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 인간시장(4권) 41. 점쟁이

[물 안 개]

점쟁이 "우리 점 치러 갈까?" 다혜가 아침 나절에 전화를 했다. "차라리 날 잡어 잡수." 내가 힘없이 빈정거렸다. 점쟁이집에 여자들이 많이 들락거린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다혜까지 점보러 다니는 줄은 몰랐다. "심심하니까 가보는 거지 머. 어때, 누가 점 믿고 살까?" "내가 봐 줄게. 대학 다닐 떠 나도 한때는 점쳐서 먹고 산 적이 있으니까 말야." "그런 엉터리 점을 누가 믿어?" "짜했지. 계집애들이 정신 못 차리게 덤볐으니까." "알쪼지 머." "쓸데 없는 짓 말고 답답한 거 있으면 말해. 애인이 생겼다든지 말 못할 사연이나 과거가 괴롭다든지." "얼씨구." "신부처럼 나 혼자만 알고 있을게. 죽을 때까지 영원히 비밀을 지킬 테니까 말이다." 다혜는 재미로 볼 만한 거라고 말했다. "집에서 노니까 답답해 죽겠어. 다 늦게 취직하기도 그렇고 대학원에나 가겠다니까 집에서 난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취직자리 놔두고 딴 생각이나 하니까 그렇지. 후딱 시집이나 와라." "지금 날 데려갈 자신 있어?" "물론이지." "그런 걸 웃긴다구 하는 거야. 실업자한테, 겨우 스물 세 살짜리한테 누가 시집을 가겠어? 자유는 착각올시다." "악착같이 가야겠니?" "찬이는 미래가 궁금하지도 않아? 설사거 짓말이라고 하더라도 말야. 반쯤은 맞는 거잖아." "그건 나도 알아. 대학교 다닐 떠 기가 막히다는 소릴 들었으니까." "밑져야 본전 아냐. 우리 가자, 응!" "밑지면 밑지는 거고 본전이면 본전이지, 밑져야 본전이 어디 있어?" "말장난 말고, 어쩔래?" "안 간다면 어쩔래?" "나 혼자 가지 머. 되게 재네." 결국 나는 다혜를 따라 나서기로 했다. 사실 점쟁이에게 가보고 싶은 때가 없는 건 아니었다. 내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럼 내가 유명한 곳을 챙겨 볼게. 그쪽에 도사 한 녀석이 있으니까." 전화를 끊고 재용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녀석은 좀 뻣뻣하게 나왔다. 녀석은 내 충청도 사투리를 훙내내며 말했다. "너두 벧 수 읏구나. 이 새낑이 지랄 박박하드니." 녀석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한학과 보학에 조예가 깊은 녀석이었다. 학교에 다닐 때 교수들은 녀석이 써내는 시험지를 제대로 다 읽지 못해서 백 점 만점을 줄 때도 있을 정도였다. 영어 해석이나 수학 공식까지는 커닝이 불가능했다. 8절지 앞뒤로 빡빡하게 쓰는 깨알 같은 한문 답안을 옮겨 쓸 재간이 있는 녀석이 없기 때문이었다. 졸업 때 추종을 불허하는 점수로 전교 수석을 했다. 내 등쌀에도 전학년 평균 점수 98점이라는 유례가 없는 성적표를 가진 녀석이었다. 대학교 졸업하고 한의학 공부하겠다며 한의대에 편입한 녀석이었다. 녀석의 아버지는 4대째 한의사를 하고 있어서 장안 병줄을 다 잡는다는 평판이었다. 녀석이 내게 점성술이나 음양 오행을 가르쳐 줬기 때문에 내가 사기점을 쳐서 여학생들을 우롱할 수 있었다. 정말 대통령 시험이 있다면 녀석은 벌써 대통령이 되었을 녀석이었다. "좀 봐 주라." "넌 점 보나마나야. 빤해. 오래 살지도 못할 거고, 오래 살아봤자 여러 사람 잡을 테니까." "그럼 너 술 먹여서 한번 더 염라대왕한테 보낼 테다." "그때 친해 둬서 걱정 없다." 술을 억수로 마시는 버릇을 고치려고 언젠가 산 위로 끌고 가 막소주를 대두병으로 다섯 병인가를 억지로 먹인 적이 있었다. 녀석은 싫다거나 귀찮다는 표정 없이 들이켰다. 그리고 가 버렸다. 숨도 끊어졌고 손발도 백납처럼 하얘졌다. 나는 녀석을 싣고 녀석의 아버지 병원 앞에 짐짝처럼 내려놓고 도망가 버렸다 술과 고집 때문에 녀석은, 그 아까운 녀석은 죽어 버린 것이었다. 일주일 뒤에 녀석은 다시 학교에 나왔다. 그런 질긴 녀석이었다. "부르는 대로 받아 써라. 다 돌아다닐 수는 없을 테니까 가고 싶은 곳을 짚어라. 약도 알고 싶으면 다시 연락해." "너두 더럽게 잰다." "이럴 때 안 재면 잴 기회가 없는 거다." "니기미." "써라." 녀석이 불러 준 곳은 꽤 유명세가 붙은 곳이라고 했다. 신촌 청대문집, 청량리 총각무당, 미아리 호두집, 약수동 예언의 집, 한남동 보재기집, 을지로 철학사, 삼각산 쪽집게 스님, 신촌의 컴퓨터 철학사, 삼릉 곰보만신, 작명의 김봉수와 장백수, 중앙시장 무수리, 남산의 봉사무당, 미아리 태주집, 장충동 역술사, 미아리 백일홍, 도봉산 애꾸도사, 우이동 태주할미, 미아리 아씨만신...... . 