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기능이 뇌의 특정 부위에 편재되어 있다는 개념이 등장한 데는 19세기의 기묘한 조류인골상학의 역할이 크다. 골상학자는 인간의 두개골 표면의 요철을 파악함으로서 성격 특성과 정신 장애를 연구한 과학자, 혹은 몇몇 과학자들이 지칭하듯이 사이비 과학자들이다.
골상학은 갈(Gall)이라 불리는 당시 저명한 과학자로부터 시작되었다. 갈은 그의 선대나 후대의 많은 사람들처럼 마음이 여러 가지 특수한 능력들로 이루어졌다고 보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각 능력은 뇌 안에 그 능력에 해당하는 ‘기관’을 가지고 있다는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이것은 뇌의 기능별 편재화에 대한 근대적 개념의 탄생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갈 그리고 특히 그의 추종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우월한 능력일수록 그것을 담당하는 뇌 기관이 더 크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 큰 기관들 위의 두개골이 능력이 떨어지는 기관들 위의 부위보다 더 튀어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 사람의 머리가 튀어나온 모양을 만져서 성격 특질과 지적 능력을 파악하고, 골상 표준으로부터의 편향을 측정함으로써 사고 및 기분 장애를 탐지할 수 있게 된다. 신중하라는 주의는 귓전으로 흘려버리고 골상학자들은 두개골의 위치를 파악하는 작업에 점점 경도되어 일상적이고 익히 알려진 정신능력 뿐 아니라 경의, 박애, 우정, 숭엄, 온화 등을 포함하여 두개골 지도를 그렸다.
뇌에 관한 과학적 사실은 극히 드물었지만, 골상학은 빅토리아 시대 학구적인 지성인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골상학은 그 시대의 대중심리학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대부분의 대중적 설명들이 그렇듯이 골상학은 본질에서 빗나가 있었다. 실제로 두개골이 돌출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단순히 돌출된 것일 뿐 정신 능력이 우월한지 열등한지를 알리는 지표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기능별 편재화라는 바로 그 개념에 대해 과학적 반발이 유발되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사고나 감정은 한 영역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모든 영역 혹은 많은 영역들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최후의 승리자는 비록 갈이 처음 내세운 대로는 아니지만 기능별로 편재되어 있다는 갈의 시각이었다. 후대 연구자들은 이러한 사실은 발견했으며 이제 기능적 국지화는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물체의 색깔과 형태를 지각하고, 언어를 이해하고 전달하며, 실제 보지 않고도 물체의 생김새를 상상하고, 공간 속에서 정밀한 움직임을 만들며, 기억의 흔적을 더듬고, 장미와 라일락의 냄새가 다르다는 것을 구별하고 위험을 감지하는 등 무수한 능력과 연관되는 특정한 되 영역을 지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격히 말해서 정신작용은 외에서 영역별로 기능하지 않는다. 각 영역은 시스템의 한 부분을 이루고, 시스템 단위로 기능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대뇌피질의 후방부에 위치한 시각피질은 볼 수 있는 능력에 결정적이다. 만약 여기가 손상되면 명실상부하게 장님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력이 시각피질에 국한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보는 것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에 시각피질이 필수요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스템은 시각피질 뿐 아니라 눈으로 들어온 정보를 뇌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시각피질로 전달하는 다수의 서로 다른 영역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각피질 자체 또한 복잡한 구조물로서 많은 하위 영역과 하위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각기 고유의 방식으로 보는 행위에 기여한다. 눈에서부터 마지막 단계의 정보처리가 일어나는 시각피질까지의 경로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손상되면 마치 고리 하나 소실로 사슬이 끊어지듯이 시각은 손상된다.
요컨대 뇌 영역들은 시스템의 구성요소가 되고 그 시스템 덕택에 기능을 가진다. 그리고 기능은 고립된 뇌 영역들이 아니라 통합된 시스템들의 소산이다. 이러한 의미로 본다면 진실은 갈과 그의 비판자들 사이 어디엔가 위치할 것이며, 갈의 논점에 더 가깝다. 다시 말해 정신기능은 뇌의 많은 영역들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세트, 즉 고유의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우리가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 들을 수 있게 해주지는 않으며 또한 걷거나 고통을 느끼는 데는 두 가지 다 별로 유용치 않을 것이다.
출처 : 뇌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정서이야기 느끼는 뇌, Joseph LeDoux 지음,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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