 닫아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입는 옷, 안 입는 옷, 이불, 빈 가방까지 마구잡이로 넣어 두었다가는 늘어나는 옷가지를 감당하기 힘들다.
특히 옷걸이를 많이 쓰는 어른들의 옷장과 달리 아이들 옷장은 엄마 손이 날마다 닿아도 아수라장이 되기 쉽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아파트의 수납공간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정리만 잘해 놓으면 들어갈 구석 없어보이던 옷장에 훨씬 많은 것을 넣을 수 있다. 넣고 뺄 때 편리한 것은 물론, 옷장 문을 열었을 때도 뿌듯하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정리하는 것을 보고 자란 아이는 자연스레 정리의 달인으로 성장할 수 있으니 교육적으로도 나쁘지 않다.
옷장도 냉장고와 마찬가지로 옷장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을 정도로 꽉찬 수납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아이들 옷장의 경우는 나이가 어릴 수록 손동작이 섬세하지 못하므로 지나치게 옷을 촘촘히 쟁여 놓으면 옷을 꺼내다가 죄다 쏟아 뜨리거나 옷장문을 열다가 내용물이 떨어져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옷을 꺼내고 넣는 순서도 냉장고와 동일하다. 서랍식 수납함의 경우 손에 닿는 곳에 지금 계절의 옷을 넣고 위쪽이나 가장 아래쪽은 입지 않는 다른 계절 옷을 넣어 둔다. 계절이 바뀔 때 서랍만 바꿔주면 된다. 반대로 가구로 된 서랍장에 옷을 보관할 때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아래쪽에 습기가 찰 위험이 있으므로 자주 입는 옷을 아래쪽에 자주 입지 않는 옷은 위쪽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옷장에서도 별도의 수납합을 사용하는 것이 전략적이다. 수납함을 고를 때는 힘이 있고 모양이 제대로 나오는 것으로 마련한다. 특히 서랍식으로 되어 있어 안쪽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이 좋다. 락앤락 리빙박스 윈도우형은 수납함 앞쪽에 비닐창이 나 있어 내용물 확인이 용이하고, 앞쪽에서 지퍼를 열어 바로 내용물을 꺼낼 수 있어 특히 편리하다. 또 될 수 있는대로 수납함은 같은 브랜드, 혹은 비슷한 색상이나 스타일로 통일해 주는 것이 수납과 정리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수납함을 사용할 때는 꼼꼼한 라벨 작업도 필수. 특히 아이들의 경우는 수납함마다 다 열어보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만일 한글을 모르는 연령의 아이라면 그림을 그려서 붙여두는 것도 좋은 방법. 단 아이들은 너무 세분해서 수납하면 오히려 역효과. 적당하게 대분류해 두었다가 아이가 자라면서 점차 소분류로 진행하는 것이 낫다.
속옷, 양말, 손수건 등 모양이 불규칙하고 작은 소품들의 하나씩 별도로 수납함하는 것이 편리하다. 다 마시고 난 우유팩을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린 후 일정한 높이로 잘라 하나씩 넣어두는 것도 아이디어. 이 때 우유팩 아랫부분에 구멍을 뚫어두면 손상 없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목도리, 장갑 같은 액세서리도 바구니나 비디오테이프 케이스, 얇은 박스에 넣어 개별적으로 수납하면 엉키지 않고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다.
신발의 경우 구입 시 들어있던 상자를 다시 쓰는 것이 제일 좋다. 대개 신발은 하나만 신지 않고 여러개를 돌려서 신게 되므로 한동안 신고 난 다음에는 간단히 손질하여 제습제와 신발 고정대를 활용하여 상자 안에 보관하면 좋은 신발일수록 오랫동안 신을 수 있다.
철 지난 겨울 옷이나 오리털 이불, 담요 등 부피가 많이 나가는 아이템은 압축백을 이용해 최대한 부피를 줄여 보관한다.
최대 4분의 1까지 부피가 줄어들어 옷장의 공간을 혁신적으로 넓히는 효과가 있다. 압축백은 시중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간단히 압축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