녀석은 점쟁이들의 족보를 줄줄 외고 있었다. "임마, 이왕이면 가볼 만한 곳을 좀 찍어 주라." "신촌 청대문집이 그 중 널 홀릴 거다. 미국서도 유명한 점쟁이니까. 그 박수무당 소문은 쩌렁쩌렁하다. 그리고 삼각산 쪽집게 스님을 찾아가라. 네 주머니 속에 있는 돈 액수까지 맞힐 거다." "야, 이거 기 죽이지 마." "그담엔 삼릉 곰보만신. 교회 열심히 믿으라며 점쟁이한테 돈 많이 바치는 사람들을 쪼다라고 하는 사람이다. 컴퓨터 철학사나 미아리 아씨만신도 꽤 터가 센 곳이다." "돈 좀 잡아먹겠다." 녀석은 점술에 관해 아는 것도 많았다. 별점, 태양점, 달점, 신수, 예언, 관상, 수상, 작명, 해몽, 풍수, 역리, 전조(前兆),탁선(託宣),신탁, 신명 따위의 방법으로 초인간적인 어떤 존재와의 접촉을 시도하여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파악하려는 인간의 나약한 심성의 작용으로부터 점술이 발전했다고 한다. 자연현상에 대한 인간의 근본적 공포심이 점술을 지속시킨 것인지도 모른다. 동양에선 전래로 팔괘(八卦), 육효(六爻),음양 오행 등의 방법으로 인간의 길흉을 판단한 것이 특색이라고 했다. 점쟁이를 흔히 무당, 만신, 복자, 점자, 주역선생, 복술가, 점술가라고 불러왔지만 요즘은 시대의 변천 때문인지 거창하게 역술사, 철학사, 역리사, 도사 또는 철학원장 따위의 직함으로 현대화하기도 했다. "네 이녀언! 사내 아삭아삭 파먹고 속이 팍팍 썩었구나. 사내가 곶감이더냐 송편이더냐. 다리 괴고 빼 처먹었구나아. 천방지축 휘저었구나아. 썩 되돌아 앉거라아. 팔자 드센 년이 팔자 고친다구 심신할미를 깔고 앉았구나아. 서방 곡소리가 들리는구나아. 자식새끼 염불하는구나아." 장지문 사이로 목쉰 여자의 호통소리가 들렸다. 잔뜩 쉰 소리에 음률이 섞여 있어서 한 곡조의 육자배기라도 듣는 것 같았다. 다혜와 나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웃었다. "괜히 이런 델 왔나 봐." 다혜가 주눅 든 표정으로 말했다. 점사 받으러 온 사람을 저렇게 호통치는 걸로 미루어 우리들도 욕지거리를 바가지로 얻어먹는 게 아닌지 몰랐다. 대기실에는 사십대 여자들과 삼십대 여자들이 둘러앉아서 장지문 저쪽에서 나는 소리에 혀를 차고 있었다. 젊은 여자도 두엇 있었지만 친구 사이인 것 같았다. 안에서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아씨만신의 목청은 신경이 거슬릴 만큼 요란했다. 점사 받으러 오는 사람이 많아서 플라스틱 번호표대로 방에 들어갔다. "어째 뒤숭숭해." 다혜가 이렇게 말하고 내 등을 자꾸 찔렀다. "같이 들어가 줄게, 걱정 마." "그래두...... ." "삼천 원씩 육천원이나 들었어. 본전은 빼얄 거 아냐?" "글쎄." 안에서 워낙 소리 높여 다잡는 목청이 들려와서 기가 꺾인 모양이었다. 방문이 열리고 혼쭐나던 여자가 나왔다. 나는 웃었다. 다혜도 안도의 숨소리를 내었다. 사십줄의 여자는 관상볼 줄 모르는 사람이라도 대충 꿰어 맞추면 형통하게 맞출 것 같았다. "저런 여자라면 나도 알아 맞히겠다. 물장수, 서방관계 복잡, 초년고생, 물주 잡아 여생을 편히 살고 싶은 마음에다 속병. 깨진 곗돈 행방, 퍼질러 놓은 자식 걱정, 뭐 그런 식으로 주워 섬기면 얼추 맞지 않겠니?" "돗자리 사 줄게 나서지 그래?" "그래 볼까." 우리 차례가 되어 장지문을 열고 들어섰다. 복채표를 점상 위에 놓고 앉았다. 아씨만신이라고 해서 소녀무당일 거라고 생각한 것이 잘못 짚은 것이었다. 아씨만신의 나이는 어림잡기 어려운 기묘한 인상이었다. 마흔 살에서 예순 살 사이의 여자인 것만은 짐작하겠는데 그 이상은 알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나는 마귀의 마누라가 있다면 저런 인상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머리에는 창호지로 만든 두건을 썼고 손엔 가죽으로 만든 채찍을 쥐고 있었다. 점상 위엔 열 대여섯 개의 호두가 놓여져 있었다. 아씨만신의 목에는 세 겹짜리 염주가 매달려 있었지만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흰 무명천으로 만든 한복자락에 때가 묻어 있어 퀴퀴한 방 안 냄새처럼 지저분해 보였다. 아씨만신은 호두를 두 손으로 쓸어 모았다가 흩어 버리고 흩었다가 쓸어 모으는 것을 계속했다. 호두 한 개가 또르르 굴러 내 발목에 걸렸다. 깨뜨려 먹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다혜가 옆에 있지 않았으면 깨뜨려 먹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두 사람을 한참 노려보았다. 