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만 여러 번 간 목사님 부부가 있었습니다. 10일 이상 긴 해외는 처음이신데 도착하자마자 집에 가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언제 집에 갈지 집에 모른다며 한탄을 하셨습니다. 게다가 첫 날 이스탄불의 숙소가 정말 허접했고 새벽에 출발하느라 샌드위치 도시락을 손에 들고 출발을 했으니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순례의 패턴에 적응이 되고 음식도 먹을 만한 게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처음엔 집에 가고 싶었고, 지금은 다닐 만 하네 하다가 끝에 가면 벌써 가네!’ 하지. 순례가 끝날 무렵에 심정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제 말 대로라며 아쉬워했습니다. 제가 21년 전에 처음으로 그리스 튀르키예 11박 13일 순례를 다녀올 때 그랬습니다. 그러다 요즘엔 처음부터 아쉬운 시간들이 흘러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순례에는 멋진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고 신경을 쓰기보다 마음을 열고 많은 것을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순례에 태안지방 36명과 여행사 대표와 현지 한국인 가이드와 현지 가이드 그리고 기사가 함께 동행을 했습니다. 버스에 40명이 있었습니다. 몇 분이 기침을 하셔서 나름 마스크 쓰고 조심을 했습니다. 그러다 심하게 앓기 시작하는 분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더 조심을 했는데 마지막 일정의 두 날, 갑바도기아와 이스탄불에서 몸이 안 좋음을 느꼈습니다. 전에는 시차 적응이 잘 돼서 어려움이 없었는데 이번엔 많이 자야 4시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제 면역력이 떨어져서 특히 힘들었지 싶었습니다. 다들 코로나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입으로는 감기일거라며 보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도착해서 가장 심하게 앓은 목사님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검사해서 자가 키트로 코로나임을 알리며 검사를 권고해서 저희 부부도 해봤더니 제가 두 줄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약을 지어다 먹고 쉬고 있습니다. 지금은 튀르키예서처럼 극심한 고통은 없지만 몸이 무겁고 뭔가 하면 쉽게 지치는 느낌이 들어서 어지간한 것들은 하지 않고 주로 잠을 자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0명인데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속이 치료되고 잠잠해 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