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고 싶었던 4월이 왔습니다
친구와 같이 가다가 개나리를 보았습니다
우린 지나쳐가면 그만이지만
개나리는 경사진 길가에 죽을힘을 다해
피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우절이었지요?
친구는 다른 친구에게 거짓말을 소재로
그녀를 택했습니다
그 녀가 결혼한대~
그냥 평범한 남잔대~
키는 좀 작아도 착하고 이해심 많고~
다들 잘 속아 넘어 갔습니다
눈물 빠지게 덩달아 웃다가
그녀 갑자기 말을 잃습니다
희극인지 비극인지
요즘들어 부쩍 친구들이나 가족들은
재혼 얘기를 꺼냅니다
그 무섭던 해 4월에 비는
왜 그리 자주 왔던지요
말이야 고운 봄비지 뼛속까지 기어이
후벼 파내겠단 듯이 차가웠지요
모든 것이 끝나고
무너지고 떠나가는 것을
빗물인지 눈물인지
제 정신으로 바라 볼 수도 없었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직도 살아있나 싶어
질긴 목숨을 경멸 했었지요
무정한 세월이 제법 흘러 갔어도
다른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 만나
잘 사는 것만 같은데
4월이 오면...내내
새살 돋는 아픔도 상처 입을 때만큼
그 것보다 더 무지무지 아프겠지요
산다는 게
만만하지 않다는 것쯤이야 알지만
슬프고 챙피한 얘기
꺼내어 털어놓음으로 해서
고백성사 한 것 같은 후렴한
잠시 얻을지 몰라도 속살 내보이는 것 같은
자기 파괴감에 몸둘 바를 모를지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오늘을 사는 우리
홀로서는 법 잘 배우지 못했으면서
홀로서야 하는 사람 많은 불행한 세대이지요
물론 둘이 서로 기댄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속에서
휴일의 가족 나들이 나선 사람들 볼 때
집안 모임의 아이 손 더 꼭 잡고
쭈삣거리며 들어설 때
한밤중에 아파서 손수 운전해 응급실 갈 때
십 몇 년간 의기양양하게 나가던
부부동반 모임에 빠질 때
소수의 혼자인 사람들이 겪는 소외감과 아픔도
개나리 속에 진달래만큼 있답니다
두 사람이 짝지어 사는 나라에
외눈박이처럼 혼자 사는 사람도
엄연히 존재하는 것을...
자랑스럽지 않다고 없는 척.., 할 수는 없겠지요
결혼의 깨어짐은
사랑의 상실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적막함과 고단함이 있지요
혼자이니
절대로 아프지 말고
어진간 하면 화내지 말고
나쁜 사람에게 속지 말고
일찍 죽을 작정 하지말고
남은 날들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는 행운이 온다면
지혜로운 눈으로 판단하고
솔직한 용기로 맞부딪 치자구요!
가로 보기로 원합니다... 감히!
천국같은...움직이는 울산 주상절리와 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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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혼자...산다는 것
못생긴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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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3
24.07.02 05:5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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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직 4월에 살고 계신가요?
4월에 안 좋은 일들이 있었나 봅니다.
힘 내세요^^
감사합니다
늘 그 때가 되면
필력 좋으시네요
잘읽었습니다
공감했던 몇구절
재밌게 느껴졌어요
개나리속 진달래
외눈박이처럼
죽을작정하지말고
그랬던적이 있었죠
세월지나고 새로운 기운이 생겨나고 기대살지않아도 혼자 구역구역 살아지더라구요
홧팅하세요
잘쓰는 것은 아니구요
감정에 충실한 글만 ㅎ
맞아요
화이팅 하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