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제외 시장에서 CATL의 추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올 상반기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나 2위 중국 CATL의 추격이 매섭다. CATL은 저가형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 중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28.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28.9%)보다 점유율이 0.2%포인트 하락했지만 1위 자리를 수성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 점유율이 역성장하는 동안 2위 CATL은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 CATL의 올 상반기 점유율은 27.2%로 지난해 상반기(20.5%)보다 6.7%포인트 확대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격차는 2022년 상반기 8.4%포인트에서 2023년 상반기 1.5%포인트로 축소됐다.
CATL 성장 배경에는 LFP 배터리가 있다. LFP 배터리는 국내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주행거리 등 성능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낮은 게 장점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LFP 배터리 탑재를 늘리면서 CATL의 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한 CATL은 최근 들어 비(非)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CATL 배터리는 테슬라 모델 3·Y(중국산 유럽, 북미, 아시아 수출 물량)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EQS, 볼보 XC40 Recharge, MG-4 등에 탑재된다. 현대의 신형 코나 전기차 모델에도 CATL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비중국 시장에서 CATL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SNE리서치는 "테슬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채택한다고 발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판도가 기울고 있다"며 "LFP 배터리 사용량이 낮은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