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수도권 청약시장…당첨 가점 '고공행진'
정아름별 스토리 •50분
아시아투데이 정아름 기자 = 서울·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묵혀둔 청약통장을 꺼내 내 집 마련에 뛰어드는 청약 고가점자들이 늘고 있다. 당첨 가점이 만점(84점)에 가까운 고가점 청약통장이 등장하는가 하면 3인 가구 만점(64점)도 탈락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집값 반등과 함께 분양가가 오르자 청약 수요자들이 고가점 '장롱 통장'을 꺼내고 있는 것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선보인 서울·수도권 분양 단지에서 4~6인 가구 만점 청약통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일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 전용 84A㎡타입에서는 당첨가점 최고 79점이 나왔다. 79점은 6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점수다. 이 주택형은 1순위 청약 당시 98가구 모집에 해당지역(서울)에서만 청약통장 1만1006건이 접수되면서 112.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 기준 청약가점 최저 점수도 67점으로, 4인 가족 만점 점수에 불과 2점이 모자랐다. 3인 가구 만점도 탈락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이 단지 전용 84㎡형 분양가가 15억원 선에 달했지만, 입주 후에는 더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고가점자들이 대거 청약에 뛰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약 가점은 84점이 만점으로 부양가족 수(35점),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분양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 전용 84A㎡에서도 79점 당첨자가 최고 가점을 기록했다. 전용 84㎡ 기준 청약가점 최저 점수도 4인 가구 만점 점수인 69점이었다. 4인 가구 미만 청약자들은 가점제를 통해선 한 명도 당첨될 수 없었다는 얘기다.
경기지역에서도 청약 고가점자들의 당첨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8일 당첨자를 발표한 평택시 '평택 고덕신도시 A-49블록 호반써밋 3차' 전용 84A㎡에선 사실상 만점인 83점 통장이 나왔다. 만점에서 1점 부족한 점수로, 7인 가구(35점), 무주택기간 15년 이상(32점), 통장가입기간 14년 이상~15년 미만(16점)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로 전국에서 청약이 가능했다. 최저 가점도 57점을 기록했다.
전용 84㎡형 분양가가 13억원대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광명시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도 청약 당첨자의 최고 가점이 74점으로 전용 59㎡B에서 나왔다. 74점은 5인 가족 기준으로 만점 점수에 해당한다.
최근 서울·수도권에서 선보인 웬만한 분양 단지에서 청약 당첨 점수가 60점 후반~80점 초반대를 형성하면서 1~2인 가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2030세대는 가점제로는 당첨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서울·수도권에 거주하는 젊은층이라면 청약 추첨제 물량을 노리는 한편 자금 여유가 있을 경우 기존 아파트 매입 쪽으로 내 집 마련 전략을 펴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