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세당당(威勢堂堂)한 전주(前奏)를 따라 씩씩하게 노래하는 이 아리아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것은 아리아 후반의 경쾌한 리듬을 타고 노래하는 민요풍의 멜로디가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자연스러움과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여러분의 건배에 삼가 잔을 돌려 드리겠소”(Votre toast, je puux vous le rendre)라고 첫 줄을 곡 제목으로 달아야 되지만 흔히 ‘투우사의 노래’로 널리 알려졌으므로 그대로 따랐다.
Bizet, [Carmen] 'Votre toast’
Votre toast, je peux vous le rendre. Senor, car avec les soldats Oui les toreros peuvent s'entendre, Pour plaisirs ils ont les combats.
Le cirque est plein, c'est jour de fete, Le cirque est plein du haut en bas. Les spectateurs, perdant latete, S'interpellent à grand fracas!
Apostrophes, cris et tapage Poussés jusqu'à la fureur! Car c'est la fete du courage! C'esst la fete des gens de coeur! Allons! en garde! Ah!
Toréador, en garde! Toréador! toréador! Et songe bien, oui, songe en combattant Qu'un oeil noir te regarde Et que l'amour t'attend, Toréador! l'amour, l'amour t'attend!
Tout d'un coup, on fait silence; Ah! que se passe-t-il? Plus de cris, c'est l'instant! Le taueau s'elance En bondissant hors du toril!
Il s"elance, il entre, il frappe, un cheval roule,
비제, [카르멘] ‘투우사의 노래’
여러분의 건배에 삼가 잔을 돌려 드리겠소. 세뇨르, 당신은 군인이니까 우리 투우사와는 기분이 잘 통하죠, 싸움의 동료로서 즐기기 위해.
부르고 외치치고 손뼉을 치며 미친 듯이 밀고 당기고, 그도 그럴 것이 배짱의 축제! 용감한 사나이들의 축제니까! 자, 대비하라, 아!
투우사여, 대비하라! 투우사, 투우사! 꼼꼼히 생각하라, 싸우면서 생각해, 검은 눈동자가 너를 지켜보고, 사랑이 너를 기다리고 있음을. 투우사, 사랑이,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갑자기 모두가 조용해진다. 아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외침 소리도 안 터지는 그 순간! 투우가 튀어 오르고 대기실 밖으로 돌진한다!
뛰어 나온다, 들어온다, 부딪친다, 말은 쓸어지고
카르멘 작품해설
[카르멘]공연 방법으로 크게 나누어 보면 오페라 꼬미끄(오페라 코미크) 형식과 그랜드 오페라 형식이 있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 일이 있으나 이번에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보자. 1875년 3월 3일 빠리의 오페라 꼬미끄 극장에서 초연된 것이 대사가 들어 있는 오페라 꼬미끄 형식의 원전판(原典版)이었다. 이를 출발점으로 하여 이 작품에 갖가지 추가하여 여러 판이 나오게 된다. 먼저 초연한 직후에 비제 자신이 손을 댔다. 제3막의 돈 호세와 에스까밀료(에스카밀료)의 대결 장면이 단축(短縮)되는 등 에스까밀료의 성격이 좀 애매(曖昧)해졌다. 같은 해 10월에는 빈에서 그랜드 오페라 형식으로 고친 뒤 공연하려 했으나 그 사이에 작곡가가 갑자기 죽었다. 하는 수 없이 친구 작곡가 기로(Ernest Guiraud)가 대사 부분을 극히 간단한 레치타티보로 말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바꾸었다. 그 때문에 특히 준 주역급인 등장인물이나 조연급의 존재감이 희박(稀薄)해져서 드라마 속의 인과관계(因果關係)가 뚜렷하지 않은 부분이 생겨났다. 기로는 제2막의 주막집 장면에 비제의 다른 작품을 추가했으나, 직후(直後)에 마지막 막(본래는 제3막 제2장) 서두로 옮기고, 대신 비제가 직접 쓴 ‘길거리 장사치들의 합창’을 빼는 공연 방법이 습관화되었다. 그랜드 오페라 판은 큰 호평을 받아 세계적인 인기의 길을 열었다. 오페라 꼬미끄 형식의 원전판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높아진 것은 1964년에 카셀의 알코어 출판사가 에저(Fritz Oeser)가 교정한 판을 그랜드 오페라 판과 양면으로 대조시켜 출판한 뒤부터이다. 유럽에서는 에저 판을 기초로 한 오페라 꼬미끄 형식의 공연이 주류가 되고 있다. 이 에저 판에도 작곡자의 뜻을 살린 복원판이 나오는 등 여러 가지 의견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