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6~11코스 중 첫날,둘째날)
2013년 5월1일.
지리산둘레길을 가기위해 진주행버스에 몸을실었다(12시30분발)
2010년3월11일~14일 1~5코스(남원 주촌~산청 수철마을) 다녀온 지 3년여가됐다.
그 때만해도 걷고 오르고 하는 것엔 자부심이 있었건만, 몸도 마음도 지치고 게을
러져 예전의 나로 가기위한 추스림이라해야할까?
뜸했던 운동을 둘레길과 지리산종주를 기회로 다시 한번 하련다 작심하며 이 계획을 추진하였다..
둘레길은 자연과 사람 또한, 도시와 시골, 사람과 사람 사이를 소통해 주는 가교의 역할을 하는
아주 의미있는 길이다.
자연을 통해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단절된 도시와 농촌의 끈을 이어 모두가 어우를 수
있는 하나된 국토의 장이 되는 그런 둘레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1일 저녁 무렵 산청 동강마을에 도착했다.
진주까지 가지않고, 산청휴게소에 내려주신 버스기사님의 배려로 1시간이상 빨리 도착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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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철마을 민박집에 주인이 없다.
시골이라 농사 때문에 그려러니 생각하고 민박집 안 뜰에서 한잔한다. 둘레길 시작의 자축을 겸한 한잔이 빠지면 어찌 섭섭하지 않을까?
가져간 술(옻숳과 연태고량)을 찌그리니 저녁 때가돼서야 쥔장이 저녁준비해준다.
막걸리를 한잔 더 하고 일찍 자리에든다. 내일을 위해......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8304C5189FB4B0B)
(얼근해서 민박집 손녀 1만원 쥐어주고 아부해서 같이 찍은 사진임.)
2일 새벽부터 서두른다.(4시 쯤 기상함.)
처음 계획엔 두코스(6코스 14.5km, 7코스 13.3km)가서 1박할 예정이었으나, 첫 날 무리해서라도 한코스(8코스 13.1km) 더 가자는 두놈의 의견이 반영돼 서둘러야만했다.
배낭이 어깨를 짓누를 정도의 무게가 부담스럽지만 짐은 아침과 점심을 해 먹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지론을 위안 삼아 가벼운 마음으로 츌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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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반정도 걷고 경호강변에서 준비해간 식재료(먹는게 남는 거라고 많이 준비해감)로 아침을 해 먹는다. 돼지고기 두르치기와 오리훈제등.
상큼한 새벽에 오염되지 않은 지리산의 깔끔한 공기, 여기에 새벽 한잔술이 더해지니 세상 무엇이 부러울손가? 한층 업된 기분으로 갈 길을 재촉한다.
식사 후 2시간 못미처 아침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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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최고 난코스라는 웅석봉을 넘기위해 아침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을 위한 보양주 한잔씩 나눈다.(오른쪽 사진 가운데)
예전에 와봤던 산이라 감회가 새롭지만 오르는 코스가 저번과 달라 감이없다.
하지만 전에도 굉장히 가파랐던 것으로 기억된다.
새벽뷰터 걷고 약간 지친 상태에서 웅석봉 오르기는 역시 만만치 않다.
아침재에서 웅석봉헥기장까지의 고도차가 대략 500m가 조금 넘는 것같다,
친구중 하나가 굉장히 힘든가보다. 가다 쉬기를 계속하며 투덜거리니말이다.
대여섯번 쉬었다가 오르기를 반복하는 동안 땀이 비오듯한다.
이 짓을 왜하느냐 물으면?
많이 받는 질문이지만 답은 없는 것 아닌가한다. 그저 밥 잘 먹고 똥 잘 싸기위해서라는 것이 답이라면 답이라하겠다.(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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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사진 강아지는 산청에서부터 약 7시간동안 따라온 것임.)
1시간30분야를 걸어 드디어 웅석봉헬기장에 도착한다.
진빠진 몸을 추슬러 재충진위한 한잔의 술은 여기서도 예외가없다. 산청에서 따라온 강아지에게도 먹을 것을 주어야 하기에 일단 짐을 퓰어서 가볍게 한잔. 캬~ 좋다.
점심까지 해결했겠다 최고 난코스라는 웅석봉헬기장도 올라왔겠다 마음의 여유가 작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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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길이지만 멀리 청계저수지를 품은 조망이 삼삼하다.
이제 너다섯 시간이면 오늘의 목적지 산청군 덕산마을에 도착할 것이다.
아침부터 땡겨넣은 해장술에 사랑가도 불러보고 아리랑도 부르며 이 고장의 막걸리 맛은 어떠려나 기대도 하면서 부지런히 내려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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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웅석봉헬기장에서 6km 내려왔는데도 갈길은 아직도 멀다.
처음 계획한 코스에서 숙식하기로했던 운리마을은 다 왔는데, 변경된 계획대로하면 아직도 약 13km를 더 가야한다. 3시간이면 갈 수 있으려나?
운리에서 슈퍼에들러 목 한잔 축여야 갈 수 있을 것 같다.
출발하고 대략 10시간 정도 걸렸다. 오후 3시40분에 다시 목적지를 향해 출발.
백운계곡을 지나야 하는데 마지막 재가 하나 남아있다.
이 산골에 왠놈의 콘크리트포장을 이리 많이 해 댔는지 이해못할 일이다. 포장된 계곡으로 향하는 재를 오르는 길이 만만치않다, 말이 둘레길이지 예전에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산골이니 평지길 보다 힘에 부친다. 더군다나 30km이상을 걷고 나서니말이다.
걸어도 걸어도 목적지는 아직도 멀기만하다. 휴~.
4시15분경에 백운계곡에 도착. 이제는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
운리마을에서 6.2km왔으니 이제 남은 거리는 7.1km다. 참고로 운리에서 덕산마을까지는 숙박할 곳이 전혀없다. 좌측 하산길로 2.1km 내려가면 숙박할 곳이 있지만 다음날 다시 올라와서 가야하니 무작정 목적지로 걷는 것만이 최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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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어두워지고 마근담까지 가는 것도 힘에 부친다.
지리산둘레길을 구상할 때 취지중 하나는 느림의 미를 깨우치라는 의미도 있었다한다.
오늘 우리는 그 취지에 완전히 역행하는 오기의 산행이 아닌가 반성해본다.
어느정도 내려오니 계속 포장길이다. 마근담에서 1km이상 진행하니 길이 지루하고 몸에도 무리될 것 같아 택시를 부른다(17시40분 경). 목적지 약4km정도 남겨두고서.....
대략 14시간정도 온 것같다.
내일은 좀 더 재미있고 여유있는 걸음을 하자 다짐하면서 덕산마을 기사식당에서 저녁 겸 한잔하고 잠잘 곳을 찾는다.
덕산마을에서는 잘 곳이 없다하여 택시타고 외곽(중산리)으로 빠진다. 택시비 편도 9,000원 숙박비 50,000원. 가격이 문제랴? 쉬고싶다.
내일은 약22km만 걸으면되니 천천히 움직이자 다짐하며 잠을청한다. 이렇게 하루가 마무리됐다.
지난번 1차(1~5코스) 때에도 느낀 것이지만 친구 셋이 길을 간다는 것. 그것은 재미도 있으려니와 무엇보다 의미있는 아름다운 추억여행이 아닐까한다.
짜증나면 욕도하고 소리도 질러보고 또, 생각나면 한잔 하면서 우정을 쌓아간다는 것. 세상 무엇이 이보다 더 값있는 일로 기억될 수 있으랴?
이렇게 오늘 하루 정을 돈독히 쌓아온 것에 뿌듯함을 느끼며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