눈매가 매서웠다. 흰자위가 많은 눈동자를 빨리 굴렸다. "우리 대주 양반 귀한 손이구나. 박복한 부모 덕에 자수성가하였구나아." 맞으면 고개를 끄덕거리라는 시늉을 했다. 나는 속절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씨만신은 호두를 연신 들고 까불고 있었다. "두루두루 삼재수 꼈구나아. 오다가나 만난 지주 득남수로구나." 다혜가 고개를 돌렸다. 우리 두 사람을 부부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 지주 팔자 복 차고 나왔구나. 지천역에 동거동락이로구나아. 작심 후회로구나. 살이 끼고 살이 껴서 한 풀 데 없구나아. 시어미 눈꼴이 시구나아." 노랫가락처럼 다혜의 팔자를 짚어나갔다. 나는 웃고 있었지만 다혜는 긴장을 풀지 않고 방석 밑으로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우리 대주 운세구나아. 열 칠팔 세에 죽었던 몸이구나아. 쇳소리 끼고 살겠구나아. 작심삼일이로구나아. 관운 복 박차고 문서 꾸려나갈 수가 막혔구나아. 명년엔 의인이 나서 터잡아 앉힐 수로구나아. 서른 아홉 수에 죽는 순데 액 떼려고 장가 두 번 가는 수구나아. 액 떼면 수명장수, 팔십에 이남 일녀요, 자식 중에 한 푸는 놈 나오겠구나아. 정이월에 금전망실이었구나아. 삼사월에 복구하고 사오월에 의인 만나 염천에 칭송이요. 구시월에 이사수가 있구나아. 동남방으로 달려가면 명경지수요 북서방이면 삼재수 인다아. 동지 섣달 괼 수구나아." 맞는 것 같기도 했고 틀리는 것 같기도 했다. 어떤 것은 무슨 말인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우리 지주 보자아. 쌀독이 늘었구나아. 십시일반이라 호객식구 많구나아. 대주 허리에 마적 끼어서 근심 털 날 없구나아. 복삼재 끼었으니 근심 중에 웃음이로다아. 고생 다했구나아. 훠월훨 날 수요, 호상 있으니 속 편하겄다아. 액이 쌓여서 복이니 역삼이로구나아." 호두를 소리나게 방바닥에 흩었다 주워 담으며 아씨만신은 노래하듯 우리들 점사를 마쳤다. "물을 것 없는가?" 여전히 반말이었다. 목이 잔뜩 쉬어서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관운이 영 없겠습니까?" 내가 겸연쩍게 웃었다. "언감생심 어디다 발 뻗느냐아. 명 재촉 말고 뻗을 데다 뻗거라아." "이 사람 태기는 언제나...... ." "삼신할미 비쳤다아. 득남수구나아." 나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다혜가 내 발목께를 꼬집었다. "다음!" 목쉰 소리가 문지방을 넘어갔다. 사십대의 여자가 호들갑스럽게 절을 하며 들어왔다. 나는 일어나 인사를 했다.밖으로 나왔다.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 다혜가 나를 노려보았다. "봐, 별 수 없다구. 점쟁이가 태기 있다는 데야 어쩔 거야. 거기다 아들이래잖아." "그만 다닐 거야." "점쟁이는 진실만 얘기하는 사람이야. 믿자구. 믿는 자에게 복이 온댔잖아." "되게 좋겠다." 다혜는 기분이 언짢은 것 같았다. 우리 두 사람을 묶어서 점사를 봤으니 태기 얘기가 나오고 두 사람의 불화 얘기도 나온 것이었다. 나는 별로 기분 나쁠 게 없었다. 장가 두 번 간다는 말이 은근히 기분 좋게 들렸다. 다만 서른 아홉 수에 죽을 수라는 게 꺼림칙했다. 도대체 무슨 액땜을 하라는 말인지 모를 일이었다. 서른 아홉까지는 아직 멀었다. "이젠 따로따로 보면 되잖아. 괜히 같이 가자구 해서 나도 피본 사람이야. 멀쩡한 총각이 느닷없이 유부남이 됐잖아." 나는 갑자기 마음이 변했다. 얼추 맞힌다는 생각도 들었다. 열칠팔 세에 죽었다 살아난 것이라든지, 아버지가 일찍 타계한 것, 어머니의 신역이 고되다는 것, 손이 귀한 씨받이라는 것들은 너무나 정확한 것이었다. 나는 점이나 무당을 믿은 적이 없었다. 그런 것들은 모두 내가 배운 대로 미신이라고만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내 미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내가 점쟁이들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알고 싶었다. 나를 정확하게 평가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점쟁이들은 돈 받은 만큼 자신의 눈이나 느낌으로 내 얘기를 하게 되어 있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되는 대로 얘기하든, 영감을 얻거나 신명을 받아서 하든 남이 보고 느끼는 내가 어떤 실체로 나타나는지 알고 싶었다. 내 호기심을 다혜는 꺾지 못했다. 두 사람은 따로따로 다니기로 결정했다. 간판만 보고 들어선 컴퓨터 철학사 집은 비좁은 단칸방이었다. 컴퓨터가 놓여 있는 자리가 따로 있는 모양이었다. 사십대 중반의 대머리진 사내가 다리를 괴고 앉았다. "컴퓨터로 점을 보신다고 해서 왔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복채를 놓으시오." 삼천 원을 앉은뱅이 책상 위에 놓았다. "컴퓨터는요?" 내가 궁금해서 물었다. 컴퓨터로 점치는 것치곤 복채가 싸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 컴퓨터죠." 사내는 이렇게 받아넘겼다. 대뜸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복채를 되찾아 나올 배짱은 없었다. 어떤 점사인지 중금하기도 했다. 벽에는 한일역리학회 등록증이 걸려 있었고 가운데엔 태극기와 철학사 자신이 외국인과 유명 인사들에게 점사를 보아 주는 대형 컬러 사진이 걸려 있었다. 자기 선전을 위한 전시용인 것 같았다. 왼쪽 벽에는 주역의 근본이랄 수 있는 8괘와 64괘, 효사, 십익의 두루마리 도표가 걸려 있었고 점상 위엔 주역과 잡기장이 흩어져 있었다. 철학사는 까만 사인펜으로 내 생년월일과 시를 갱지에 적어 내려갔다. 그는 주역을 펼쳐놓고 손가락으로 수를 따지더니 알아보기 힘든 한자를 너절하게 종이에 썼다. "뭐 좀 나옵니까?" "기다려요." "인간 컴퓨터가 뭘 따지고 그럽니까? 척 보면 아셔야죠." 내가 빈정거렸지만 사내는 끄덕도 않았다. "웬만하면 진짜 컴퓨터 한 대 들여다 놓으시죠. 컴퓨터 비슷한 거라도 말입니다." 사내가 나를 올려다 보았다. 얼굴이 두껍게 생긴 것 같았다. 쉽게 내 빈정거리는 행동에 자극받을 사람 같지 않았다. 나는 그가 쓰는 글씨를 넘겨다보며 웃었다. 애들이 장난한 종이 같았다. "선생은 순조롭지 못합니다." 격한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웃었다. 첫마디부터 겁 주는 투였다. "선생은 물적 면보다 정신면에 명성을 얻어야 합니다. 선생은 직장을 버리고 사업을 해야 합니다. 선생은 신경 계통과 두뇌 계통에 위험신호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선생은 하고자 하는 소망을 장애물이 있어 늦추어야 합니다. 그러나 칠월에는 매사가 형통이라 만인이 우러러 볼 괘입니다. 처액이 생기니 조심하고 팔월에 관재수, 즉 경찰이나 법원에 다닐 수가 있으니 손위 사람을 주의해야 합니다. 잃은 재물은 귀인이 나서서 보상하니 너무 집착말고 금전 거래는 금물입니다. 그리고...... ." 마치 녹음기를 한 박자 빨리 돌리는 것처럼 말이 빨라졌다. 그러나 한마디도 거침 없었다. "먹고 사는 재주도 여러 가지올시다." 내가 얘기를 듣다 말고 이렇게 투정을 부렸다. "뭐요?" "먹고 사는 재주가 용타고 했습니다. 삼천원 날리고 일어납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스스로 컴퓨터 철학사라고 할 만큼 너무 많은 대목을 외고 있는 것 같았다. "여보 선생, 무슨 말요?" 컴퓨터 철학사가 역정을 냈다. "내가 선생 신수나 한번 봐 드리리다. 이건 공짜요. 선생은 초년고생 했고 사기술을 타고 나서 공갈대회 나가면 틀림없는 장원급제요. 컴퓨터 철학사의 눈이 커졌다. 나는 씨익 웃고 나왔다. "여보 선생!" "본전 못 찾고 갑니다." 나는 티격거리기 싫어 얼른 구두를 신고 튀어나왔다. 하나님, 보통 저런 걸 글로 푸는 점이라고 부릅니다. 본래 주역이란 중국의 주(周)나라의 역(易)이란 말로 천지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 현상의 원리를 설명하는 것으로 그 조직은 양(陽)과 음(陰)으로 구분되는 본서법, 중서법, 약서법, 육변법, 구변법 등으로 점을 치는 것입니다 주역을 풀어서 치는 점은 통상 화투점, 동전점, 척사점(윷점)으로 대별되는 게 보통인데 요즘은 그게 컴퓨터 철학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하나님, 하나님도 내려오셔서 점 한번 쳐보시죠. 하나님도 점쟁이 앞에 가면 별 수 없습니다. 처액이 있으니 조심하고 장가 두 번 갈 수니 조심하고 칠팔월엔 물가에 가지 말며 여자 조심하고...... 그러다가 이 땅에 너무 많은 가짜 기독교도 조심하라고 할 겁니다. 삼릉 곰보만신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밥상을 펼쳤다. 쌀은 한 되가 넘게 부어놓고 나를 노려보았다. 음률에 맞춘 가락을 콧소리로 뽑았다. 귀에 익은 우리 가락이었다. 애간장 녹이는 회심곡 같기도 했고 상두꾼이 요령 흔들며 구성지게 망자를 떠나보내는 상두가 같기도 했다. 어찌 보면 동냥아치가 부르는 각설이 타령 같기도 했고 템포 빠른 자진모리로 들어서면 흥겨운춤가락 같기도 했다. "하날 계신 신령님, 산에 계신 산신님,뭍에 계신 지신님, 바다 계신 용왕님, 물에계신 해신님, 나무 계신 성황님, 일대 계신 단군님, 좌정하신 상불님, 대문산 계신 최영 장군님, 모든 신령님들, 대왕마마 들으소서...... 여기 동짓달 아흐레 태어난 장씨 대주 전생 후생 밝히소서...... ." 곰보만신의 가락에 얹힌 음률은 금명 굿거리 장단으로 넘어가며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곰보만신은 계속 흩었다 모은 쌀을 한두 톨 앞이빨로 깨물며 중얼거렸다. 눈을 지그시 감았다. 화장기 없는 얼굴 본 바닥은 고와 보였다.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며 지켜보고 있었지만 주절거리는 입은 쉬지 않았다. "어이 어이, 어찌할거나. 우리 대주님 부모 후덕 없고나아...... 초년고생, 자수성가 했고나아...... 만경창파 헤치고 귀인을 얻었고나아...... 죽을 고비 두 번 넘기고도 질기게 살았고나아...... 한 번 더 남았고나아...... 어흐 어흐 불쌍토다 우리 대주니임...... 전생에 무슨 죄를 졌다고 이러시나아...... 대왕마마 들으소서, 신령님네들 들으소서, 우리 대주님 앞길 밝혀 주소서어...... ." 서른 다섯 살의 과부가 제법 소리를 익힌 듯 주절주절 창을 늘어 놓았다. 이십여 분 동안 나는 꿈쩍도 않고 지켜 보았다. 점사가 끝나자 곰보만신은 땀을 닦았다. 복채로 놓은 이천 원이 너무 싸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천 원을 더 놓았다. 곰보만신이 씨익 웃었다. "신령님네들, 대왕마마 모두 들으소서어...... 우리 장씨 대주님 후생 밝히소서어...... 맺힌 한 푸시고 몸 성하게 돌보소서어...... 하나님 믿으시고 염덕을 쌓으소서어...... 지병 앗아가시고 심신이 편토록 살펴 주소서어...... ." 재용이 말대로 곰보만신은 해방논리가 있었다. 절이든 교회든 열심히 믿어 신심을 가지면 누구나 복을 받는다며 신심을 강조하는 무당이었다. 아들의 시체를 안고 인(人) 다리를 밟아 만신이 되었다는 곰보만신은 내가 올려놓은 복채가 쑥스러울 만큼 축원을 해 주었다. 하나님, 이런 무당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 이외의 어떤 섬김도 거부했지요. 저 보잘것없을 것 같은 무당이 하나님을 믿으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그렇게 소갈머리가 넓었습니다. 하나님을 가짜로 믿는 사람들처럼 헐레벌떡 벽돌집이나 짓고 종파 싸움이나 하고 자리다툼으로 거들먹거리지 않았습니다. 무당을 미신이라는 미명 아래 무조건 때려잡은 것은 도대체 하나님의 소갈머리나 이 땅의 뭐 좀 안다는 친구들이나 같은 것 같습니다. 우리 땅의 흐름은 모두 미개한 족속의 미개한 흐름이라고 떠드는 간악한 사학자들의 쓸개는 도대체 어디서 주워온 겁니까? 우리 민족은 한 맺힌 민족이 아닙니다. 무당이 헛소리나 하는 쓰잘 데 없는 족속도 아닙니다. 우리 민족은 흥에 겨워 어깨춤을 추던 민족이었지 한이 서려 살아온 민족이 아닙니다. 쪽발이들이 만든 식민지 사관을 그대로 옮겨다 심은 사학자들이야말로 우리 민족사에 전무후무한 매국노들입니다. 그놈의 늙은 것들은 아직도 정정하게 살아서 젊은 사학자들의 목줄을 쥐고 흔들면서 박사학위라는 미끼로 어눌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나님, 당신은 압니다.명명백백하게 알고 있을 겁니다. 신라 중심주의의 사학으로 찬란한 백제 문화를 피폐하게 만든 늙은 추물들과 장쾌한 고구려 정신을 조악스럽게 만든 게다짝 밑이나 핥을 추물들이 아직도 살아서 꾸물대고 있는 이 현실을 말입니다. 날 잡아 잡수 하고 다리 뻗고 눕지 마시고 내려와서 우리나라 무당한테 신수나 한번 보고 올라가십쇼. 장구머리와 연목부리와 굴도리가 정연한 한옥집 앞에 섰다. 개판과 구리대의 금단청이 빼어나 보이는 집이었다. 파란 페인트 글씨의 청대문 집이란 간판이 가로로 걸려 있었다. 지하실 계단을 지나 신당으로 들어섰다. 꽤 웅장하고 풍치가 나는 규모였다. 놋향로가 방 한가운데 놓여 있고 그 좌우에 작은 향로들이 늘어서 있었다. 놋촛대와 제기들이 청동 특유의 빛살을 뿜고 있었다. 징, 시접, 향합, 바리가 늘어선 신당 옆엔 깃털달린 붉은 갓과 대감 벙거지가 놓여 있었고 그 뒤엔 열두 마지와 세 필의 정교한 붓끝을 연상케 하는 화분(불교에서는 탱화라고 한다)이 걸려 있었다. 신령님이 운집해 있다는 명두가 여러 개 자리잡은 벽에 원두창검, 삼지창, 대신칼, 오방기가 꽂혀 있고 그 아래에 정통 무당들이 쓰던 매물이 주욱 진열되어 있었다. 이곳이 장안 귀신을 쩌렁쩌렁 데리고 논다는 박수무당 집이었다. 아랫목엔 청남 색의 보료와 방침과 안석의자가 있어서 마치 궁궐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였다. 박수무당이 자리잡고 앉아 붉은 융단을 바닥에 깔았다. 점상을 놓고 촛불을 밝혔다. 호족반인데 손때가 곱게 묻어서 반질거렸다. 찹쌀이 되가웃쯤 되게 호족반 위에 부어졌다. "생년월일과 시를 대 주세요." 청아한 목소리였다. 어찌 보면 고운 여자 목청 같기도 했다. 박수무당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미소년 같은 살결과 준수한 용모였다. 금이빨의 빛나는 반사가 없다면 손색 없는 미남 배우의 모습이었다. "복채요." 잔잔한 목소리였다. "얼맙니까?" 나는 주춤거리며 물었다. 꾸밈새가 보통이 아니어서 복채가 상당히 높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천 원입니다." 나는 돈을 꺼내 점상 위에 얹었다. 박수무당이 나를 노려보듯 훑어보았다. 나도 지지 않고 마주 노려보았다. 미남이었다. 사내치고는 너무 고운 이목구비였다. 여자 수난이 많았겠다 싶었다. 찹쌀을 쓸어 모았다가 흩뿌리고 또 쓸어 모으는 짓을 반복하다가 무릎을 쳤다. 가냘프고 애절한 목소리였다. "우리 대주 사줍니다." 점상을 약간 옆으로 밀어놓고 그는 이렇게 시작했다. "초년에 고생이 많았어요. 열 아홉에 죽을 고비가 있었는데 용케도 넘겼네요. 부모님께 물려받은 게 없어서 고군분투하셨구요. 작년까진 십 원 벌면 백 원 쓰고 백 원 벌면 천 원 쓰셨네요. 올해부턴 운수가 대통하여 대세가 붙들어 잡을 수네요. 삼재는 꼈는데 복삼재가 껴서 걱정은 없으시겠고 앞으로 죽을 고비가 수두룩하지만 심력이 있어서 잘 넘어가긴 하겠습니다. 서른 아홉과 마흔 네 살에 관운 복이 있어요. 호패 차시겠네요. 뱀띠 여자는 항상 조심하세요. 칠팔월에 관재수가 있고 장가는 두 번 갈 운세로군요. 액을 면하면 팔십 장수는 하시겠습니다. 힘이 헤프고 인정이 헤퍼서 산 너머 산이요 물 건너 물이네요. 살이 있어서 사람 몸에 손대는 걸 조심하셔야겠고...... ." 곱고 청아한 목소리가 유난히 은은했다. 쌍꺼풀이 깊게 파인 눈으로 눈웃음을 살살 쳤다. 웬만한 여자들이라면 간장이 녹게 생긴 사내였다. 점사가 끝나고 코피 한 잔을 내왔다. 나는 슬쩍 떠보았다. "언제나 여복을 차겠습니까?" "쉽지 않겠수. 여자는 많아도 정이 넘치는 데는 하나요, 그 여자 사주도 대가 세네요." "살이 붙었다고 했는데 사람 건들면 안 됩니까?" "혈도 보여요. 가급적 사람을 피하세요. 이 풍진 세상 살자면 명끈이 길어야지요." "나도 점쟁이가 되고 싶은데 무슨 방법이 없습니까?" "나 굶어 죽겠수." "그러지 말고 좀 알려 주십쇼. 밑에 와서 배우게 하든가 말입니다."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신이 짚이면 절로 나오는 거지 꾸며대고 만들어 내는 일이 아니니까요." "좀 배워 주십쇼." 나는 이렇게 물고 늘어졌다. 박수무당은 손을 흔들며 사기 점쟁이가 되긴 쉬워도 신이 짚이는 무당 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뭐러 무당 되려고 이러는 겁니까? 무슨 답답한 사연이라도 있나요?" 박수무당이 내 태도를 진지하게 보았는지 이렇게 물었다. "이 땅덩어리 전체, 이 땅덩어리에 사는 사람들 가슴을 몽땅 파 헤쳐 보고 싶어서 그럽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가 들어 앉아서 그렇게 아리송한지 알고 싶어서요." "모르는 게 약입니다. 덮고 사는 게 젤 편하죠." "용한 사람은 세상 일 다 알 거 아닙니까?" "세상 다 알면 뭐하러 이 짓 합니까?" "사람이 점 치러 들어오면 뭔가 짚이게 되나요?" "그럴 때가 있기도 하고 막막할 때가 있기도 합니다. 척봐서 할 얘기가 있으면 그 사람은 제대로 보고 가지만 막막하게 막히는 사람은 대충 본 셈이죠. 이상해요. 어떤 사람은 들어오자마자 내가 막 지껄여요. 그런 사람은 백발백중 맞는다고 해요. 내가 머뭇거리고 끙끙대면 틀린 거죠." "점쟁이는 다 사기꾼이라고 하잖아요. 과학을 얼치기로 배운 사람들이 말예요. 나도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점이라는 걸 의심하고 있어요." "그건 그래요. 우리는 뭐가 중뿔나게 알아서 하는 건 아니죠. 신이 짚이니까 하는거죠. 전통 민속과 무속은 보전돼야 합니다. 너무 미신이니 뭐니 해서 없애려고만 했었지요. 높은 사람들도, 돈이 억수로 많은 사람들도 내가 하는 공수(신이 전해 주는 말)를 녹음해 가고 그래요. 내가 틀려 봐요, 그렇게 하겠어요?" "과학적으로 설명이 쉽게 안 되잖아요?" "그것도 맞아요. 그러나 사람의 연약한 심성은 과학 가지고 설명 안 되는 거예요. 종교도 그렇잖아요. 이성이라는 현미경 밑에 넣고 종교를 한번 관찰해 봐요. 얼마나 터무니 없고 맹랑한가. 마음을 얘기하는 걸 논리적으로 어떻게 설명해요. 그런 걸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시퍼렇게 선 작두날 위에서 맨발로 춤추는 무당 말예요." "봤습니다. 어려서 여러 번 봤어요. 너무 신기했죠. 지푸라기가 싹둑싹둑 잘려 나가는 그 작두날 위에서 춤추었는데도 자국밖에 안났어요. 보통 사람이 그렇게 서기만 하면 싹둑 나갈 텐데요. 눈속임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바로 그겁니다. 서양사람들이 마술사의 눈속임을 우리나라 무당들의 신명 받는 장면과 같이 취급하려고 하지요. 인도의 요가하는 사람들도 그 사람들은 무슨 눈속임이라고만 생각하니까요. 그들이 믿는 종교를 믿지 않는사람은 다 미개인이라고 말입니다. 나는 미국 가서도 점쳐 주고 그랬어요. 먹고 살만한 사람예요. 배고파서 이런 것 하는 건 아녜요. 내 생각엔 정통 기법의 무속과 민속학적으로 보전될 가치가 많은 무당은 보호하고 개발해야 돼요." 꽤 유식한 박수무당이었다. 나는 그와 두어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그는 솔직한 심정을 제법 털어놓기도 했다. 매년 전국의 무당이 한자리에 모여 경신(敬神)대회를 갖는다. 전국의 무당은 그 대회에서 기량을 겨루어 등수를 매기기도 한다. 청대문집 박수무당은 그런 대회에서 몇 년째 1등을 차지한 정통 박수무당이었다. 벽장 속에 가득찬 경찰서 발행의 감사패와 공로표창은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해 주고 받은 것이었다. 그는 그런 것을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다. 과학수사라고 얘기하는 현대에 무당의 힘을 빌지 않으면 안 되는 그 신명은 과연 무엇일까? 사업가나 정치가들이 현대문명의 첨단에 서 있는 생활을 하면서 박수무당의 점괘를 믿으며 그의 공수를 받아가는 이면은 어떤 것일까? 밖으로 나왔다. 무당들의 얘기가 귓가를 맴돌았다. 내 몸이 살이 있으니 남에게 손을 대면 큰일이 난다는 얘기며, 죽을 고비가 많으니 액땜을 하라는 것들은 영 개운치 않았다. 장가 두 번 간다거나 여자를 조심하라는 건 왜 그런지 싫지 않았다. 나는 어려서부터 장가를 두 번쯤은 가게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 왔었다 가마가 둘이면 장가 두 번 가게 된다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 동네 어른들은 내 머리통을 가리키며 이 녀석은 장가 두 번 가게 생겼다는 말을 했다. 우리 어머니는 외가에 가서 숟가락을 훔쳐 왔다고 언젠가 내게 얘기했다. 장가 두 번 가는 액을 면하려면 외가에 가서 수저를 훔쳐오는 게 상책 이라는 민간신앙을 어머니는 실천한 셈이었다. 나는 우리 어머니가 무엇이든, 어떤 숭고한 목적에서든 남의 물건을 훔쳐 왔다는 걸 알았을 때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모른다. 장가 두 번 가는게 그렇게도 나쁜 것인지 모르던 때의 일이었다. 꼬마들과 신랑, 각시놀이를 할 때마다 나는 색시를 여러 명씩 거느렸다. 다른 놀이를 하면 내버려 두던 어머니도 그런 놀이만 하면 내 등짝을 때려 주곤 했었다. 아버지가 서울 색시에게 반해서 어머니를 내팽개치고 다닌다는 걸 나는 모르고 있었다. 그것이 어머니의 한이었기 때문에 나만은 그렇게 키우지 않을 작정이었는지 모른다. 지금은 야릇한 기분이었다. 좋은 얘기는 믿고 싶었고 나쁜 얘기는 미신이라는 너울을 씌워 분실하고 싶었다. 그런데도 좋은 얘기보다 나쁜 얘기가 강렬하게 내 뒤를 쫓아다녔다. 하나님, 점이 없어질 수 있는 딱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사람을 다시 에덴 동산으로 불러모으는 것입니다. 제발 모든 사람을 태어나기만 하면 행복하게 해 버릴 수 없습니까? 화끈하게 봐 주쇼.

[묘안당]

이번에는 점쟁이...ㅋㅋㅋ 그때 들어본적이 있는 서울 유명한 점쟁이는 다 나온것 같아요.....ㅎㅎ 딱 주인공 총찬이 나이때 뭐가그리 궁금했는지 호기심에 희망같은거를 들어 볼 요량으로 다녀본거 같은데 지금 소설처럼 다른사람들은 엄청 점쟁이한테 욕을 먹드만 이상할 만큼 좋은말만 마니 들었던거 같아요....ㅎㅎㅎㅎ그래도 싱겁고 별볼일 없는건 마찬가지라 그후에는 안보았지만 마추는것도 있기도했어요..ㅎㅎ

[묘안당]

아참 한참 몇년후에.......어머님이 점보러 가자고해서 갔는데 어버님이 아직 저승에 못가고 헤멘다고..굿을 하라는데 부모라 맘이 약해지드라구요 ~아버지 길닦아 드리는 굿인데 첨해보는 굿판을 산에서 날새기를 하고 꽤나 큰 굿판이었던것 같아요 굿하구나서 ...굿할때 통장에 있는돈 다털었는데 나중에 그이상 열배쯤 돈이 들어와 만회를 했던 기억이 남니다....ㅎㅎㅎ조상 천도굿은 복을 받는다는걸 느끼고 있답니다...우리나라 전통 민간신앙인데 무시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작가의 말처럼요 존중합니다

[미혜]

정말 기묘한 얘기지요?! 믿을수도 안믿을수도 없는 얘기니까요!!

[새처럼]

좋은글 김사헤요 ^^^

[그리운남촌]

잘 읽고갑니다~~

[김성갑]

감사

[그랜빠]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